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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둘레길

시놉티콘 2021. 10. 13. 23:16









고양 둘레길

고양동을 가로지르는 둘레길, 생경한 길이지만 그 낯섬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매일 걷는 길의 풍광은 지루하지만 이미 아는 길이라 더디지 않다. 초행길은 거칠면서 매우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그래서 오히려 훨씬 많은 기억으로 저장된다.

그래도 길은 예뻐야 좋다. 거칠고 낯설고 둔탁하면 왠지 정겹지 않타…약간의 정겨움, 부드러움, 포근함을 풍기는 길은 왠지 좋타…
그런데 고양 이 둘레길은 정겹지 않다. 손님 맞는 법도 퉁명스럽다. 사람도 많지 않고 노란 줄로만 길을 안내한다. 땅도 건조해서 먼지 내음이 가끔 내 성질을 시험한다…

어쩌면 걷기의 희로애락이랄까? 그래도 인공의 인간미가 가끔 내 맘을 달래준다. 최영 장군 묘비와 이런저런 인간의 손이 가미된 것들이 말이다…

이렇게 산과 들, 나무와 풀이 우리와 마주친다. 우리를 안아주고 감싸준다. 포근함과 거침 모두 고마울 따름이다. 존재함을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