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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정부-기업-시민사회 벽 허무는 게 세계

시놉티콘 2009. 11. 5. 18:08

"희희낙락 하는 민주당 보면 화가 치민다"

[창간 8주년 지방 순회 강연회 : 대전] "정부-기업-시민사회 벽 허무는 게 세계적 추세"

기사입력 2009-11-05 오후 4:23:45

 

물론 새로운 사회는 상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설계도의 건축은 제대로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70년대 권위주의적 사고로 21세기에 걸맞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국가'로 포장한 이명박 정부의 싸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국가'가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은 이런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다. 이명박 정부의 권위주의적 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이 소송은 과거와 달리 '공포'와 '통제'의 효과만을 갖지 않는다. 그 성과가 현재 어디까지 왔던 간에 지난 20년의 민주화는 현 정부의 시대착오적 행태를 비웃을 수 있는 '힘'을 다수의 국민들이 가질 수 있게 했다.

현 집권세력은 상상하지 못 했던 일, 즉 원고 '국가'의 명예훼손 소송이라는 공포적 상황을 희극적 상황으로 무장해제 시키는 일은 박 이사와 시민들의 상상력을 통해 하나씩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 ⓒ프레시안
박 이사가 <프레시안> 창간 8주년 기념 지방순회강연회 마지막 순서로 4일 대전 풀뿌리시민센터에서 '새로운 사회를 상상한다'는 제목으로 강연을 가진 이유다. 흔들리는 진보세력, 극에 달한 정치 불신, 리더십의 부재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시급한 문제는 '비전'의 부재와 이어지며, 결국 상상력의 문제다.

박 이사는 "이렇게 좀더 나은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차 있는 사회에서 우리 정부가, 공공적 리더들이 이렇게 밖에 못하는 가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21세기 화두' 4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문화와 예술이 창달되는 사회. 박 이사는 "경제성장이 과거처럼 굴뚝 산업 일으키고 도로 만드는 등 하드웨어를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하드웨어가 아니라 콘텐츠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발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소프트웨어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생태주의적 감수성'을 언급하면서 국토해양부, 수자원공사 등 국가 주도의 개발주의 시대의 국가 기구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둘째, 정부와 기업과 시민사회의 벽이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하토야마 정부가 취임 일성으로 '관벽 타파', 즉 관료주의의 벽을 깨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에서다. 기업과 시민사회의 벽도 책임윤리경영(CSR), 사회책임투자(SRI), 사회책임소비(SRC) 등을 통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시민단체가 직접 기업이 되기도 한다. 박 이사도 아름다운 가게, 에코파티메아리, 이로운 몰 등 다수의 사회적 기업에 관여하고 있다.

셋째, 창의적인 사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하버드 대학을 2년 만에 중퇴하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1년 만에 중퇴하고 아버지 주차장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었던 것처럼 창의적인 사람이 보상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공무원, 법조인, 의사 등 '지대추구자(rent-seeker)'가 되기를 원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마지막으로 풀뿌리의 중요성, 지역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으로 정치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결국 정치를 바꾸는 것은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을 바꾸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명박 정부의 후퇴가 우리한테 안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금의 어려운 시기가 우리를 훨씬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사실 진보세력이 잘못한 부분도 많다. 지난 10년 동안 시민사회는 안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우리사회에 불가역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만큼 충분한 정책과 콘텐츠를 갖고 권력을 행사했나.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반성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 10.28 재보선 결과 승리했다고 희희낙락하는 민주당을 보면서 분노스러웠다. 후보단일화를 통해 양산에서도 이겼어야 한다. 안산도 후보단일화를 했어야 한다. 정치권은 분명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정치권을 진정 반성하게 하는 것은 시민의 힘이다."


다음은 이날 박 이사의 강연 전문.

