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의 세월호
2014년 5월부터 3개월, 너무나 슬펐고 괴로웠던 시간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특보로 메시지를 담당했던 시간, 글을 쓰기 위해 매일매일 세월호의 아픔을 접해야 했고, 글을 쓰다 멈추는 것은 다반사였다. 도대체 이 놈의 글로 어떻게 이 슬픔과 분노를 담아낼 수 있을까? 우리의 이야기가 자신이 꿈꿨던 미래를 송두리째 뺐긴 저 청춘들에게 진짜 위로라도 되는 걸까? 우리가 저 슬픔을 진정 슬픔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왜 이 시점에 이 자리에서 이 글을 매일매일 접하게 되었을까. 하루하루가 슬프고 힘들고 아픈 날이었다. 도대체 무엇도 할 수 없었던 무력감은 감내하기 어려웠다.
저녁 8시부터 글을 쓸 준비를 하려고 이것저것 기사와 이야기들을 접하다 보면 펑펑 눈물이 나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가슴이 아리고 숨이 턱턱 막히곤 했다. 그렇게 넋을 놓고 있다 보면, 방 너머 국회의사당 밖에서 농성을 하시는 세월호 희생자 부모님들의 한 맺힌 이야기가 들려온다. 곡소리와 분노의 이야기들이 벽을 넘어올 때면,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 사치스러운 일이라 생각되었다. 분노와 무력감...그렇게 누적되었던 시간들을 보내며...
우리 모두가 세월호의 슬픔을 슬픔으로 받아들였는지. 슬픔을 슬픔으로 느끼는 우리의 인간다움, 생명사랑이었다면, 어쩌면 세월호 침몰사건은 새로운 세상으로 가라는 엄중한 시그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들, 슬픔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들, 생명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들...그 처참한 몰골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들이 괴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4년이 흘러갔다. 세상은 변했고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하지만 슬픔은 무뎌진 것 같고,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우리의 그 짓눌려 떠날 것 같지 않던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벼워졌다. 생명에 대한 우리의 자세, 생명에 대한 우리의 태도, 생명에 대한 우리의 진정성,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
4월은 잔인하다고 했다. 세월호의 슬픔만큼 잔인한 것이 있을까? 그 슬픔을 우리 모두가 나눌 수 있을까? 4월마다 다가올 그 슬픔을 생각하면 문드러진다, 가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