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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필운동
시놉티콘
2021. 9. 27. 23:35
중학교 2학년 서촌 옆 경복궁을 이리저리 주말이면 돌아다니곤 했다. 친구들 몇몇 철모르는 돌아다니기라고나 할까? 서촌은 알지도 못했던 동네였다.
그렇게 까맣게 잊고 살던 그곳을 삼십대 초반 직장 생활을 하며 발견했다. 어찌보면 직장인증의 하루 고단함을 푸는 술집과 노래방이 있었던 곳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곳은 서촌이라는 명물동네로 불렸고, 맛집은 자리가 없어 줄을 섰다. 가끔 갔던 매운 불족의 맛은 잊을 수 없었고, 곁들인 소주는 쓰지만 달았다. 그 집은 월세 때문에 쫓겨났고, 또 다른 집이 쫓겨날 줄 모르고 입성했다. 그렇게 그 곳은 추억이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의 상징이 되었다. 씁쓸하다.
그 길 지나면 옛 골목 같은 정겨운 길이 나온다. 이 길은 예나 지금이나 정겹다. 자본에 물들어도 왠지 모르게 좋다. 맘 힘들 때 걸으면 좋다. 포근하고 아늑하다. 그런 길과 골목이 강북의 정감이다…도시의 모습은 어쩌면 통인시장 가로질러 필운동 걷기일지도 모르겠다. 좋다. 누거인지 모를 누구든 함께 걸으면 더 좋을 듯 하다…이 날이 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