대규모 공연장은 130개 있는데 공연장에 올릴 공연은 못 만드는 나라

이명박 정부 들어서 절망이 다들 깊지 않은가. 어느 국민이 자기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겠는가. 물론 설사 그 대통령을, 그 정부를 본인이 지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정부가 구성되면 그 정부를 지지하고 잘 되도록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일이라는 게 너무 다양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모두 찬성하거나 반대하긴 힘들다. 근데 어떻게 이명박 정부는 하는 일마다 동의하기 힘든 일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21세기 비전은 무엇일까. 그것을 말해보고자 한다.

명함에 나와 있는 직업은 '소셜 디자이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 하고 나은 사회를 만들도록 디자인 할까. 그것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게 나의 직업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직함을 쓴 건 아니다. 해외 등을 다녀보니 도로는 이렇게 만드는 게 좋겠다. 건물은 이렇게 짓는 게 좋겠다 등의 생각을 가지게 됐다. 예를 들어 사람이 건물을 만들지만 때로는 건축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졸속 난폭한 개발의 후유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결국 우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강연에 늦은 이유가 카이스트 대학원생 모임을 갔기 때문이다. 이 친구들이 30분만 시간을 내 달라고 해서 갔는데 계속 질문을 하는 바람에 이렇게 늦었다. 이 아이들을 보면서 벅찬 감동을 받았다. 물론 전체를 보면 걱정되는 바가 없진 않지만, 그래도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수많은 젊은이를 보면서 미래는 빛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내 강연이 빛나진 않는데 이렇게 들으러 왔다.

이건 엄청난 자원이다. 우리 사회를 좀더 나은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현 정부가, 우리 공공의 리더들이 이렇게 밖에 못하는가 안타까움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21세기 첫번째 화두는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 문화 예술이 좀 더 창달되는 사회다.

경제 성장은 옛날처럼 굴뚝 산업을 일으키고 도로를 만드는 등 하드웨어를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영국은 본래 디자인이라든지 예술이 발전한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라틴 계통이 이런 쪽에 굉장히 강하다. 하지만 지금 영국은 자신들이 디자인이 최고라고 주장한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제조업을 잘한다고 다들 생각한다. 하지만 2004년 내가 3개월간 독일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보니까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지금은 자신들의 제품에 '메이드 인 저먼'이라고 쓰지 않고 '디자인 인 저먼'이라고 쓰더라.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처럼 생태적인 감수성이 발전되어 있지 않은 나라는 없다. 아직 우리나라는 국토해양부를 가지고 있다. 이런 나라는 없다. 도로 하나 만드는 데 수백억 원이 든다. 문제는 만드는 비용만이 아니라 유지비 등도 든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걸 전부 민간 자본으로 하고 있다. 차 500만 대가 다닐 거라 예측하고 도로를 만들었는데 정작 만들고 나니 그 숫자가 안 된다. 그러면 그 적자분을 정부가 충당해준다.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그 액수가 1조 4000억 원이다. 소매치기가 자기 돈 100만 원을 가져갔다고 하면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그런데 내가 낸 세금 몇 조 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잠이 오는가.

▲ ⓒ프레시안

결국 우리 사회 큰 방향이 하드웨어 중심의 국가를 만드는데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분식회계가 적발돼 8000억 원의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래서 이 돈을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 주위에서 내게 감사를 맡아 달라고 여러차례 부탁을 해서 맡았다. 물론 8000억 원은 아니고 아직 600억 원 밖에 안 내놓았다. 나중에 다 내놓으리라 믿는다. 이 돈으로 처음 계획한 사업이 오페라 하우스를 짓겠다는 것이었다. 대단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난 반대했다. 그런 걸 만든다면 정부나 서울시에서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1000명 이상 들어가는 공연장이 130개나 된다. 이렇게 공연장은 넘치는데 공연장에 올릴 오페라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화 예술의 나라,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 소프트웨어의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기업-시민단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지금 전 세계에서는 혁명이 일고 있다. 정부와 기업과 민간의 벽이 없어지고 있다. 정부의 힘만으론 절대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일본 하토야마 정부가 집권하자마자 관벽을 깨겠다고 밝혔다. 관료주의는 일본보다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커다란 수술이 필요하다. 98년 미국 시장 평가에서 1등을 한 이가 인디애나폴리스 시장이었다. 이 도시는 완전히 슬럼으로 변한 도시였다. 그런데 시가 앞장서서 종교시설을 만들고 민간과 함께 범죄를 추방하는데 앞장 섰다. 이를 통해 도심을 활성화해 다시 사람이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세금을 낮춰서 기업이 들어오게 했다.

