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8. 15:59ㆍdiscourse & issue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자본과 ‘워싱턴 컨센서스’가 지배한 신자유주의체제가 금융위기로 파산에 직면하면서 이를 예고하거나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전에 출간된 책들 중에서도 이와 관련해 다시금 주목받는 책들도 있다.
<뉴욕 타임스> 고정 칼럼을 통해 레이건 이후 30여년에 걸친 공화당 보수우파의 네오콘적 신자유주의 정책 비판의 선두에 섰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의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예상한 외 옮김/현대경제연구원)는 위기의 본질을 그 진앙지에서 해부한다. 올해 그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도 주목도를 높였다. 상위 1% 위주의 감세정책과 작은 정부론이 상징하는 공화당의 극단적 시장자유주의는 미국 사회를 케인스주의에 입각한 민주당의 뉴딜정책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것이었고, 결국 양극화와 중산층 몰락을 초래했다는 크루그먼의 비판은 오바마와 민주당의 선거전 승리에도 기여했을 법하다.
일본 소에지마국가전략연구소(SNSI)를 이끌고 있는 소에지마 다카히코의 〈연쇄하는 대폭락〉(박선영 옮김/예문)은 선물시장 금융공학이 지배한 미국 금융시스템이 사상누각임을 파헤치면서 시티은행과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금융재벌들의 몰락을 예고한다. 그런 미국을 추종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신자유주의 개혁이 자신의 조국 일본을 망칠 것이라 비판하는 소에지마의 경고는, 다시 그런 미국과 일본을 추종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수리경제학 교수의 〈블랙 스완〉(차익종 옮김/동녘사이언스) 역시 예측불가능성 등 복합적 개념을 구사하면서 월스트리트 금융시스템의 허상을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베테랑 기자인 브루스 헨더슨과 조지아 가이스가 쓴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김정환 장보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는 최근 금융위기의 출발점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화의 실체를 파헤친다.
미국의 중국계 금융전문가 쑹훙빙의 〈화폐전쟁〉(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은 18세기 이후 세계사를 바꾼 굵직굵직한 사건들 뒤에 도사린 로스차일드 등 금융재벌들의 암약을 팩션 형식으로 쫓는다.
〈슈퍼클래스〉(데이비드 로스코프 지음·이현주 옮김/더난)는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있는 전인류의 0.00001%, 그들이 누구이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추적한다.
폴 스위지와 함께 유명한 진보잡지 <먼슬리 리뷰>를 창간한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장상환 옮김/책벌레)가 금융위기를 맞아 관심을 끌고 있는 사실도 흥미롭다. 여러 사례들을 종횡무진 구사하며 자본주의 경제사를 흥미롭게 훑어가는 이 책은 문제의 근본을 살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케인즈&하이에크, 시장경제를 위한 진실게임〉(박종현 지음/김영사)도 시장만능주의의 본질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될 입문서다.
신자유주의 경제발전론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려온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스테디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이순희 옮김/부키)은 엉뚱하게도 국방부의 ‘불온서적’ 명단에 포함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고, 미국발 금융위기로 다시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다.
장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 겸임교수의 대담 형식으로 꾸민 〈쾌도난마 한국경제〉(이종태 엮음/부키)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부동산 대폭락시대가 온다〉(선대인·심영철 지음/한국경제신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화 파장 속에 한국 경제 파국의 진원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가계부채가 만들어낸 부동산 투기 거품의 원인을 파헤치고 대응책을 제시한다.
〈부동산 신화는 없다〉(전강수·남기업·이태경 김수현 지음/후마니타스)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해설하고 이를 폐지하려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다.
한승동 선임기자, 한겨레 2008.1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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