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그러니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페이스북에 올린 한 문장 때문에 이런저런 우려의 댓글을 접했습니다. 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윤석열이 사라지면 이 사회는 나아지나요?” PD수첩 예고편 한 청년의 질문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답해야 합니다.
이 말을 던진 청년은 심규원이라는 대학교 4학년 평범한 청년입니다. 겨우내 광장을 지키며 내란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켰던 국민이지요. 그 청년은 “전 한국이 제일 좋아요.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그런데 이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심규원씨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겨울을 광장에서 보냈습니다. 정말 긍정의 질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 아픈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개근하지 못했지만, 저도 광장의 무대에 올라와 마이크를 잡고 세상과 대화를 나누는 청춘들의 많은 이야기를 무대 아래에서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들은 공감과 연대를 얘기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공감, 사회적 약소수자들과의 연대, 그리고 그런 세상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정부의 책임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고 느꼈습니다. 힘들어 지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일, 완전히 기울어진 양극화의 세상을 조금이라도 균등하게 만드는 일, 미래에 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비추는 일, 배제와 혐오의 선전‧선동을 무너뜨리고 포용과 연대의 문화를 만드는 일…
그래서 청년들은 기성세대에게 거듭거듭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이 사라지면 국민의힘이 사라지면 극우집단이 사라지면, 이 사회는 나아지나요? 다시 그들이 돌아오지 않나요? 그것을 고치겠다고 하는 정치를 우리가 믿을 수 있나요?
저의 글을 다르게 읽을 수도 있으니 조심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댓글에도, 윤석열과 극우집단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의 댓글에도, 청년들이 변해야 한다는 비판의 댓글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맴도는 것은 제가 적은 댓글 중 한 문장입니다. “그들이(청년) 사는 세상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이 아니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