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자원활용 전문성 보완
아웃소싱 장점에 비용은 싸
디자인 쪽은 발주 활발
마케팅도 집단지성 공모 진화
* 크라우드소싱 : 대중+아웃소싱
크라우드소싱 산업이 뜨고 있다. 크라우드소싱이란 대중(Crowd)과 외부발주(Outsourcing)를 합친 말로, 생산이나 서비스 과정에 일반인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 대중에게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내부인력을 동원해 재화를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다가(Insourcing), 시대가 변해가면서 외부 전문가들에게 일을 맡기는 외주(outsourcing)를 늘려가는 추세였다. 하지만, 내부인력 활용은 전문성·창의력 부족이라는, 외주는 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크라우드소싱은 외부 자원을 활용해 창의력과 전문성을 보완하면서도 그 대상 범위를 크게 늘려 비용을 낮춘다.
2~3년 전부터 간간이 국내에 소개돼온 크라우드소싱은 디자인 분야에서는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씨가 디자인을 의뢰한 ‘라우드소싱’(www.loudsourcing.com)은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개시한 뒤 6개월 만에 4000여명의 디자이너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루 평균 진행중인 콘테스트가 25건 가량이고, 제주도청과 삼성테크윈, 농협 등 공공기관과 대기업 고객도 생겨났다. 8월에는 국외 디자이너까지 연계한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이외에도 디자인서커스(www.designcircus.co.kr), 디자인콘테스트(www.designcontest.co.kr), 디자인레이스(티셔츠 전문·www.designrace.co.kr) 등이 활동 중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일반 기업이 마케팅 단계에서 소비자를 동참시키는 넓은 의미의 크라우드소싱도 이뤄지고 있다. 2010년 선보인 ‘아이디어크림’(www.ideacream.com)에서는 기업들이 상금을 내걸고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마케팅 기법과 브랜드 슬로건, 광고 문안 등을 공모했는데, 현재는 업그레이드 모델을 준비중이다. 비슷한 사이트로 아이디어구루(www.ideaguru.kr)가 있다.
‘공모’보다 ‘협업’에 가까운 크라우드소싱 모델로 분화도 일어나고 있다. 궁금한 지역의 날씨 정보를 물으면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답해주는 웨다(weddar)와 같은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이 그런 크라우드소싱의 한 종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대중들로부터 십시일반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펀딩도 크라우드소싱의 한 종류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개인 아이디어 기업서 제품으로
제출자에게는 매출 일정액 지급
크라우드소싱 외국에선
왼쪽부터 날개 접히는 옷걸이 ‘솔로’, 휴대전화 충전기 ‘레이’, 멀티캡 단점 보완한 ‘피봇 파워’. |
이런 크라우드소싱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해낸 회사로는 미국 ‘쿼키닷컴’(www.quirky.com)이 유명하다. 일반인이 올린 아이디어 가운데 대량 생산할 제품을 고르고, 실제 생산과 홍보, 마케팅, 판매까지 모두를 진행해준다.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머리(아이디어) 부분을 크라우드소싱한 공장 대행업체인 셈이다. 아이디어 제출자에게는 매출의 30%가 지급된다.
크기가 큰 어댑터를 꽂으면 옆 소켓을 쓸 수 없게 되는 기존 멀티탭의 단점을 보완한 ‘피봇 파워’, 옷을 쉽게 걸 수 있고 옷감이 늘어나지 않도록 양쪽 날개가 접어지는 옷걸이 ‘솔로’, 태양광 패널과 빨판을 결합해 자동차나 비행기 여행 중 창문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충전기 ‘레이’ 등이 이 회사의 대표 상품들이다.
2009년 창업된 이 회사에는 매주 2500개 이상 제품 아이디어들이 올라온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수십개 국외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디자인 쪽으로는 매달 2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는 ‘99디자인스닷컴’(www.99designs.com)이 대표적이다. 의뢰자로부터 디자인을 발주 받아 자신이 구축한 방대한 디자이너들의 네트워크에 이를 공모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각종 로고와 브로슈어, 웹페이지, 티셔츠, 책 표지, 삽화는 물론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 디자인을 포괄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들어졌지만,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다. 모든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순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