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표자회 기사모음

2010. 10. 1. 12:25lecture

 

 

김정일 후계자 김정은, 조부 김일성 빼닮아
노동신문, 김정은 사진 첫 게재
짧은 머리에 얼굴 크고 몸집 있어
하니Only
» 김일성(왼쪽),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의 3남 김정은(오른쪽)이 새로 선출된 노동당대표들, 노동당대표자회 참석자들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에서 찍은 사진을 보도했다. [평양=로이터/뉴시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셋째아들 김정은의 사진이 30일 공개됐다. 김정은의 사진은 과거 스위스 유학 시절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있으나, 최근 사진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김정은은 짧은 머리에 얼굴이 크고 볼이 통통했고, 호리호리하기보다는 비교적 몸집이 있어 보였다. 스위스 유학 당시 날렵한 인상을 풍기던 사진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자 1면에 김 위원장과 김정은이 나란히 앉아 있는 노동당 대표자회 기념촬영 사진을 실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 당대표자회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시었다’는 제목과 함께 실린 이 사진에서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앉아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당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촬영에 참가한 당 간부들을 소개하면서 김정은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군 총참모장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했다.

 

 김정은은 앞서 열린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중앙군사위 위원장인 아버지에 이어 군사 분야 2인자의 위상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은 이번에 신설됐다. 김정은은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김 위원장의 후원과 친위 세력의 지원 아래 군권을 장악하고 후계 체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노동당 대표자회에선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에 당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 145명과 후보위원 105명을 선출했다. 또 이들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당 기구를 구성했다. 당 사업과 정책 결정의 조직·지도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엔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영호 군 총참모장 5명이 선임됐다. 또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17명이 당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당 행정부장 겸임) 등 15명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다.

 

 e뉴스팀

 

북한 당규약 ‘맑스·레닌주의당’→‘김일성 당’
당규약 어떻게 바뀌었나
‘당의 군통제 강화’ 명시
한겨레 이제훈 기자기자블로그
» 추석 명절인 지난 22일 평양 모란봉 공원에 나들이 나온 주민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은 28일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규약도 개정했다. 북쪽에서 노동당 규약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는 ‘사회주의헌법’ 11조가 보여주듯, 헌법보다 상위의 규범이다.
 

하지만 북쪽은 개정한 당규약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당규약 서문과 ‘당규약 개정에 대한 당대표자회 결정서’(결정서)만 공개했다. 우선 결정서를 보면 “인민군대 안의 당조직들의 역할을 높일 데 대한 내용보충하였다”는 대목이 가장 눈에 띈다. 당대표자회와 당 중앙위 9월 전원회의를 통해 위상이 대폭 강화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을 통해 ‘당의 군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공개된 당규약 서문은 1980년 10월 6차 당대회 때 개정된 내용과 달라진 대목이 여럿 있다. 우선 노동당은 “김일성 동지에 의해 창건된 주체형의 혁명적 맑스-레닌주의당”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당”으로 바뀌었다. 노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이룩”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로 낮춰 잡았다. 노동당의 최종목적이었던 “공산주의 사회 건설”은 “인민대중의 자주성 완전 실현”으로 대체됐다. 지난 92년 헌법 개정 때부터 이뤄져온 체제목표의 하향 조정 내용 등 지난 30년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쪽의 대남전략 기조 변화 여부와 관련해 핵심 관심사였던 ‘노동당의 당면목적’은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 완수”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 수행”으로 바뀌었다. ‘인민민주주의혁명’에서 ‘인민’을 삭제한 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적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좀더 두고볼 필요가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기사등록 : 2010-09-29 오후 07:37:56 기사수정 : 2010-09-29 오후 10: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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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체제’ 미·중·일 전문가 진단
한겨레 권태호 기자기자블로그 박민희 기자기자블로그 정남구 기자기자블로그

 

» 모습 드러낸 ‘후계 김정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왼쪽 사진 앞줄 오른쪽 둘째)과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앞줄 맨 왼쪽) 등 지도부가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30일 김정은 부위원장(오른쪽 사진)이 지난 28일 평양에서 열린노동당 대표자회에 참석한 모습을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AP 연합뉴스,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 부소장


“북 진로 아무도 몰라 대외정책 안변할 듯”


»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 부소장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북한의 후계 승계작업과 상관없이 북한의 대외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미국의 대북 정책도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승계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걸로 보나?

