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공간과 일상을 통한 정치프로젝트
데이비드 하비 교수의 책 [희망의 공간] 중에 제시된 정치적 프로젝트는 진보진영에서 영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 내용은 1) 삶의 기회에 대한 권리 2) 정치적 결사와 '좋은' 통치에 대한 권리 3) 생산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의 권리 4)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침범과 보전의 권리 5) 면책/탈안정화 권리 6) 양호하고 건강한 생활 환경에 대한 권리 7) 공동소유 자원의 집단적 통제에 대한 권리 8)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권리 9) 공간 생산에 대한 권리 10) 지리적 불균등발전의 차이를 포함하는 차이에 대한 권리 11) 유적 존재로서의 우리의 권리...
진보진영은 사람들의 삶을 좋게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회운동을 전개할 것인지? 아니면 정권 획득을 통해 진보진영의 정치 프로젝트를 투사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자기결정 차원의 논의가 진지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항상 앞뒷발이 서로 걸려서 넘어지기 일쑤다. 다양한 권리들을 포용할 수 있는 어떤 조직, 차이를 존중하고 차이로 발생하는 모순에 대해 보전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 일상생활의 공간을 장악할 수 있는 시민의 권리 등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너무나 많다.
하비 교수는 또 다른 책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에서 "신자유주의가 계급권력의 복원을 위한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은폐하는 프로젝트이고 실패한 유토피아적 프로젝트라고 여겨지면 질수록, 평등주의적 정치 요구들을 말하고 정의, 공정 거래, 더 큰 경제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중운동의 부흥을 위한 기초를 닦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진보진영은 너무 이른 판단일지 모르겠지만 복지 그것도 보편적 복지, 그것도 무상급식이라는 발견을 통해 신자유주의 맹신시대에 평등주의적 정치요구의 단서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서일뿐이다. 어떻게 신자유주의가 물신으로 작동하는 이 모순적인 불균등 심화의 시대에 모순과 분노들을 모아낼 것인가? 이 모순과 분노를 해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낼 것인가? 이 연결고리들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운동으로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어쩌면 너무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서 네트워크의 파장효과를 빚어낼 수도 있고, 장엄한 촛불의 연대로 빚어낼 수도 있고, 상대편의 엄청난 실수로 빚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문제는 일상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단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며 알리바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고 문제해결의 구성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은 공간과 시간의 만남이다. 공간에 대한 진보적 재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진보의 역사 속에서 여전히 지배의 분침으로 작동한 시간개념을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차이의 시간으로 분할할 수 있을까?
2011년은 답을 찾기 위한 외로운 항해가 될 수도, 아니면 우리도 모르게 대중에 의해 끌려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항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점만 확인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