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urvey of public opinion

[20111026] 서울시장선거 2. 2030의 분노, 40대의 쏠림

시놉티콘 2011. 10. 27. 11:18

 

 

 

 
2030 분노, 40대의 선택이 좌우했다
안홍욱·조현철 기자 ahn@kyunghyang.com
ㆍ정당정치 불신 속 ‘심판론’에 쏠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심판’을 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국정 운영이 수도 서울에서 총체적으로 경고를 받았다.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20~40대에서 압도적으로 패한 숫자가 이를 대변한다. 출퇴근 시간대에 몰려나온 직장인들의 행렬도 지난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어 또 한번 정권 심판의 상징적 단면이 됐다.

민생 위기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양극화가 심화된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고가의 피부숍을 다닌 기득권층에 대한 질타였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선거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 벽이 민심 속에 자리잡은 ‘불통’ 국정을 향한 심판론이었다.

48.6%라는 높은 투표율과 박원순 후보(55) 완승의 저변에는 정당정치 불신과 새 정치를 향한 변화 욕구도 담겨 있다. 삶의 곤궁함을 표출하고, 경제적 민주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뉴욕의 ‘월가 시위’가 한국에서는 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의 압승은 임기 말 여권에 국정운영의 틀과 방향을 바꾸라는 메시지다.

 



 

■ 40대도 박 후보에게 기울어

여권의 일방적 국정운영을 두고 민심은 냉혹하게 평가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이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을 둘러싼 의혹,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비롯한 측근 비리가 심판론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높은 물가와 민생 위기는 공분하는 지점이다. 투표 전날까지 여론조사상 박빙 승부였다가 실제 투표에서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투표장에서 심판하겠다는 ‘숨은 표’가 있었다는 추론도 가능해 보인다.

세대 간 대결에서도 균형추는 박 후보에게 기울어졌다. KBS·MBC·SBS 등 방송3사 출구조사를 보면 박 후보는 20대에서 39.2%포인트, 30대 52.0%포인트 격차로 나경원 후보를 따돌렸다. 과거 선거에서 유동적 투표 성향을 보이며 ‘심판’ 역할을 한 40대 표심도 박 후보(66.8%)가 나 후보(32.9%)보다 두 배가량 앞섰다.

40대에선 남성이 여성보다 박 후보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고액 대학 등록금, 취업난,전·월세난 등 민생 위기에 내몰린 20~40대가 박 후보 지지라는 ‘계급 투표’ 양상을 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 후보는 안정적인 지지 세대인 50대 이상에서도 기대만큼 우위를 보이진 못했다. 60대 이상에선 박 후보를 38.8%포인트 앞섰지만 50대에서 13.4%포인트 이기는 데 그쳤다.


■ 직장인 높은 투표율이 승부 갈라

‘넥타이 부대’ 투표율이 박 후보 승리의 동력이었다. 출퇴근 시간대 투표율이 다른 시간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30~40대 직장인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오전 7시 2.1%였던 투표율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 10.9%로 올랐다. 낮 시간대 투표율은 시간당 2%대였다가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39.9%에서 48.6%로 8.7%포인트 늘었다. 직장인 투표 때문에 투표율은 이른바 ‘W자 모형’을 그렸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가 나 후보와 팽팽히 대립하다 막판에 박 후보 쪽으로 승부추가 기운 것도 이들 넥타이 부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 후보는 낮 12시까지 박 후보를 3~4%포인트 앞서다가 오후 5시쯤 박빙세를 보였고, 퇴근길 투표 행렬이 이어지면서 박 후보로 승기가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상은 올 4·27 분당을 재선거와 비슷하다. ‘정권 심판론’과 ‘보수 가치’가 대립했던 분당을 선거에서도 직장인 투표가 승부를 갈랐다. 당시 선거에서는 오전 7시까지 1.8%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으나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에는 10.7%를 나타냈다. 오후 7시 42.8%를 보였던 투표율은 오후 8시 49.1%를 기록하면서 한 시간 동안 6.3%포인트의 투표 증가율을 나타냈다.

