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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직단’은 하늘에게 고개를 들 수 있을까!
시놉티콘
2023. 6. 11. 22:32
사직단(社稷壇) 사적 제121호로 종로구 사직동에 그 자취가 남아 있다. 사직단은 삼국시대부터 설치되었다고 하며, 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다. 국토와 곡식의 풍요를 위해 제사를 지낸 곳이니, 그야말로 민생을 위한 공간이었다.
수천 년 그 자리에서 하늘은 백성의 기도에 응답했을까? 백성의 고통에 반응했을까?
일주일 전 일요일, 하늘이 밝고 높은 정말 좋은 날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잔디를 푸르고, 햇살은 따사로운 그날의 사직단은 아름다웠다. 사직단 뒤편 길은 예쁘고, 아담하고, 조용하고, 정감 있다. 혼자도 좋지만, 누구와 함께 말없이 그냥 이 길을 걸으면 좋을 것 같다.
사람을 위해 제사를 올리는 곳, 백성의 풍요를 기원하고 백성의 고통을 낮추는 곳, 그곳이 종묘와 사직이니, 정치는 바로 백성을 막고 살게 하고, 잘 살게 하는 양민(良民)과 부민(富民)이 본령이고, 백성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것이 기본이다.
역사가 흘러 현대로 들어섰지만, 정치의 본질은 그대로다. 지금 정치는 그 본령을 따라가기는커녕 거꾸로 가고 있다. 그러면 백성은 고통스럽고 도탄에 빠진다. 사직단의 하늘은 맑고 푸른데, 백성의 하늘은 어둡고 창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