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조세부담률 'OECD의 절반'
1인가구 조세부담률 ‘OECD의 절반’
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시디가 13일 내놓은 ‘2008-2009 조세부담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무자녀 독신 근로자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19.7%로 30개 회원국 가운데 28위였다. 멕시코(15.3%), 뉴질랜드(18.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순위다. 오이시디 평균은 36.4%였다. 조세부담률은 근로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재산세·자동차세 등 한 해 동안 국민이 낸 각종 세금의 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자녀 2명을 거느린 4인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한국이 17.2%로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22위 수준이었다. 4인 가구의 오이시디 평균 조세부담률은 2000년 28.5%에서 지난해 26%로 2.5%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독신 가구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같은 기간 37.8%에서 36.4%로 1.4% 줄어드는데 그쳤다. 오이시디 국가들 대부분이 저출산국으로, 기혼 가구를 대상으로 감세정책을 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이시디는 보고서 총평에서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되면서 조세부담률도 다소 줄어든 추세”라며 “한국의 경우 미혼이나, 자녀를 가진 부부의 경우에 상관없이 오이시디 평균보다 조세부담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정혁준 기자
백용호(사진) 국세청장이 사회에 만연한 탈세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숨은 세원 찾기’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백 청장은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초청 강연에서 “시장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이 실현돼야 한다”며 “탈세는 반드시 드러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의 첫 번째 역할은 엄정한 법 집행”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국세청은 세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하는 게 의무”라고 덧붙였다.
백 청장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연간 20조원 정도가 탈세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뒤, “현재 나라 빚이 300조원인데, 앞으로 15년간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탈세만 막아도 다 갚을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그간 우리나라의 탈세 규모를 놓고 여러 차례 추정이 잇따랐지만, 과세당국 수장이 그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백 청장은 또 일각에서 조세 부담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낮은 게 사실”이라며 “조세부담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나만 제대로 세금을 내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백 청장은 ‘수평적 성실납세제도’를 내년부터 전국 70개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는 국세청과 기업이 상호협약을 체결해 기업은 성실납세를 약속하고 국세청은 신속한 세무서비스로 답하는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기사등록 : 2010-05-13 오후 08:0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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