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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인용] 서울시장은 보수, 구청장은 진보 후보를 찍었다?
시놉티콘
2022. 6. 5. 09:33
[마부작침] 서울시장은 보수, 구청장은 진보 후보를 찍었다?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대선 이후 84일 만에 치러지는 초인접 선거로 주목받았습니다. 사실상 대선의 연장전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표심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요.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지난 대선 표심과 이번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비교해 과연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분석해 봤습니다.
그런데 다소 엇갈린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가령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후보를,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찍은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처럼 이번 선거의 특이점을 지도와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 읍면동 단위 개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서 수집했습니다.
425대 0…"오세훈의 퍼펙트 게임"

우선 서울시장 개표 결과는 국민의힘의 ‘퍼펙트 게임’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전체 득표율을 놓고 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59.05%, 송영길 후보가 39.23%를 기록했습니다. 저희가 한발 더 나아가 행정동 단위로 분석해 보니 판세가 더 확연하게 들어왔습니다. 위 지도처럼 서울시 425개 행정동 모두에서 오세훈 후보가 1위를 휩쓸며 지도를 붉게 물들였는데요. 민선 이후 서울시 전체 행정동에서 특정 후보가 1위를 휩 쓴 건 처음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송영길 후보가 이긴 곳은 단 한곳도 없다는 뜻이죠. 심지어 전통적으로 진보 강세 지역인 관악, 금천, 노원, 도봉, 강북구에서도 오세훈 후보의 우세가 뚜렷했습니다.
특히 여의도를 시작으로 이촌1동, 반포2동을 거쳐 압구정, 청담동, 잠실로 이어지는 이른바 ‘한강 벨트'는 4.7재보궐을 시작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2위 후보와의 득표율을 60%p 넘게 따돌리며 확실한 보수 우세 지역임을 확인시켜줬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1년 전, 4.7 재보궐 선거 결과와 거의 비슷합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이 심판론을 받으며 서울 대부분 지역이 보수 후보를 시장으로 택했죠. 마찬가지로 행정동 424곳 중 419곳에서 오세훈을 후보가 승리할 만큼 압승을 보여줬는데요. 박영선 후보가 승리한 행정동은 단 5곳으로 종로구 창신2동, 마포구 성산1동, 강서구 화곡8동, 구로구 구로3동, 항동에 그쳤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작년 박영선 후보가 앞섰던 곳조차 오세훈 후보로 돌아선 걸 볼 수가 있네요. 이들 지역에서 오세훈 후보는 각 1.4%p, 1.3%p, 2.4%p, 1.2%p, 6.9%p로 미세하게 앞선 걸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한데요.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서울시장 공천과 관련해 논란이 많습니다. 선거 이후 홍영표 의원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송 후보를) 사실상 컷오프 했지 않느냐. 그것을 나도 그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서 하루아침에 다시없던 일이 되고 결국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말한 점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정리해 보면, 인접한 3번의 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의 표심 변화는 선거마다 달랐다는 건데, 그만큼 후보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고민이 컸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자 최근에는 정당 혹은 이념 성향만큼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구청장은 1번 민주당 찍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서울시장 선거는 425개 행정동 모두가 오세훈 후보에게 더 많은 표심을 몰아줬다면 서울 구청장 선거만큼은 국민의힘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는 뜻입니다.

정원오 후보는 2014년부터 성동구청장 임기를 시작해 2018년에 재선에 성공할 정도로 지역 주민들에 대한 신망이 컸습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69.5%라는 압도적은 득표율을 보여줬는데요. 바꿔 말해서, 구청장 선거만큼은 정치 성향보다는 후보의 자질, 능력과 동네 민심을 잡은 후보를 선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랑, 금천, 성북, 노원, 은평, 관악구청장은 현역 구청장이란 공통점도 존재했습니다.
경기도…민주당 강세 지역이 사려졌다

하지만 지난 대선의 연장선이란 흐름이란 잣대에서 보면 이번 민주당 개표 결과는 집토끼를 뺏긴 걸로 보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표심을 잃었다기보다는 지난 대선과 달리 민주당 우세 지역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나왔던 3월 대선 결과로 설명드리면요. 지도 위에 짙은 파란색이 의미하는 건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득표율에서 크게 앞선 곳으로 성남, 시흥, 평택, 화성시 등이 대표적인데 이번 선거(위 지도)에서는 짙은 파란색을 보이는 지역을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김은혜 후보가 득표율에서 크게 이긴 곳들이 여럿 나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진 걸로 보입니다.

경기도 시군구장 선거 결과는…국민의힘 우세


(글·분석 : 배여운 / 디자인 : 안준석 / 데이터 : 강동용 / 지도 출처: VW Lab)
배여운 기자(woon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