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당락 ‘아파트 값’이 갈랐다
서울시장 당락 ‘아파트 값’이 갈랐다 | |
선관위 득표율 공개…오세훈, 압구정동서 최고득표 아파트보급률·소득수준 따른 ‘계층투표’ 양상 뚜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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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가 지난 16일 누리집에 공개한 ‘6·2 지방선거’ 전국 읍·면·동별 득표율을 토대로 서울시 424개 동의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러한 ‘계층투표’가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이 50%(47.4%)를 넘지 못한 오세훈 한나라당 당선자는 주택소유율과 아파트보급률이 80%에 육박하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가장 높은 77.1%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강세도 확연했다. 타워팰리스 등이 있는 도곡2동, 주택소유율이 90%에 이르는 잠실7동과 문정2동, 아파트단지인 대치1동 등에서 70% 안팎의 득표율을 챙겼다. 특히 불과 2만6412표 차로 당락이 갈린 이번 선거에서 오 당선자는 도곡2동에서 서울지역 중 가장 큰 차이인 7485표 차로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아파트가 몰려 있는 여의도동에서도 오 당선자는 68% 득표율을 얻어 한 후보를 6418표 차로 제쳤다.
반면, 한 후보의 득표율이 제일 높았던 곳은 종로구 창신2동(61.8%)이었다. 이곳은 2005년 뉴타운 지구로 선정된 뒤 후유증을 겪고 있는 곳으로, 주민 상당수가 뉴타운 개발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세입자들이다. 한 후보는 상대적으로 단독·연립주택이 밀집해 있고, 1인가구 비율이 높은 관악구(대학·낙성대·신림·청룡·중앙동), 구로3동 등에서 6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 후보가 오 당선자와의 표차를 가장 크게 벌린 곳은 관악구 청룡동(3419표 차)이었다.
주거생활의 차이, 소득수준 등이 투표율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양천구 신정6동(64.3%)은 주택소유율이 80%를 넘고, 아파트보급률이 95%에 이른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논현1동은 이번에도 35.7%로 최저를 기록했다. 논현1동은 전체 가구의 약 75%가 무주택자이고 혼자 사는 가구 비율이 50%에 육박한다. 오 당선자는 강남인 이곳에서 50.5%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란 책에서 주택소유, 학력, 종교 등과 정치적 선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손낙구씨는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학력이 높은 곳에선 한나라당을 지지하면 한나라당이 정책으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투표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른바 부자동네에선 투표율이 높은데다, 그중 4분의 3가량의 득표율을 한나라당이 가져가지만, 민주당이 야당 성향의 동네에서 한나라당만큼 득표율을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는 424개 동 중 61%인 258개 동에서 오 당선자를 이겼지만, 0.6% 득표율 차로 졌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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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10-06-17 오후 09:24: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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