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길, 떠나간 1년이란 시간이 남긴 것들
청와대 앞길, 떠나간 1년이란 시간이 남긴 것들
2023년 7월 2일 개방된 청와대 앞길, 고즈넉하다. 사람들로 넘쳐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오히려 좋다. 20여 년 전 이 길로 매일 출퇴근한 적이 있었다. 언제나 조용하고 진지해서, 적막한 길이었다. 그래도 그 전보다 개방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렸고, 시민과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국민과 더 많이 만나가던 청와대, 2022년 5월 누가 주장하듯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용산으로 떠나며 청와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고, 용산은 시민들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한가? 권력은 더욱 권력자들의 수중으로 흡입되었고, 시민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지고 있다. 20년 전 추락사한 노동자의 아버지와 같이 20년 후 그 노동자의 아들도 추락사하는 나라가 되었다. 부의 대물림이란 상투적인 발언은 그야말로 사치다.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뒤로 돌아가고 있다. 청와대의 하늘도, 용산의 하늘도 늘 그런 모습이었을 텐데, 세상은 뒤로 후퇴하고 있다. 바꾸어야 한다는 곳곳의 외침이 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절규도 이제는 상식이 되어가는 듯하다. 당위의 주장을 넘어 조금씩 행동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공감일 테다. 무엇을 무너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구하기 위해서, 무엇을 남기기 위해서,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가 적이라 부숴야 한다는 적과의 정치가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로 가야 할 게다. 그런데 쉽지 않다. 지금의 위정 집단이 점점 적으로 보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