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티콘
2021. 8. 23. 14:15
어린 시절, 동무들과 좁은 골목길을 뛰어다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좁고 짧아, 언제나 그 골목이지만, 새로웠던 기억들...강남과 신도시는 모든 것을 밀어버리고 직선의 넓은 대로의 풍광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곡선과 다양한 각도와 다양한 길이와 넓이로 이곳저곳을 잇고 사람들을 만나게 하던 그 정겨움은 사라져갔다.
북촌 입구, 옛날 정독도서관 입구는 아직도 골목의 모습을 담고 있다. 언제 봐도 옛날 풍경과 골목의 추억을 풍기는 이 곳...‘혜화동’ 노랫말처럼 “어릴 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흑백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어릴 적 골목길의 추억들은 ‘담을 수 없는 시간’을 상징한다. 시간이 흘러감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장탄식이겠지만, 그것보다 사람 냄새 가득했던 과거와 다르게 변해버린 세태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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