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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단

시놉티콘 2022. 5. 15. 19:42












환구단(圜丘壇)

천자가 하늘에 제사 드리는 곳이다. 위치는 서울 중구다. 일제가 1914년 조선철도호텔을 만들면서 환구단이 철거되었고, 현재는 신위를 모셨던 황궁우만 남아 있다고 한다.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적 공간에는 일제의 만행이 공존한다. 명나라의 패망과 청나라의 건국 이후 조선은 소중화(小中華)로서 자신의 위치를 부여했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소중화와 환구단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차이를 넘어서 우리 선조들의 삶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공간의 복원은 매우 중요하다. 공간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 삶을 뒤틀고 왜곡하려 했던 흔적을 지워내고 복원하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몫일 것이다.
‘국뽕’으로 평가된 조선의 역사는 뻥 튀겨진 역사가 아니라 그대로 본 역사일지도 모른다. 국망(國亡)의 이유가 우리 자신이라고 역사를 왜곡한 일제 역사학자들의 기술은 자신의 침략성을 은폐하려는 의도였다. 그 은폐의 역사를 친일역사학자들은 고스란히 후대로 전파했고, 왜곡된 역사가 사실의 역사로 인정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은폐의 흔적들이 드러나고 진실의 실체들이 밝혀지고 있다. 목숨을 바쳐 싸운 사람들의 투쟁사가 대한제국 붕괴의 원인으로 둔갑하는 것은 희대의 사기극이다. 식민지와 해방, 분단과 전쟁, 독재와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와 세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온 시간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국민이고, 시민들이다. 그래서 환구단은 복원되어야 하고, 그 시대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낸 백성들의 마음도 제대로 들여다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