일본의 많은 도시에 가면 공공기관이 그냥 회사를 만든다. 지자체가 전액 투자하는 주식회사가 굉장히 많아졌다. 서울시도 최근 서울관광주식회사를 만들었다. 공무원과 일해본 사람들은 다 알지 않나. 공무원들이 매번 하는 세 가지 타령이 있다. 첫째, 법률적 근거가 없다. 둘째, 예산이 없다. 셋째, 전례가 없다. 이래서 민간의 힘이 필요하다.

지금은 착한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다. 화장품 회사인 바디샵은 회사의 목표가 전쟁반대, 인권존중, 동물실험 반대 등이다. 시민단체의 목표가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시민단체도 돈이 있어야 뭘하지 않나. 그래서 나도 기업 CEO다. 내가 만든 아름다운 가게의 지난해 매출이 150억 원이었다. 공정무역을 하는 아름다운 커피의 연 매출이 20억 원이다. 버리는 폐품을 활용하는 에코파티메아리, 공익법무법인 공감, 사회적 기업이 만든 물품만 파는 쇼핑몰인 이로운몰 등에 관여하고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희만 기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사회의 또 하나의 비전으로 창의적인 사회를 들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하버드 대학을 2년 만에 중퇴하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1년 만에 중퇴하고 아버지 주차장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 냈다. 오늘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카이스트에 교수로 와 있는 분을 만났다. 그 분에게 스탠포드에 있을 때 만난 학생들과 카이스트 학생들을 비교하면 어떠냐고 물었더니 한국 학생들이 훨씬 우수하다고 하더라. 한국인들은 재능이 많다. 이런 재능과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주고, 정부가 고무해 준다면 한국은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치면 세계 경제 7위 뿐 만이 아니라 5위 안에도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이 가진 아이디어와 열정을 공공의 영역에 불어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풀뿌리 운동을 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나니 경제회복 기금을 우리처럼 강바닥에 뿌리는 게 아니라 지역을 활성화 하는데 썼다. 미국은 지역마다 어떻게 하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단체가 있는데 그들을 지원했다.

미국에는 지역 재단이 많이 있다. 혼자 사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자신이 살던 집을 기부한다던지 이런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한 재단이 많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평생 모은 돈을 자식들에게 주고 간다. 자식 망치는 길이다. 내가 변호사를 하면서 보니까 유산이 많으면 형제들 간에 반드시 다툼이 일어나더라.

영국의 코인 스트리트 VS 한국의 뉴타운

예전에 영국 테임즈 강변을 간 적이 있는데 이곳에는 창고가 많았다. 지금의 강이라는 건 운송의 수단으론 그 활용이 정지됐지만 과거엔 운하로 사용됐다. 창고는 그 당시 짐을 쌓아 두던 곳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쓸모가 없게 됐다. 그러자 기업이 오피스 건물을 짓겠다고 했다. 주민들이 반대했다. 10년을 싸운 끝에 주민이 이겼다. 왜 이겼을까. 대안을 가졌기 때문이다. 주민이 중심이 돼서 일종의 회사를 만들었다. 창고의 개보수를 통해 디자인 센터를 만들었다. 그걸 임대로 주고 임대료로 학교, 주거 시설, 시장 등을 업그레이드 했다. 내가 갔을 때 그 지역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지역이었다. 지역 주민이 즐거우니 많은 사람이 오지 않겠나. 만약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면 이 지역에 어떻게 관광을 오겠는가.

