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멸종' 상태의 암컷 북부흰코뿔소 마지막 수컷 '수단'이 숨져 더는 새끼를 낳을 수 없는 '기능적 멸종' 상태의 암컷 북부 흰코뿔소 난진(오른쪽)과 파투(왼쪽)
검은 코뿔소를 비롯한 멸종위기 포유류들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지구에서 사라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며, 아시아 코끼리도 금세기 이후에도 살아남을 확률이 33%가 안 되는 등 많은 대형 포유류가 멸종위기에처해있다.
뾰족뒤쥐처럼 종이 다양한 경우에는 한 종이 멸종하더라도 진화를 통해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코끼리 코를 가진 라마를 닮은 남미의 '마크라우케니아(Macrauchenia)'처럼 비슷한 종이 없을 때는 멸종과 함께 진화 계보에서 완전히 사라져 생태적 기능도 상실하게 된다.
데이비스 박사는 "약 1만년 전 멸종한 자이언트 나무늘보와 스밀로돈 등과 같은 거대 포유류는 진화상 매우 독특하다"면서 "이들과 비슷한 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멸종은 곧 지구 진화 나무에서 아예 잘려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물 다양성은 나중에 복원하는 것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가 훨씬 더 쉽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포함해 거대동물을 연구해온 오르후스대학의 젠스 크리스티아 스베닝 교수는 "인류는 한때 거대 동물 세계에 살았지만, 이제는 큰 동물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면서 "코뿔소나 코끼리 등과 같은 얼마 남지 않은 거대 동물도 매우 빠르게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