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티콘 2022. 10. 31. 21:19

 

 

EBS 다큐에서 일본 라면 장인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그 내용 중 맛을 전수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물음에 “끝나는 것은 그냥 끝나는 거라고”,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그렇게 부부는 서로 약속을 했다. 매우 아픈 종결이지만 어찌 보면 그것이 삶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삶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그렇게 예정된 시간이 다 되면 그냥 끝나는 것이 삶이다. 처연할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장인의 얼굴은 미소를 띠었고, 무덤덤했다. 무엇을 더 하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잇고, 그런 욕망은 다른 것들에게 강요와 이데올로기로 작동할 수 있다. 열심히 살되, 그것으로 자족하는 삶, 나 같은 범인은 잘 이해할 수 없는 장인들의 몫인 것 같다. 그것이 단연코 안 되는 곳이 여의도, 대통령실, 검찰 이런 곳이다. 너무 권력이 많아서 그렇다. 덜어내면 담백해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