범여권, 이제 진정한 '다수 유권자 연대 작업'에 착수해야
범여권, 이제 진정한 ‘다수 유권자 연대 작업’에 착수해야
2007. 10. 5
1. 여론조사로 본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 : 민심은 냉혹하고 객관적이다.
범여권후보들에게 짠 여론조사로 널리 알려진 KSOI의 결과를 놓고 향후 판세를 점검해보자. 조사비교는 9월 11일과 10월 3일 조사에 근거한다. 두 여론조사 모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3.1임을 밝혀둔다.
1)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지지도 : 정동영 34%→ 손학규 30%→ 이해찬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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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
손학규 |
이해찬 |
모름·무응답 |
2007. 9.11 |
17.2 |
38.1 |
10.3 |
21.7 |
2007.10. 3 |
34.4 |
30.4 |
9.2 |
24.9 |
- 정동영 후보 지지율은 한 달 사이 2배로 올랐고, 손학규·이해찬 후보는 떨어졌다. 네거티브 선거를 지속한 후보는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했다. 민심의 객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2)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 정동영 후보 25%로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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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
손학규 |
이해찬 |
조순형 |
이인제 |
문국현 |
모름·무응답 |
2007. 9.11 |
14.8 |
34.1 |
8.5 |
4.4 |
0.0 |
4.7 |
21.7 |
2007.10. 3 |
24.5 |
21.1 |
8.0 |
7.5 |
7.2 |
6.8 |
24.9 |
- 이 조사결과는 위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단, 문국현 후보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이인제 후보의 돌출적 지지율 상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 후보는 수도권 30~40대의 지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손학규 후보가 중도하차 또는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지지자들을 문 후보가 흡수할 수 있다는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 돌출 상승이 일시적 현상인지 지속될 현상인지는 상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는 범여권의 제2차 통합과 관련해서 민주당 후보의 성향과 이에 따른 구도변화 때문이다. 지속된다면 통합에 좋은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역으로 이인제 후보의 지지 지역이 호남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의 자멸구조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서 볼 필요도 있다.
- 정동영·손학규 후보의 지역별 지지율을 보면, 경기·인천지역에서 정후보의 열세, PK지역에서 박빙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정동영 후보가 앞서고 있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정동영 후보의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선출은 무난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전체 유권자 대상에서 범주를 좁힐수록, 즉 과거 노무현 지지층→ 범여권 지지층→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가면 갈수록 정동영 후보는 손학규 후보를 더 큰 차이를 이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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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경기·인천 |
대전·충청 |
광주·전라 |
TK |
PK |
정동영 |
27.9 |
16.3 |
34.1 |
39.2 |
19.8 |
19.4 |
손학규 |
23.6 |
24.9 |
13.3 |
20.5 |
12.3 |
21.6 |
이상과 같이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의 동원논란에 대한 민심의 판단은 객관적이다. 핵심은 객관적 제3자에 의해 조사한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선거에 활용하는 네거티브에 대한 국민적 후폭풍으로 규정하는 것이 적확할 것이다. 다음의 조사결과는 이것을 명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신당 후보 선출 전망으로, 정동영 후보가 65%로 압도적이다(손학규 후보 15%, 이해찬 후보 2.7%).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층의 경우는 정동영 후보 80.2%로 타후보를 더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3) 차기대선 후보 지지도 : 이명박 57%→ 정동영 9.6%→ 손학규 8%
- 이 조사결과는 민심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온갖 악수를 다두고 있으며 그렇다할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는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 지속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는 유권자들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혼탁선거로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범여권에 대한 냉혹한 외면이다. 단, CBS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48%의 지지율을 나타낸 것은 경향성 차원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에서도 정동영 후보는 상승, 손학규·이해찬 후보는 하락했다.