“현시점에선 아무도 모른다. 미 국무부가 이번에 ‘모른다’는 말을 계속했는데, 그건 솔직한 발언이다. 향후 승계과정과 북한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북한 내부 지도층도 궁금해할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정부나 정권이 바뀌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건 분명하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젊고 유학을 했다는 점에서 현대적 인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 가서 문화충격을 느껴 오히려 국수주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김정은의 경우도 서구에서 유학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친서방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볼 순 없다.”

 

-북한의 승계구도에서 어떤 지도체제가 형성되리라 보나?

“일단은 집단지도적인 형태가 되지 않겠나? 하지만 그게 과도기적 상황일지, 아니면 새로운 지배체제 형태로 자리잡을지는 현 상태에선 예상하기 힘들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바뀔 가능성이 있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2년 전에 결정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후계 구도의 성격이 어느 정도 밝혀지면, 미국도 그에 맞춰 대북 정책을 펴나가겠지만, 비핵화라는 기존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늘 북한과 대화를 하려 했다.”

 

-북한의 대외 정책 변화 가능성은?

“강석주·김계관·이영호 등 기존의 북-미 관계 담당자들이 모두 진급했다는 건, 북한이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로선 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남북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한반도 역사를 보면, 북한이 한국·미국과 협상하고 유화적 국면을 형성해도 더 이상의 기대를 하긴 힘든 경우가 많았다. 북한은 자신의 체제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한-미 관계와 남북간 국력 격차를 감안할 때, 정상적인 상태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다.”

 

-후계구도가 진행중인 현 상태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나?

“우선 정보수집을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북한과 대화 국면을 형성하는 게 좋다. 그러나 외교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해 북한에는 다소 엄격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진징이 중국 베이징대 교수
“새 경제정책 나올것 ‘권력투쟁설’은 추측”


» 진징이 중국 베이징대 교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진징이 베이징대학 교수(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는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과도기에 들어섰으며, 이를 뒷받침할 경제발전을 위한 새 정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정책과 핵문제에 대해서도 과거보다는 유연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은 후계체제 등장은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소설이 현실로 된 느낌이다. 후계체제 구축이 이제 시작된 것 같다. 시간은 걸릴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아직 김정은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 후계체제가 안정되려면 경제를 호전시키는 등 업적을 통해 주민들이 다음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할 것이다. 새 지도부가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정책, 특히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내올 것으로 본다.”

 

-이번 대표자회의에서는 인사만 논의하고 끝났다.

“예상밖이다. 새로운 지도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가동하면서 새로운 무엇이 나오지 않을가 생각한다.”

 

-어떤 방향의 경제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북한은 주체사상을 내세우고 있어 자력갱생을 강조할 수 밖에 없지만, 자력갱생의 경제정책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굳이 개혁개방이라는 명칭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변화를 모색하고 경제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방향의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북한 후계체제 구축의 핵심은 경제를 회복·발전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중국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승인했나. 

“북한 후계문제는 중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이 문제를 늘 오판한다. 근대에는 중국과 조선을 식민지-피식민지 관계로 인식해 판단했었고 지금도 마치 중국이 북한문제에 임의로 관여할 수 있는듯 보는데 역시 오판이다. 북한과 중국은 대등한 국가 관계다. 중국은 다만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원한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준 것은 북한이 선군정치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인가. 

“김정은을 대장으로 발표하면서도 한편으론 ‘당의 영도’를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당을 ”모든 승리의 조직자이자 향도자“라고 하였다. 결국 선군정치도 당의 영도하에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선군정치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로서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역시 당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갈 것 같다.”

 

-서방 언론 등에서 보도한 김정은-장성택-김경희의 권력 투쟁설을 어떻게 보나. 김정은 후계체제에서 이들 3인은 어떤 관계인가.

“추측에 불과하다. 북한 지도부 내부사정은 알 수 없다. 후계체제구축이 공식화됐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장성택이나 김경희의 역할은 당연히 그 시스템안에서의 역할일 것이다.”

 

-남북한, 북미, 핵 문제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지금 북한은 대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더 강경하게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 재개 뜻을 이미 밝혔고, 남북관계도 푸는 쪽으로 나가려는 것 같다. 후계체제가 과도기를 안정적으로 무난히 넘기기 위해서라도 국면을 푸는 쪽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가 생각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이종원 일본 릿쿄대 부총장


“김정은 상징적 중심집단지도체제 성격”


» 이종원 일본 릿쿄대 부총장

이종원 일본 릿쿄대 부총장은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통해 나타난 북한의 후계구도는 “김정은을 상징적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로 보인다”며, “후계구도를 가시화한 북한이 한편으로는 새 지도자의 강한 모습을 내보이겠지만, 경제와 외교관계에서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계자로서 김정은의 위상은?