우리나라 재개발 사업은 어떤가. 우린 뉴타운으로 지정해 지역주민들 내쫓고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안 놔두고 부순다. 그리고 대기업이 이 지역을 과밀화하고 고층화해 수백억 원의 개발이익을 빼긴다. 재개발이 끝나고 나면 주민이 싹 바뀐다.

수자원공사 등 개발시대의 국가기구는 없어져야 한다

▲ ⓒ프레시안
지리산 얘기를 좀 해 보자. 도법 스님이 귀농학교, 대안학교 등 여러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리산에 댐을 만드려고 하는 걸 반대 운동을 벌여 저지했다. 그런데 6-7년 지나고 나니까 또 댐을 만들려고 한다. 수자원공사가 주도하는 거다. 난 수자원공사, 농촌공사 등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시대에 긍정적인 기능을 한 부분이 있겠지만 20-30년 전 국가기관이 그대로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

또 지리산에 케이블카가 만들어지는데 주변의 지자체마다 모두 신청을 한 상태다. 이렇게 지리산이 엄청 몸살을 앓고 있다. 케이블카만 반대해선 안된다. 이게 '두더지 잡기 게임' 같아서 하나를 누르면 다른 곳에서 튀어나온다.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지리산을 생명 특구로 지정해 지리산 인근 6개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랜드 디자인을 하자. 지리산의 10년 뒤, 100년 뒤 미래를 디자인해 그걸 만드는 과정에 지역 주민이 함께 하는 것이다.

다음 지방선거 때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것을 잘 정리해서 후보들에게 다리 하나, 공장 하나 유치하는 식이 아니라 이 도시 미래 100년을 보장하는 정책들을 받으라고 하면 안 받기 힘들다. 이런 식의 대안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물론 우리 역량이 부족하고 문제가 적지 않다. 이런 일은 시민사회의 과제, 그리고 정치권의 과제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여, 고향에 내려가 시장이 되자

시민사회가 2000년 총선 때 낙선운동을 했다. 당시엔 도대체 이런 후진 정치구조를 가지곤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지만 감옥을 갈 생각을 하고 진행했다. 낙선 운동은 외형적으로 보면 성공했다. 전국 70%에서 성공했고 수도권에는 90%가 우리가 지목한 사람이 낙선됐다.

처음에는 이를 통해 여의도 정치권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다시 제자리였다. 그래서 역시 풀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정치인과 국회의원이 신경을 쓰는 건 표다. 그 표를 가진 이는 지역에 있다. 지역 주민이 뭉치고 의식이 바로 서면, 비로소 정치인이 주민의 눈치를 보고, 주민의 꿈과 바람에 따라 정책을 펼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풀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에게 강의를 할 땐 이런 말을 한다. '청년이여, 고향에 내려가 시장이 되자'. 마음이 젊으면 청년이다. 전국을 다니며 보니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고창권 씨라는 의사가 지역 운동을 열심히 했다. 10년을 하루같이 하니 그 동네 사람들은 그를 다 알고 신뢰하게 됐다. 이 분이 해운대구 구의원에 출마했다.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했는데도 고창권 씨는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지금 2기를 하고 있다. 천안시 시의원인 장기수 씨도 지역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정치인이 된 경우다. 다음에는 천안 시장 물망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교회에선 설교 전에 애국가 부를까

지역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풀뿌리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가 우리 미래의 핵심 화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민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주최한 (희망과 대안) 창립총회에 나이드신 분들이 몰려 오셨다. 당시 우리는 애국가를 부르고 싶었는데 행사장이었던 조계사에서 스님들이 애국가를 안 부르고 행사를 하는지 준비가 안 돼 있었다.(웃음) 교회에서는 애국가를 부르는지 모르겠다. 목사님이 설교 전에 애국가를 부르면 이상하지 않겠나.

