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tivity
슬픔과 섞인 비가 내린 어느 가을날
시놉티콘
2015. 11. 15. 21:12
가을을 또 보낸다. 봄에 피는 꽃은 그 푸르른 생명력과 향기로 세상을 수놓는다.
가을에 떨어진 생명없는 낙엽도 색바란 세월의 흔적으로 멋을 더하고 자신의 향이 아니라 세상의 향기와 뒤섞여 사뿐히 내려 앉는다.
그리고 세상을 덮어 겨울을 견디게 하고 또 다른 봄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는다.
비가 내려 고개를 떨구고 떨어진 낙엽이 세상과 만난 모습이 아름답다.
생명이 있건 생명이 없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은 없다.
무엇이건 그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의미만큼 진솔하게 제값을 한다.
오히려 이성을 가졌다고 그렇게 잘난척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파괴하고 의미를 매장하고 슬픔과 분노를 조장한다.
우리 모두에게 살만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어느 때든 저 자연을 응시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길 바라며, 조용한 인내와 당당한 행동으로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
푸른 나뭇잎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빨간 낙엽을 보며, 다른 봄의 꽃을 보는 듯 정겹고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