50%에 가까운 투표율에는 이른바 ‘안철수 효과’도 엿보인다. 정치 무관심층, 무당파 중도 성향층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의 등장과 함께 새 정치,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투표율을 견인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비강남은 모두 박 후보에게

지역별 투표 성향도 확연한 차이가 났다. 나 후보는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과 용산구에서만 이겼고 나머지 지역에선 박 후보가 우세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처럼 강남권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두 후보 간 득표 차이에서는 변화가 생겼다. 지난번 지방선거와 달리 강남에서의 격차는 줄어들었고 나머지 지역에서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박 후보가 지역별로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박 후보는 대학가가 몰려 있는 서대문구와 동대문구, 관악구에서 나 후보를 눈에 띄게 앞섰다.

서초구(53.1%·1위), 송파구(50.2%·6위), 강남구(49.7%·8위)의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48.6%)을 웃돌았다. 특히 ‘강남 속의 강남’인 타워팰리스 주민들의 투표율은 63.9%로 집계됐다. 나 후보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중구도 49.9%(7위)로 높았다. 그러나 나 후보는 다른 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없었다.

40대 뜻밖의 표심… 朴에 66.8% 몰표 던져 승부 갈랐다
한국일보|
입력 2011.10.27 02:41
[무소속 박원순 당선] 개표 및 출구조사 결과 분석
60대 69% 나경원 지지
세대간 대결은 여전 강남권인 남동권만 빼고 서울 전역에서 朴우세


'더욱 더 확연해진 세대간의 격차'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는 여야 후보의 승패 못지않게 중요한 결과를 보여준다. 바로 세대별로 지지 성향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이날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투표자 1만3,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 면접조사 결과 20대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69.3%를 득표한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30.1%의 득표에 그쳤다. 30대에서도 박 후보가 75.8%, 나 후보가 23.8%로 젊은 층에서 박 후보가 나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40대에선 박 후보가 66.8%, 나 후보가 32.9%로 역시 박 후보가 크게 앞섰다. 부동층 성향이 강해 '스윙(swing)그룹'으로 분류되는 40대에서도 박 후보 지지세가 나 후보를 압도한 셈이다.

 



 

반면 50대(나 후보 56.5%, 박 후보 43.1%)와 60대 이상(나 후보 69.2%, 박 후보 30.4%)에서는 나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세대간 격차가 더욱 선명해진 것이다. 선거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의 세대별 지지율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권역별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나 후보가 강남 지역인 남동권에서만 앞섰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북동권은 박 후보 56.1%, 나 후보 43.6% ▦북서권은 박 후보 57.8%, 나 후보 41.8% ▦남동권은 나 후보 53.7%, 박 후보 45.8% ▦남서권은 박 후보 58.2%, 나 후보 41.4%로 집계됐다.

27일 오전 1시30분 현재 각 구별 개표진행상황을 보면 서울시내 25개 구 가운데 21곳에서 박 후보가 앞섰다. 반면 나 후보가 앞선 것으로 집계된 곳은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 등 4곳이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0.6%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강남 3구를 비롯해 중구 용산 강동 양천 영등포 등 총 8곳에서 앞섰던 것과 비교해도 부진한 성적이다. 더구나 송파구에서 나 후보의 득표율은 51.1%로 박 후보(48.5%)와 2.6%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강남 3구의 견고했던 한나라당 지지세에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나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중구에서 47.7%의 득표에 그쳐 박 후보(52.0%)에게 밀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인 동대문구(나 후보 45.2%, 박 후보 54.3%), 나 후보의 선대위 고문을 맡은 정몽준 전 대표의 지역구인 동작구(나 후보 43.6%, 박 후보 56.1%)에서도 나 후보의 득표율은 박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박 후보가 가장 큰 차이로 앞선 곳은 관악구(박 후보 62.7%, 나 후보 36.9%)였고, 나 후보가 가장 앞선 지역은 강남구(나 후보 61.3%, 박 후보 38.4)로 나타났다.