- 범여권에게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냉혹한지는 지역별 지지율 분포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호남지역으로 제외하고, 완벽한 패배다. 외생적 돌발변수를 제외하고, 범여권은 세 차례의 기회가 남아있다(이미 정상회담 특수의 절반은 까먹은 셈이어서 기회가 한 차례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다). 그것은 10.14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선출 시점, 11월 중으로 예상되는 제2차 범여권 대통합 또는 후보단일화, 그리고 11월말부터 시작되는 본선 빅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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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경기·인천 |
대전·충청 |
광주·전라 |
TK |
PK |
정동영 |
6.7 |
5.9 |
14.5 |
33.3 |
4.8 |
3.7 |
손학규 |
8.7 |
9.9 |
6.5 |
12.0 |
2.6 |
5.0 |
이명박 |
64.3 |
59.8 |
50.6 |
18.9 |
75.0 |
58.3 |
2. 범여권, 승리를 위한 전략적 방향에 대한 고민
-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던 것처럼, 수도권이 이번 대선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다. 세대와 계층별 변수가 확장되기에는 정책적 담론의 공간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세대와 계층을 묶어서 지지층을 형성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무망하다. 그것은 오히려 후보단일화와 본선과정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을 것이다. 수도권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지지율 반등이 현실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10월 14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당선자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이슈화시켜서 수도권에서 적어도 이명박 후보와 3:2 또는 5:2까지 따라 붙어야 한다.
- 수도권은 특징은 집중적인 도시화가 이루어진 인구밀집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여론의 흐름이 빠르게 요동칠 수 있는 지정학적 환경을 보이고 있다. 과거 2002년 정몽준을 지지했던 수도권 30~40대, 화이트칼라층들은 반특권·반부패, 성과에 열광하는 범주로 볼 수 있으며, 월드컵 특수 속에 정몽준의 성과에 열광했으나 단일화 이후 노무현의 반특권·반부패, 새로운 정치에 지지를 보냈다. 여전히 이 특징은 유효하게 살아있다.
- 그렇다면 그 대안적 방향은 다음과 같이 분석해볼 수 있다.
- 첫째, 범여권 후보는 통합의 가치를 지향하면서 반특권·반부패, 새로운 정치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새로운 정치의 비전은 깨끗함보다는 추진력과 성과주의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새로운 제3의 길(유럽방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모색하는 것이다. 일단 이 지지층은 진보적 이념 또는 진보 중도적 이념을 소유하고 있다(KSOI 여론조사에서 차기이념 성향으로 보수안정성향 47% vs. 진보개혁성향 46%로 팽팽한 결과가 도출). 범여권 후보는 진보적 가치와 이념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중도적 유권자들을 견인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비전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 방향에서 사회투자국가, 대륙경제를 통한 성장 비전, 복지적 비전의 전면적 재구성, 정부와 공공부문의 전면적 혁신과 재구성, 교육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이 비전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 둘째, 가족담론의 장악이다. 양극화, 빈부격차의 심화는 교육과 일자리에서 심각한 사회적 분열을 발생시키고 있다. 비정규직의 확대와 교육 기회의 박탈은 다수 서민과 중산층의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 자식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지 못하는 어머니의 슬픔, 비정규직의 신분 때문에 가족에게 제대로 삶의 윤택함을 주지 못하는 아버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가족의 정체성을 서로 공유하지 못하는 구성원들... 이것이 우리들 수도권 가정의 모습이다. 가정이 복원되어야 한다. 중산층의 복원이라는 담론보다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신담론이 될 것이다. 이번 가을 극장가를 강타하는 가족을 테마로 하는 영화들의 출현은 세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가족의 애환을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영화의 상업성이 아니라, 가족의 위기를 극복하는 희망의 정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 셋째, 새로운 연대의 구상과 정치적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통합의 확대는 필연코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당, 문국현 후보 등 일차적으로 정치사회의 통합이 만들어지고, 이 통합의 능동성과 긍정성이 반한나라·비한나라세력을 모으고 한나라당 세력 vs. 반한나라당 세력의 구도를 형성하는 범여권 중심의 ‘다수 유권자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점형 연합정부의 구상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승자독식의 정치문화를 지양하고 가치와 지향의 넓은 폭 속에 최소 강령에 동의하는 세력들의 잘 배합된 분점형 연합정부 구상이다. 통합은 뭉치자고 되는 것이 아니며, 가치와 이념으로 모이자고 모여지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위치할 공간과 위상이 확보되어야 한다. 과거의 권력투쟁과는 다른 방식의 연합정부 구상이다.
희망은 만들어 가는 자들에게 미소를 보낸다. 고민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비전은 구체화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부터 고민하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들 수 있는 그런 넉넉한 그릇을 만드는 데 착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