“후계자로 확정되기 전 단계로 본다. 후계자라는 공식 표현을 쓰지 않았고, 대장 칭호를 부여한 사람의 명단에서도 김경희가 먼저 나왔다. 단일 후계자를 지명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후계자 후보로서 김정은의 위상을 공식화한 것이다. 집단지도체제 성격을 가미한 훈련기간으로 본다.”

 

-서방에서는 ‘세습’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데, 북한은 끝내 그 길을 택했다.

“북한 권력의 정통성은 김일성 혁명사상과 신화에 근거하고 있다. 의지할 다른 이데올로기가 없다. 그것을 내세우는게 지배 엘리트들의 단합에도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후계구도가 가시화된 뒤, 북한의 대외정책이 달라질까?

“북한은 군사적으로는 이미 강성대국이다. 남은 것은 경제재건, 대미관계 개선 등 외교적 문제 해결이다. 물론 새 지도자가 부상할 때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와 외교에서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강석주를 부수상으로 승격하는 등 대미 외교라인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미국이 11월 중간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접근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 북한에 있는 듯하다. 외교관계에서의 성과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겠나.”

 

-한미일 3국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나?

“북한은 천안함 사건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할 것이다. 북한의 책임을 추궁해온 한국과 미국이 과제를 안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으로선 핵문제에 견주면 천안함 사건은 중요도가 떨어진다.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면, 6자회담이든 4자회담이든 그 길을 갈 것으로 본다.”

 

-김정일 사후에도 북한의 후계체제가 안정될 수 있을까?

“김정은이 모든 권력을 갖는 게 아닌, 그를 상징적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로 갈 것이라고 본다. 불안정할 것이다. 하지만 와해로 갈지, 중국의 지원 아래 불안정 체제가 유지될지는 더 봐야 안다. 권력집중 체제에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면 그를 추종하는 속성이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기사등록 : 2010-09-30 오후 08:57:17 기사수정 : 2010-10-01 오전 09: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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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 ‘군사분야 2인자’ 위상 확보
신설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
‘군 장악’ 기반 마련…중앙위원도 맡아
한겨레 손원제 기자 메일보내기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앞줄 가운데) 주재로 28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들이 단상 위에 앉아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AP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28일 열린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또 이날 공식적으로는 17년 만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선 정치국과 비서국, 당 중앙군사위 성원들을 새로 충원해 당 기구와 조직을 정상화했다.
 

김정은은 인민군을 지휘하고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라 중앙군사위 위원장인 아버지에 이은 군사 분야 2인자의 위상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은 이번에 신설됐다. 김정은은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김 위원장의 후원과 친위 세력의 지원 아래 군권을 장악하고 후계 체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노동당 대표자회에선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에 당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 145명과 후보위원 105명을 선출했다. 또 이들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당 기구를 구성했다. 당 사업과 정책 결정의 조직·지도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엔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리영호 군 총참모장 5명이 선임됐다. 또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17명이 당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당 행정부장 겸임) 등 15명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다.

 

당 집행지도기관인 비서국 비서에는 김기남·최태복 2명이 재임용되고, 최룡해·문경덕·박도춘·김영일·김양건·김평해·태종수·홍석형 8명이 새로 임명됐다. 당 부장에는 김양건(통일전선부장)·김영일(국제부장) 등 11명이 유임되고, 김기남(선전선동부)·김평해(간부부)·주규창(기계공업부) 등 3명이 새로 선임됐다.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선 리영호 총참모장이 부위원장에, 장성택·김영춘(인민무력부장)·김정각(총정치국 제1부국장)·김경옥(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최룡해(비서) 등 16명이 위원에 임명됐다. 리영호 총참모장은 28일 차수로 승진한 데 이어 선임 총참모장인 김영춘을 앞질러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라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인물로 떠올랐다. 비서와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 위원이 된 최룡해와 함께 김정은 후계구도 구축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극렬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중앙위원을 제외한 이날 당직 명단에서 모두 빠졌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기사등록 : 2010-09-29 오후 07:51:31 기사수정 : 2010-09-29 오후 10: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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