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tivity

어머니

시놉티콘 2022. 10. 31. 21:23

 
18살부터 엄마를 어머니로 불렀던 같다. 세상도 모르는 놈이 그냥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인간이었으니 아빠는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아버지였다. 20살 세상에 나온(?) 나를 낳아주신 두 분은 아버지 어머니였다. 나와 부모님은 그렇게 조금씩 멀어져 갔던 것 같다. 성인이 되었다고 뭘 아는 척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불효는 더 큰 불효로 이어졌다. ‘담대한’ 부모님은 그런 놈을 이해해 주셨다. 그렇게 살다 어느 새 50대가 되었다.
 
오늘 ‘도시어부 4: 나만 믿고 따라와’를 우연히 짤방으로 보면서 구본승(50살)이라는 연기자가 감성돔을 잡고 난 후 ‘엄마’라고 외치는 장면을 봤다.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나는 너무 죄송했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어머니 아버지, 그렇게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그 분들에게 왜 그리 어른인 척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 이렇게 술 한잔 걸친 날엔 뵙고 싶다. 당신들이, 당신들은 모든 걸 이해해 주고, 자식에게는 한 줌 시간도 아까워하신 분들이라는 것을 매번 느낀다. 내가 그런 아빠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프다. 바로 그랬던 그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