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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등정의 일상
시놉티콘
2008. 12. 1. 12:22
남한산성에 올랐다. 가을이 조금씩 무르익던 어느 날
오랫만에 올라보는 등산은 왠지 사람을 즐겁게 한다. 나 같이 게으른 사람에게도
남한산성 수어장대는 우리 역사의 슬픈 기억이 녹아있는 곳이다.
백성의 아버지 임금이 무릅을 끓었던 곳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아픈 공간에도 다양한 모습들이 살아있다.
수어장대의 늠늠한 자태 바로 옆에는
너무나 권위주의적인 이승만 대통령 각하(?)의 행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그 기념비를 기념하고 내려오는 곳에는
천주사지라는 승들의 의병 야영지가 있다.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항상 높은 곳에는 높은 분들의 기념비가 우리에게 국가에 충성할 것을
기념비의 양식으로 준엄하게 꾸짖고 있고
아래로 내려오면 백성들의 국가와 세상을 위한 봉기의 역사가 숨어있다.
언제쯤 위와 아래가 기형이 아닌 원형으로 복원될 수 있을까?
남한산성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