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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시놉티콘 2011. 5. 16. 13:46

 

고양 호수공원 작은도서관 주민 아이디어 ‘반짝반짝’
전동휠체어 야광 표지판 등 시민제안 정책으로 현실화
시에선 공모전 예산지원도
한겨레 박경만 기자 메일보내기

 

 
» 고양사회창안센터가 시민의 아이디어로 낸 제안에 바탕해 경기 고양시가 일산 호수공원 종합안내소를 재단장해 지난 11일 개관한 ‘호수공원 작은 도서관’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1인당 3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다.
‘산책과 운동만 하는 공원에서, 책 읽고 사색하는 공원으로!’

 

시민의 작은 아이디어가 도시 공간의 디자인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일산 호수공원 종합안내소를 재단장해 52㎡ 공간에 장서 3000권을 갖춘 ‘호수공원 작은 도서관’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호수공원의 ‘작은 도서관’은 고양사회창안센터가 한 시민의 아이디어를 받아 지난해 7월1일 최성 고양시장의 취임식 때 제안한 ‘2호 열매 아이디어’로, 서울숲의 ‘숲속 작은 도서관’을 본떠 만들었다. 고양시는 1억2500만원을 들여 활용도가 낮았던 종합안내소를 새로 꾸몄다.

 

지난해에는 ‘전동휠체어에 야광 안전표지판을 붙여 장애인의 야간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자’는 아이디어를 고양시에 제안해 정책에 반영했다. 고양시는 750만원을 들여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이 쓰는 전동휠체어 51대에 야광 안전표지판을 붙여줬고, 올해 75대에 더 안전표지판을 붙일 예정이다.

 

2009년 3월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를 ‘벤치마킹해’ 창립한 고양사회창안센터는 시민창안대회 등을 통해 모은 아이디어 350여건을 검토중이며, ‘3호 아이디어 열매’로 ‘다중 이용시설에 캔 압축기 설치’를 고양시에 제안한 상태다.

 

이 센터 김경희 상임이사는 “시민들이 아이디어로 낸 ‘씨앗’이 ‘새싹’이 되고 ‘나무’로 자라 마침내 지역사회를 바꾸는 ‘열매’를 맺고 있다”며 “시민들이 공감하고 필요한 사업을 정책으로 제안하는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도 이런 취지에 동조해 사회창안대회 지원 예산 1000만원을 올해 처음 편성해 뒷받침했다. 송이섭 고양시 정책기획담당관은 “비영리 공익단체가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전문가 집단의 검증을 거쳐 내놓는 제안이어서 신뢰가 간다”며 “시민에게 유익한 제안이라면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희망제작소가 2006년 처음 설립한 사회창안센터는 △지하철의 손잡이 높낮이 조정 △다국어 분유 설명서 △현금 자동입출금기의 수수료 사전 고지 등 180여건을 정책으로 반영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북 익산시도 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팀이 시민 아이디어로 낸 ‘시내버스에 엘이디(LED) 번호판 부착’ 제안을 받아들여 밤에도 버스 번호판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정책에 반영했다. 경기 수원과 서울 도봉구 등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사회창안센터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기사등록 : 2011-05-15 오후 08: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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