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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근대와 황량함
시놉티콘
2017. 3. 7. 14:41
도시는 근대와 진보를 의미했다.
구획된 곳, 경계가 명확한 곳, 설계자의 목적이 명확히 드러난 곳,
그래서 그곳은 지배의 공간이다.
그러나 도시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람들은 도시의 매력에 빠져 정든 땅을 빠져 나온다.
그들이 들어설 자리 없는 도시의 낯선 공간에 더부살이하며
또 다른 도시를 만든다.
명동의 모던 걸이 있다면, 만리동의 달동네가 있듯이...
도시는 활기차지만 차별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 모순과 광기로 가득 찬 공간의 모습은
또 다른 온정과 사랑으로 매워지는 골목과 언덕으로
겸연쩍게 도시 중앙으로 온기를 뿜어낸다.
그 온기는 저항의 공간이며 삶의 고통 값이다.
그렇게 도시는 세월과 함께 굴러 굴러서 새로운 모습으로 구성된다.
그 긴 시간의 궤적만큼 우리는 도시가 인간화되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강북과 강남의 분열, 광장과 광장의 분열, 촛불과 태극기의 분열
‘어우러짐’보다는 ‘구별 짓기’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모든 야심을 포용할 순 없다.
그것을 포용하는 순간, 식민화되어버리는 다수의 포획된 삶까지도 인정하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단죄만을 외칠 순 없다.
함께 할 더 큰 품을 만들어가야 한다.
도시만큼 넓은 곳에 황량함을 채워줄 사람의 온기를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