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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80 사회가 온다.”
머스크 "AI 상용화돼 인간 20%만 의미 있는 직업"
옥스퍼드대 "2033년 현재 일자리 47% 사라져"
80%엔 기본소득 주며 '가짜직업' 부여할 수도
AI와는 차별화된 인간의 본질, 고민해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우주왕복선 개발 추진 등으로 미래 사회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일론 머스크 CEO [중앙포토]](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2/0391568a-7e64-422d-b6b8-322bff2acbb5.jpg)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우주왕복선 개발 추진 등으로 미래 사회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일론 머스크 CEO [중앙포토]
일자리를 갖지 못할, 그 많은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머스크는 “국가가 주는 기본소득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기술혁신에 따라 사회 전체 생산성이 월등히 높아지면서 20%의 사람만 일해도 나머지 80%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는 이야깁니다.
이미 몇몇 나라에선 기본소득이란 제도로 이런 실험을 하고 나섰죠. 지난해 스위스에선 정부가 매달 300만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가 있었습니다. 국민 다수(76.9%)가 반대해 도입이 무산됐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핀란드는 월 7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올 2월부터 시범 실시하고 있고요.
AI의 활성화로 미래의 인간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노동에서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중앙포토]
물론 억지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줄면 인간은 더욱 자유로워질 겁니다. 그러나 언제나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살아가는 의미의 많은 부분을 ‘직업(job)'에서 찾아 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장래 꿈을 물어보면 대다수가 직업을 답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죠.
인류사에선 로마가 앞서 이런 경험을 했지요. 로마 제국이 확장되면서 식민지로부터 풍성한 재화와 끝없는 노예의 노동력이 로마로 유입됐습니다. 대부분의 로마 시민은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회가 돌아갔지요. 일 대신에 향락과 사치에 몰두하는 일상이 번졌습니다. 로마는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한 채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로마 시대 검투사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한 장면. 드라마에 묘사된 로마는 향락과 사치에 빠진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OCN ]](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2/6aa6a436-542f-43bc-b65f-ad30fd25d950.jpg)
로마 시대 검투사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한 장면. 드라마에 묘사된 로마는 향락과 사치에 빠진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OCN ]
기본소득을 그냥 주지 않고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근로 형태의 직업을 수행하며 살아가도록 한다는 이야깁니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책이 시행된 적 있죠.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정부는 ‘희망근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일정 소득을 보장해줬습니다. 미래의 ‘가짜 직업’은 이보다 더욱 다양해지긴 하겠지만 방식은 비슷합니다.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를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 [중앙포토]](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22/53bec698-97bf-491d-8cf3-fbfb8c286bed.jpg)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를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 [중앙포토]
그럼 미래에 인간은 뭘 해야 할까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I와 경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회를 대비해 인간은 뭘 준비해야 할까요. AI와 차별화 될 수 있는 인간의 본질, 삶의 행복과 목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AI가 할 수 없는 일들, 더욱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것들을 고민하게 될 겁니다. 이런 성찰의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인간 사회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20대 80의 미래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직업'(job)이 아닌 '일‘(work)'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일'에는 AI가 따라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것들이 담겨 있어야겠지요.
여기서 ‘인간 고유의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윤석만의 인간혁명'은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인간 고유의 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주로 이어집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