 

 

중산층 사다리 없어진 40代, 강렬한 반란 꿈꾸다
헤럴드경제|
입력 2011.10.27 10:43
|수정 2011.10.27 11:15
40대의 반란은 조용했지만 강렬했다. 그들은 넥타이를 매고 작업복을 입고 아침 밥을 거른 채 투표장으로 향했다. 해질 무렵 직장 상사 눈치를 보면서 퇴근해 묵묵히 반란에 동참했다. 서울시장 선거기간 동안 고른 지지를 보냈던 그들은 돌변했다. 박원순 66.8 - 나경원 32.9%. 40대의 분노의 표심(票心)에 기정정치는 경악했다.

40대는 늘 선거의 주역이었다. 2002년 대선 때 '변화'를, 2007년 대선 때는 '실용'을 각각 선택하며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향한 반란은 실패했지만, 이번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원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진보와 보수성향이 혼재한 40대는 선거 때마다 지지세력이 달랐다. '캐스팅보트'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40대 스펙트럼은 넓다


1987년 민주항쟁을 경험한 민주화세대인 40대 중후반과 이전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64년생)는 1980년대 중반 신3저(저금리ㆍ저물가ㆍ저환율)에 따른 호황으로 취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고위직에 올랐다.

이어진 세대의 사정은 달라졌다


외환위기 때 아버지의 몰락을 지켜본 40대 초중반과 2차 베이비붐(1968년~74년생) 세대인 3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그들은 윗세대와 아랫세대에 갇혀버린 '낀세대'가 돼 버렸다.

'486'(40대ㆍ80년대학번ㆍ60년대생)세대는 1980년대 변혁의 상징으로 자리잡지만 이후 세대는 고교시절 전교조를 겪으면서 혼돈의 10대를, 20대 들어 당시 민주화의 주역인 거대한 386세대에 짓눌려왔다. '497'(40대ㆍ90년대학번ㆍ70년대생)이라는 변형된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세대는 경계지대에 머물렀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후 지하철을 이용한 첫 출근길에서 시민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br / > 박현구 기자/phko@heraldm.com 111027

환란으로 변변한 직장 한번 구하지 못하고,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는 다음날 책상이 없어졌다. 빵빵한 FM(아버지, 어머니의 영문 첫글자) 장학금을 받은 조기 유학파들이 귀환, 인공위성처럼 윗자리에 오를때 박탈감은 더해졌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들이 겪어왔던 시대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순탄치 못했다. 이대로 유지돼선 안된다는 위기감, 변화에 대한 욕구가 충만한 세대"라고 분석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타지 못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를 선택하면서 '성장'을 갈구했고, 2008년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 집이라도 한칸 마련하기를 기대했지만 돌아온 건 은행빚 뿐.

김재원 영남대 교수는 "당장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크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국민을 향해 '입 다물고 있어' 그런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정치를 추구해야 할 기성 정치권이 1987년 체제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비슷한 또래의 3세 경영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1%가 99%를 점령하는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할 곳은 투표장 밖에 없었다. 거기엔 '안철수'라는 새로운 희망의 아이콘이 있었다. 20~30대는 거리로 나와 에너지를 분출할 때 40대는 직장과 가정에서 속으로 '변화'의 칼을 갈았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의 표심에 대해 "한국경제의 허리가 되는 계층의 절규"라고 했다. 조용하지만 역동적인 40대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이제 살길이 없다.

30대는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하다. 1987년 민주항쟁이 갈라놓은 세대 간 벽으로 497세대는 윗세대보다 아랫세대와 교감하기를 좋아했다. 40대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30대와 함께 또다시 조용한 반란을 준비 중이다.

조동석ㆍ김윤희 기자/dsch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