우리 사회가 정말 균형 잡힌 바른 사회가 되려면 시민이 균형 잡혀야 한다. 독일 나치 정권은 불법적으로 성립한 정권이 아니다. 합법적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2차 대전 이후 독일은 탈 나치를 최고의 정치로 내걸었다. 그리고 돈과 역량을 국민 교육에 쏟았다. 정치 교육은 재미없다. 그래서 정치교육 건물은 독일 전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에 지었다. 재미없는 정치교육을 아름다운 곳에서 교육하자는 취지다. 그 정도로 투자를 했다.

뭔헨에 가니 평생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인 국민고등대학이 있었다. 이곳에서 한 학기에 1만 3000개 강좌가 진행됐다. 가톨릭 교육기관에서는 수천 개가, 시민 단체에서는 수십 개의 강좌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부하는 민족이 정말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제작소도 많은 교육을 하고 있다. '소셜 디자이너' 스쿨, 공무원 학교, 좋은 시장 학교, 사회 혁신 기업가 학교 등.

한국 사회는 단기적으로 보면 절망이 많다. 농촌도 그렇고 도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정부를 봐도 절망이 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걸 여러분이 증명하고 있다. 한 분도 졸지 않고 자발적으로 와서 이렇게 앉아 있다.(웃음) 여러분 같이 훌륭한 시민들 때문에, 밤낮없이 매진하는 풀뿌리 활동가 때문에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서 우리 사회는 어찌됐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양산에서도 이겼어야 한다

▲ ⓒ프레시안
물론 지금이 어렵지 않다는 게 아니다. 나는 7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시위를 하다가 잡혀 감옥에 갔었다. 주도한 운동권 선배는 안 잡혀가고 나처럼 어리바리한 이들이 잡혀갔다.(웃음) 그때 난 '이대생과 미팅을 했다면, 좀 더 도서관에서 버텼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고 후회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잘 갔는지 모르겠다. 오늘의 나는 모두 감옥 덕분이다.

지금 어려운 시기가 우리를 훨씬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잘못한 부분도 많다. 지난 10년 동안 성찰하지 않았던 부분, 시민사회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나, 의제를 만들고 시민과 소통에 최선을 다했나 반성한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지나놓고 보니까 구관이 명관이긴 하나 그럼에도 정말 국민을 설득하고 다시 돌아기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사회를 바꿔 냈던가. 충분한 정책과 콘텐츠를 가지고 권력을 행사했는가.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반성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보궐선거 때 압도적 승리를 했다고 희희낙락하는 민주당을 보며 정말 뺨이라도 한대 때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다. 양산에서도 이겼어야 했다. 안산에서 이겼지만 그게 이긴 건가. 통합을 했어야 했다. 후보가 하나가 됐어야 했다. 그런 게 국민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작은 이익을 떠나 함께 할 때, 통합의 숫자를 넘어 훨씬 더 높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권은 분명 반성해야 한다. 그걸 반성하게 하는 건 시민의 힘이다.

시민사회단체가 내년 지방 선거에서 다시 한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어떻게 할지는 아직 충분히 논의가 안됐다. 올해 말 내년 초 전국 활동가들이 모여 논의를 해보자고 했다. 그런 힘이 뭉쳐지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환주 기자,전홍기혜 기자,최형락 기자(=사진)

 

박원순 "출마는 안 한다. 그러나 정치는 한다"

[창간 8주년 지방순회 강연회 :<5· 끝> 대전] "한국은 지금도 쇄국정책을 하고 있지 않나"

기사입력 2009-11-05 오후 4:23:55

최근 국가로부터 소송을 당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화두는 '희망'이었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로 없을 것"이라는 국가와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절망이 많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희망이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창간 8주년 지방순회 강연회의 마지막으로 4일 대전 풀뿌리사람들 강당에서 열린 강연에서 박원순 상임이사는 창의적 사회,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사회, 풀뿌리가 중요시되는 사회를 역설했다. 150여 명의 참석자들은 박원순 상임이사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크게 웃고 또 박수를 쳤다.

