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티콘 2022. 5. 16. 20:43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늦봄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완연히 느낀다. 온몸으로 퍼져 내 몸을 휘감고 넘어가는 바람의 느낌, 그렇게 다가온 파도 같은 바람은 서늘함과 함께 상쾌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한다. 살아있음의 찰나적 느낌, 그렇게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서 나는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찰나의 무상함, 바람이 지나가고 난 이후의 공허함, 상쾌함이 사라진 이후의 맥없음, 그렇게 또 다른 존재감은 공허함으로 연결되곤 했다.
한강 다리를 건널 때마다 느껴지는 몽환적 이미지, 파란빛의 강물과 하늘빛의 하늘, 끝없이 이어지는 강물과 경계선을 찾을 수 없는 하늘의 몽환...가끔 실존이 몽환이지 않을까? 몽환적인 것이 오히려 더 실존적인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되묻곤 한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그렇게 경계선이 무너지는 지점으로의 접촉면의 확장인 것 같다. 느낀다는 것의 그 느낌, 만져진다는 것의 그 촉감, 그리고 반복되는 삶의 리듬들 모두가 어느새 뒤엉켜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