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저축률

2011. 3. 8. 11:31lecture

 

저출산·고령화 가속 ‘그늘 짙어가는 한국’
초등생 20년새 32%↓…65살이상 건보지출 30% 넘어
휴대폰 가입자 인구수 추월…인터넷뱅킹 ‘10년새 16배’
한겨레 황보연 기자기자블로그

 

» 초등학교 학생 수/ 건강보험 기준 전체 의료비 가운데 노인의료비 비중
통계청 ‘2010 한국 사회지표’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강보험 의료비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한테 지출한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반면에 저출산 현상의 심화로 지난해 초등학교 학생 수는 1990년에 견줘 32.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전체 의료비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의 의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에 30.5%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1999년만 해도 17.0%에 그쳤지만, 10년 만에 13.5%포인트나 증가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또 국민연금의 가입자 대비 수급자 비율은 1989년 1.3%에서 2009년에 15.0%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1990년 942만8000명에서 지난해 723만6000명으로 20년 동안에 23.2% 감소했다. 특히 초등학생 수의 감소 폭이 32.2%로 가장 컸고 고등학생은 14.1%, 중학생은 13.2%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5076만7000명으로 인구 100명당 103.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만 해도 인구 100명당 57명에 그쳤던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서 우리나라 인구수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1990년의 100명당 0.2명에 견주면 50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인터넷 강국답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000년 387만명에서 2009년에 1635만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런 추이를 반영하듯 인터넷 뱅킹 계좌도 지난해 6666만개로 10년 전의 409만개에 비해 16배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총 범죄 발생건수는 2009년에 216만8000건으로 2008년보다 1% 줄어들었지만, 강력범죄를 포함한 형법범은 99만3000건으로 10.7% 늘어났다. 더욱이 절도, 살인, 강간 등은 1989년에 견줘 각각 갑절 이상 늘어, 좀더 높은 수준의 치안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건수도 1989년 2540건에서 2009년 4356건으로 증가했다.


쌀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동안에 육류 섭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99.6g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200g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돼지고기 소비는 1989년 30.4g에서 2009년 52.3g으로, 닭고기 소비는 같은 기간에 10.1g에서 26.3g으로 늘어났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저축률 뚝 떨어져 2.8% 미국 절반에도 못미쳐
전문가 “소득보다 지출증가율이 더 높은 탓”
한겨레 안선희 기자 메일보내기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이 계속 낮아져 세계 최대 소비국가인 미국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가처분소득에서 저축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저축률 통계가 파악된 20개 회원국의 평균저축률 6.1%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덴마크(-1.2%), 체코(1.3%), 오스트레일리아(2.2%), 일본(2.7%)에 이어 5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때 과소비와 낮은 저축률로 유명했던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저축률이 크게 올라 오이시디 평균 수준으로 올라섰다. 2005년 1.4%, 2006년 2.4%, 2007년 2.1%이었던 미국의 저축률은 2008년 4.1%로 상승했고, 2009년 5.9%, 2010년 5.7%로 5%대 후반을 유지했다. 또 2011년에는 6.0%, 2012년에는 6.1%로 6%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7년과 2008년 각각 2.9%였던 저축률이 2009년 3.6%로 반짝 상승했으나 2010년 2.8%로 다시 떨어지면서 미국보다 더 낮아졌다. 한국의 2012년 저축률도 2.8%로, 일본(3.1%)에 추월당하면서 20개 나라 가운데 네번째로 낮아질 것으로 오이시디는 내다봤다.

 

지난 1975년 7.5%였던 우리나라 저축률은 경제성장과 함께 계속 높아져 1986년(20.4%) 처음으로 20%선을 넘었다. 1987년 24%로 오이시디 국가 가운데 1위에 올랐고 이후 1999년까지 13년간 1위를 지켰다. 사상 최고치는 1988년 25.9%였다. 하지만 2000년부터 줄곧 하락해 카드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02년에는 0.4%로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후 2004년 9.2%까지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어 2007년부터는 2~3%대에서 머물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가계의 소득증가율보다 지출증가율이 더 높은데다, 가계부채까지 많아지면서 저축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국민들이 소비를 대폭 줄이면서 저축률이 올라가고 있는데, 우리는 2009년 일시적으로 소폭 상승했을 뿐 근본추세가 바뀌진 않았다”며 “현재와 같은 소비패턴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되면 저축률 하락세가 반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기사등록 : 2011-03-07 오후 0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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