▲ 격렬한 논쟁의 장이라기보다,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기 위해 연사와 청중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였다. ⓒ프레시안

격렬한 논쟁의 장이라기보다,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기 위해 연사와 청중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였다. 지난 2006년 <프레시안> 창간 5주년 기념 강연에 이어 3년 만에 강연자와 토론자로 다시 만난 김제선 풀뿌리 사람들 상임이사도 마찬가지였다.

"직접 출마는 안 하지만 현실 정치 간섭할 것"

박원순 상임이사의 강연 이후 이어진 토론 및 질의응답에서는 단연 정치 개입 문제가 화두였다. 박원순 상임이사가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인 만큼 현실 정치 참여, 특히 출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제선 이사는 "디자이너설계를 하지만 시공은 잘 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사회 전반을 설계하고 방향을 잡는 일이 소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면 박원순 상임이사와 같은 사람은 책임 시공, 감수까지 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청중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에서 일한다는 한 남성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며 "정치를 바꾸려면 정당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박원순 상임이사는 고개를 저었다. 박 이사는 "물론 한 번에 싹 바꾸고 싶은 생각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그 잔을 왜 자꾸 나에게 돌리냐"며 웃었다. "청문회에 온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여러 과정을 통해 좋은 후보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2002년 대선) 1년 전까지도 예측이 안 됐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프레시안

그는 이어 "선거만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사실 베스트 대통령은 어느 시기에도 없으며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현실 정치에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깊숙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와 일부러 거리를 조금 뒀지만 이제는 정부가 좀 바뀌도록 하는 일에는 기꺼이 나설 생각"이라며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박 이사는 "한 사람이 다하는 것보다 설계사가 있고 시공과 감수 등 각각 나눠져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다만 (김제선 상임이사의 말대로)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때는 디자인한 사람이 가서 간섭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가 정치 신경 안 쓰고 우리 일만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 태평성대는 대통령이 누군지, 장관이 누군지도 모르고 살 수 있는 사회다. 나는 그러려고 했는데 이 정치가 다시 그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도망가고 백안시할 수도 없지 않나. 대한민국 일원으로 우리가 정치에 관심 갖고 참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민사회도 정치로부터 반드시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희망과 대안'을 설립한 그는 정치 개입의 구체적 방법은 아직 고민의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00년의 낙선운동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국민들의 참여를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그는 "사실 너무 좋다"며 "국가와 내가 동격이 됐기 때문에 당해볼 가치가 있는 일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집단의 지도자, 소통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통찰력 가져야"

▲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제선 대전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프레시안
현실 정치에 대한 얘기는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토론으로 옮겨갔다. 김제선 상임이사는 "지난 대선에서는 '부패했지만 유능한 집단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이 우리 사이를 배회했다"며 "그러나 현 정부를 겪으면 참된 공공의 지도가의 덕목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이사는 "적어도 한 집단을 이끄는 사람은 그 집단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면서 확신을 가지고 반대 쪽으로 가는 지도자는 너무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지도자) 때문에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의 처참한 참화를 겪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개방을 통해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이고 그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할 시기에 나라의 문을 닫아놓는 바람에 일제의 먹이가 됐다. 그 결과 10만 명의 젊은 처자들이 일본의 성노예가 됐다.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징용으로 끌려갔다. 지난 2000년 일본의 고베에 갔더니 200km에 달하는 상수도가 모두 조선인 징용자들이 건설한 것이었다. 그 이후에도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좌우를 막론하고 100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그는 "지금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쇄국정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 혁신을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제대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이런 모든 것에 앞서 우리 사회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통합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사람이 모든 아이디어를 다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곳곳에 있는 인재와 소통하지 않고 연대의 마음과 정신이 없다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작다"며 "그 지평을 넓힐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절망, 삼성전자·공무원만 보지 말고 생각을 바꿔라"

