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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도 행복한 교실

시놉티콘 2010. 4. 10. 16:05

 

 

 

〈꼴찌도 행복한 교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식과 인간미를 함께 갖춘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 지식교육과 인간교육 가운데 하나를 버리라면 나는 지식교육을 버릴 것이다.” 독일의 한 김나지움 교장의 이런 발언은 우리 교육과 독일 교육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교육은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부터 한자라도 지식을 더 집어넣는 데 사활을 걸지만 독일은 지식보다 인간교육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교육관의 차이에는 그 나라 문화가 오롯이 반영돼 있다. 독일인들은 “공부를 잘하고 이기적인 사람보다는 공부를 좀 못하더라도 남을 도울 줄 알고 공동체 안에서 이웃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반면, 우리 사회는 공동체야 어찌 됐든 무한경쟁 체제에 도태되지 않고 한발짝이라도 앞서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쉼없이 이야기한다. 따라서 학교의 모습도 다를 수밖에 없다. 독일 학교는 꼴찌도 따돌림받지 않고 행복한 공동체이지만, 우리 학교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이다.

<꼴찌도 행복한 교실>은 무한경쟁을 당연시하는 한국 교육을 받고 자란 필자 박성숙씨가 자신의 두 아이들을 독일의 학교에 보내면서 관찰한 독일 교육에 대한 보고서이자,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등수가 기록되지 않은 성적표, 선행학습을 교사를 무시하는 행위로 간주해 철저히 금지하는 일, 교사의 자율성과 교권에 대한 철저한 인정, 아이들의 자율과 자립을 추구하는 교육 등 독일 학교의 모습에서 우리 교육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박성숙 지음/21세기북스·1만4000원.

권태선 기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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