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tivity(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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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냅니다
그렇게 살아냅니다꽃이 시든다고 누가 그럽디까아직도 눈앞에 활짝 핀 꽃인데 말입니다.봄이 갔다고 누가 그럽디까따뜻한 햇살이 내 몸을 떠나지 않았는데시리고 아파도 나에겐 꽃이고 봄인것을사라져도 눈에 남는 것을떠나도 내 피부에 머물러 있는 것을털어낼 수도 없는 그 생생한 기억과 체취그렇게 마흔 다섯 봄은 갑니다밀어내면 더 기어들어오고털어내면 내 온몸으로 퍼지는그 생생한 기억과 체취인 것을그렇게 살아냅니다
2025.05.19 -
그러니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그러니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페이스북에 올린 한 문장 때문에 이런저런 우려의 댓글을 접했습니다. 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윤석열이 사라지면 이 사회는 나아지나요?” PD수첩 예고편 한 청년의 질문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답해야 합니다.이 말을 던진 청년은 심규원이라는 대학교 4학년 평범한 청년입니다. 겨우내 광장을 지키며 내란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켰던 국민이지요. 그 청년은 “전 한국이 제일 좋아요.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그런데 이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심규원씨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 겨울을 광장에서 보냈습니다. 정말 긍정의 질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 아픈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개근하지 못했지만, 저..
2025.04.23 -
미얀마 지진 피해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미얀마 지진 피해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지원의 손길을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세계와시민’ 강의를 9년째 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 중 미얀마 유학생이 있습니다. 내전(內戰)의 오랜 상처에 지진이라는 자연재해까지 미얀마의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특히 미얀마 아이들의 고통은 차마 말로 형언키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늘 강의에서 함께 이런 상황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의 행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약속한지라 소액의 후원금과 함께 이렇게 SNS를 통해 고통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도 공유하고 널리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후원이 어렵다면 마음이라도 그들의 고통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으면 합니다.#미얀마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지진피해 #내전 #세계와시민 #고통의나눔
2025.04.10 -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항꾼에(함께) 읽어 보는 것도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항꾼에(함께) 읽어 보는 것도뒤늦게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읽어 봐”라는 말을 듣고 적어만 놨던 그 책을 말입니다. 어느 빨치산 아버지의 늦은 죽음과 딸의 기억의 반추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사의 거칠고, 아프고, 치열하고, 생사를 넘나들었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 아마도 빨치산이었을 겁니다. 자생적 사회주의자, 고립된 지리산, 신념을 목숨과 바꾼 자들의 이름이지요. 그 자식들은 빨치산 부모를 둔 덕에 평생 빨갱이 자식이라는 손가락질과 집단적 공격을 받으며, 트라우마를 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저 같은 이가 그런 삶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빨치산 아버지를 회상하는 딸의 시선은 그야말로 현실적입니다. 끊을 수 없지만 끊고 싶은, 사랑하지만 그럴 수 없는 그런 관계..
2025.01.24 -
모두에게 아름다운 2025년으로 가는 길
너무도 힘들고 어려웠던 2024년이 저물었습니다. 사악한 독재자의 만행을 온몸으로 막은 시민들, 체포‧구금을 불사하고 월담으로 국회를 지킨 국회의원들, 내란 수괴의 명령에도 태업으로 폭력을 막아준 국회 투입 계엄군들, 그리고 국회 앞을 빼곡히 채워 탄핵을 강제한 국민, 이렇게 거대한 민주주의의 힘을 발견한 2024년이기도 했습니다.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2025년 을사년 하루하루가 평안했으면 합니다.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365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악한 폭력의 내란 모리배들을 모두 척결하고, 우리의 아이와 청춘들이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을 고대하는 세상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사람과 생명을 사랑하는 연대 의식과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정의감의 거대한 ..
2025.01.01 -
‘경성 크리처 1’, 독특한 구성의 모던(modern) 항일(抗日) 영화
2023년 12월에 넷플릭스 드라마로 상영되었다는 ‘경성 크리처 시즌 1’(총 10부작)을 추석 연휴 기간에 몰아서 봤습니다. 9월 말에 시즌 2가 방영된다고 하더군요. 독특한 구성의 항일 영화입니다. 경성에서 만들어진 ‘크리처’(creature, 창조된 생명체)의 생성을 둘러싼 이야기인데, 그 배경이 바로 일제 강점기이지요. 제국주의의 야망에 의해 벌어진 참극, 과학과 이성에 대한 맹종으로 벌어진 참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 한 축으로는 일제에 맞서 살아야 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다양한 삶의 양태도 다루고 있지요. 독립운동을 준비하는 자들의 이념적 도그마, 고문과 학정에 무참히 무너지는 심성, 평범한 사람들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열망 등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크리처’라는 괴물의 등장이 없었다면 매우 통..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