▲ 박원순 상임이사는 "청년층이 88만 원 세대로 표현되는 것은 그만큼 위기와 한계를 드러내지만 동시에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청년의 기백"을 강조했다.ⓒ프레시안
박원순 이사의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강연은 특히 학생과 청년들의 참여가 도드라졌다. 한 고등학교 여학생은 박 이사에게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청소년은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물었고, 충남대학교 학생은 "청년 기업가의 비전은 어디에 있냐"고 질문했다. 한남대 휴학 중이라는 또 다른 대학생은 "20대는 많이 침체돼 있다"며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20대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고 조언을 구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청년층이 88만 원 세대로 표현되는 것은 그만큼 위기와 한계를 드러내지만 동시에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며 "청년의 기백"을 강조했다.

"왜 굳이 삼성전자에 가려고 하나. 철밥통 공무원이 과연 청년들이 선호해야 할 직업인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굶어죽을 염려는 정말 없다. 여기 김제선 상임이사도 잘 살고 있지 않나.(웃음)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굶어 죽은 사례는 없다. 청년들이 그런 기상만 가지면 할 일이 널려 있다."

시선을 돌리라는 것이다. 그는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학위를 받아도 대학에서 교수가 되기는 어렵다"며 "모금학, NPO를 공부하면 교수 책임져 준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인 거창고에 가면 강당 뒤에 '직업선택의 10계명'이 붙어 있다. 첫째, 남이 가지 않는 곳. 둘째, 월급이 많은 곳은 절대 가지 마라. 그리고 9번째가 부모나 형제가 말리는 직장이면 틀림없다. 진리의 말이다. 부모님 세대가 선호하는 직장은 이미 한 물 간 직장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청년의 기백과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가 뭉쳐지는 사회"를 상상했다. 그는 "은퇴한 인력만 잘 써도 GDP가 올라갈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지혜와 경험, 네트워크를 고려장 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 행사를 주관한 풀뿌리사람들은 강연 도중 문자 메시지를 통해 청중의 질문을 받았다.ⓒ프레시안

"더 큰 경제적 풍요 선택했다 호랑이 만나지 않았나"

행사를 주관한 풀뿌리사람들은 강연 도중 문자 메시지를 통해 청중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 정권 아래에서 사는 것이 힘이 빠진다. 힘 빠지지 않고 즐겁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박 상임이사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우연히 미국 공항에서 <부시 정부 아래서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부시 정부 아래서 미국 국민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한다. 캐나다이민도 많이 갔고, 유럽에 가면 '나는 미국 사람이 아닙니다(I'm not American)'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그 책을 드릴 테니 번역한국어판으로 하나 내보시라. 번역하면 아마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그는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6%가 울화증에 시달리고 있고 대한민국의 자살율은 세계 1위"라며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됐지만 그만큼 희생한 것도 많고 행복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더 잘 살고 싶어 하다 결국 호랑이를 만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박 이사는 지치지 않는 자기 삶의 원동력으로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때로는 절망도 있고 어려움도 있지만 변호사 다 버리고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온다"며 "부모님이 억지로 시키면 잠깐은 하겠지만 설사 끝까지 하더라도 보람을 가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사회를 향한 상상의 첫 걸음도 고민과 열정, 그리고 재미에서 나온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프레시안

"새로운 사회를 향한 상상의 첫 걸음도 고민과 열정, 그리고 재미에서 나온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국정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뒤에도 삭발이나 1인시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그런 것은 재미가 없지 않나. 그래서 국가 이름으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 소송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청원하는 운동을 내 블로그에서 벌이고 있다. 원고가 대한민국인 유일무이한 소장도 온라인에서 경매 중이다. 소장을 패러디하는 놀이도 하고 있다. 그만큼 재미가 참 중요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꿈과 희망은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사회도, 결국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정민 기자,최형락(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