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대는 ‘안정 대 쇄신’ 두 갈래

2012. 1. 10. 14:48카테고리 없음

 

 

민주통합당 전대는 ‘안정 대 쇄신’ 두 갈래

구혜영 기자 koohy@kyunghyang.com

 

 

ㆍ인물·정책 가르는 ‘핵심 요소’ 부상

‘안정 대 쇄신.’

종반전으로 치닫는 민주통합당 당권 경쟁의 두 갈래 화두다. ‘안정론’은 대세론과, ‘쇄신론’은 교체론과 맥을 같이한다. 여기에 ‘민주당을 점령하라(Occupy)’고 외치며 시민선거인단으로 들어온 유권자들의 불가측성도 선거 판도의 대치 구도를 키우고 있다.

한명숙(68)·이강래(59)·박지원(70) 후보는 안정론에, 이인영(48)·박영선(52)·김부겸(54) 후보는 쇄신론에 서 있다. 문성근(59)·이학영(59) 등 옛 혁신과통합 후보들은 후자에 가까운 편이다. 유권자들이 ‘안정 대 쇄신’을 주도하는 축이라는 데 당내 이견은 없어 보인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선거인단에 수도권, 젊은층이 대거 결집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로고 첫선 민주통합당 원혜영 대표(로고 오른쪽)와 지도부가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당 로고를 처음 선보이고 있다.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뫼비우스의 띠 모양의 로고는 소통과 발전의 뜻을 담고 있다. | 연합뉴스


전당대회의 단골 구도인 안정론과 쇄신론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난히 그 대립각이 커 보인다. 후보와 정책의 차이를 가르는 핵심요소가 된 것이다.

우선 당내 상황에서 따져볼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는 옛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계파 대리전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호남·친노 외에도 시민사회와 한국노총이 결합한 선거는 중층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9일 “2008년 이후 인적쇄신 없이 온 데다, 민주정부 10년의 전통세력과 복지 중심의 새로운 정부를 띄우려 하는 세력이 부딪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쇄신을 요구했던 세력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지역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이후 새로운 정당을 주도할 세력이 없었고, 이 때문에 통합을 이뤘지만 혁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날 이인영·박지원 후보가 MBC 라디오 방송청주 합동연설회에서 설전을 벌인 내용이 안정과 쇄신의 대표적인 대치다. 이 후보는 “새로운 가치로 세상을 바꿔야 하는데 오래된 인물은 안된다”고 선제 공격했다. 박 후보는 “당대표는 경험과 투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통합당 전대는 ‘안정 대 쇄신’ 두 갈래  

모바일 투표 이렇게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9일 당 공보국에서 투표 화면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에 68만여명의 모바일 투표인단 표심이 어느 쪽 손을 들어 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대체로 ‘2040’의 수도권 유권자들이 이들에 속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쇄

신 쪽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명숙 후보가 “대세론은 없다”고 하고, 문성근 후보 등 시민사회 쪽 후보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선거판의 불가측성이 커진 데서 비롯된다.



더구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야권에도 번지고 있다. 구태 이미지가 씌워지면 ‘안풍(안철수 바람)’이 당에 조기 상륙할 가능성마저 높다.

정치적 격변기에 ‘안정 대 쇄신’ 대결은 구도를 넘어 가치 싸움으로 확전되고 있다. 차기 당 지도부는 총선·대선 관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올해 ‘안정 대 쇄신’을 판가름짓는 것은 결국 대선주자들이다. 이렇게 보면 이들을 향한 총선 불출마나 한나라당 강세지역 출마 요구는 사실상 세대교체론에 가깝다.

여야 관계는 ‘안정 대 쇄신’ 대결을 더욱 팽팽하게 한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은 돈봉투 파문이 있긴 하지만 ‘탈MB(이명박 대통령)’를 강화하면서 공천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야당이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구호만 앞세워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자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