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놉틱 평화 읽기

[정정당담]웰컴 홈(Welcome Home)? 웰컴 피스(Peace)!

시놉티콘 2011. 12. 19. 11:05

 

 

여론·칼럼
[정정당담]웰컴 홈(Welcome Home)? 웰컴 피스(Peace)!
지금 한반도서 가장 필요한 것 '웰컴 평화'…MB, 임기 마지막 해 대북정책 대전환을
데스크승인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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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3월 20일, 사담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라크전쟁. 그 참혹한 전쟁이 개시된 지 8년 8개월 만인 2011년 1월 15일 미군의 철수 선언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기간 이라크 민간인 10만 3674~11만 3265명과 4484명의 미군이 희생되었고, 미국은 8000억 달러(약 932조 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수치로 알 수 없는 이라크 국민의 '트라우마(trauma)'와 전 세계인의 우려를 계산한다면, 21세기 들어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다. 따라서 다시는 이런 전쟁이 지구상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 공수부대 기지에서 "여러분의 최고사령관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마침내 이 두 단어를 말하게 돼 자랑스럽다. 웰컴 홈. 웰컴 홈, 웰컴 홈, 웰컴 홈!"이라며 종전을 선언했다. '잘못된 전쟁'이었으나,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장병들의 귀환은 당연히 환영받아야 한다.

 

그러나 전 세계인은 기억하고 있다. 전쟁의 목적인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인권 사각지대의 상징물이었던 관타나모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고문당하고 죽어갔다. 미군 병사들은 이라크인을 인간 이하로 취급했다. 그리고 전쟁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저 평범한 이라크 국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쟁의 와중에 벌어진 비참한 참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례로, 2006년 초 3개월 동안 약 2만 명이 이라크에서 납치되었고, 납치산업은 이라크의 유일한 '호황산업'이었다.

 

그 고통의 기억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은 이라크에서 대단한 성취를 거뒀으며, 고개를 높이 들고 현지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이룬 '대단한 성취'의 결과는 '대단한' 국제적 위상과 위신의 추락이었다. 미국 스스로 관타나모 형무소를 폐쇄할 수밖에 없었고, '일방주의 외교'에서 '다자주의 외교'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의 종결을 보면서, 한반도에 주는 교훈을 성찰적으로 돌이켜봐야 한다. '문명 충돌'의 예언은 9·11 테러로 현실화되었고, 9·11 테러는 이라크전쟁으로 확대되었다. 문명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이해와 존중이다. 상대방의 문명을 존중하고, 서로 문명을 교류하고 새롭게 갱신하여 인류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이다. 남북한 정부는 지금도 으르렁대며 서로 비난하고 있다. 작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의 악몽은 여전히 남북관계 발전의 발목을 휘감고 있다. 남북관계는 이 사건들을 계기로 더욱 경색되었고, 그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깊이 쌓여 있는 남한 내부의 이념갈등은 언제 폭발할지 모를 휴화산이다. 남북한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해와 존중이 없는 남북관계는 언제나 분쟁과 갈등의 반복으로 인도한다. 따라서 정부는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탈피하고, 탈냉전의 새로운 사고에 입각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라크전쟁 개시를 선포한 것은 부시 전 대통령이다. 국가 리더가 결정하는 사안의 무게를 짐작게 한다. 그 전쟁을 끝내는데 9년여가 걸렸고, 그것의 희생자들은 민간인과 하급병사들이었다. 그 이면에 자본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용병이 4만 8000명에 달했다. 이 용병들은 민간업체에 의해 공급되었다. 이라크전쟁은 그야말로 민간업체의 아웃소싱에 의한 '새로운 전쟁'이었다. 이 전쟁의 수혜는 미국의 민간업체였다.

 

신자유주의 경제논리는 전쟁의 복판에서도 실행되었다. 이것은 전쟁과 자본의 결합이며, 권력과 자본의 결합이다. 그것은 미국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었고, 이라크 국민의 무고한 죽음으로 귀결되었다. 강조하려는 것은 국가 리더의 명확한 상황인식과 정책결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출구를 현실로 보여줘야 한다. 남북관계는 미·중의 국제정치 구도에 종속되어 버렸고, 동북아시아는 한반도 문제로 인해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북한의 버릇을 고치려는데 대북정책과 외교가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평안을 위한, 한반도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대북정책과 외교가 되어야 한다.

 

 

국가가 국민 위에 올라타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한 국가가 되지 않으면, 국가는 '괴물'로 돌변한다. 그래서 한반도에 필요한 것은 '웰컴 평화'다. 2012년 임기 마지막 해 대북정책에 있어 이명박 대통령의 대전환을 기대해 본다. 그런데 '기대'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진다. 지금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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