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티콘 2022. 2. 8. 16:12

 

 

 

돌담

덕수궁 돌담, 원래는 경운궁
연인들의 길이고 고풍스럽다.
함께 걸으면 사랑하는 이로 보이고
긴 세월 함께 한 사람으로 보인다.
걷는다는 것, 그건 모든 생명체의 삶 방식이다.
걸으면 길이 되고 길이 모여 동네가 된다.
걸음의 흔적이 문명이고, 땀과 노력이 문명이다.

조금 걷다보면 1980-90년대 발라드를 열었던 이영훈 작곡가의 추모비가 보인다. 청춘을 설레게 했던 소녀, 사랑이 지나가면, 광화문 연가, 옛사랑 등등 나에겐 불후의 명곡이었다. 젊은 날 술잔을 기울이며 불렀던 운동가는 머리의 노래였다면 이영훈의 노래는 쉼터같은 노래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들의 이야기와 노래도 기억과 추억으로 남는다. 삶을 산다는 건 지금에 충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2022년 2월 8일 어느 공간에 앉아서 글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