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3. 21:42ㆍlecture
80억번째 태어난 아이, ‘극한지구’에서 어떻게 버텨낼까
등록 :2023-01-03 07:00수정 :2023-01-03 14:36
세계 인구, 11년 만에 70억→80억
아프리카·아시아 일부서만 급증
“문제는 인구 아닌 과소비·불평등”

인류의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어디일까.지난해 11월15일(현지시각), 유엔은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70억 지구’에서 ‘80억 지구’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11년. 10억명 단위로 따져봤을 때 인류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을 “이정표”라고 불렀다. 그는 “수명이 늘어나고 산모와 아동 사망률이 극적으로 떨어질 수 있게 한 보건의 발전”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한편,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한 것은 “지구를 보살펴야 하는 우리들의 책임을 상기시키고, 약속한 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고 덧붙였다.
인구는 늘고 있지만, 인구 증가율은 이미 느려지기 시작했다. 유엔은 80억명이 90억명이 되는 데는 15년, 90억명이 다시 100억명으로 늘어나기까지는 22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유엔의 예측에서 110억명은 도달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희미한’ 경우의 수다. 세계 인구는 2080년대에 104억명으로 정점을 찍고 2100년대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감소할 확률이 높다. 한국을 포함해 선진국들은 이미 저출생·고령화에 접어들었고, 14억명이 사는 중국 역시 올해부터는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더 많은 사람이 살지만 더 적은 사람이 일하게 될 지구에서 결국 문제는 ‘어떻게 모두가 먹고살 것인가’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후변화를 늦추고 한정된 자원을 지금보다 평등하게 나누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먹고사는 문제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것이 다시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기후변화와 팬데믹이다. 지난해는 세계 곳곳에서 극한의 날씨가 관찰됐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파키스탄은 최악의 홍수를 겪었다.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돼 1700여명이 사망했다. 2억3000만 인구 가운데 약 7분의 1인 330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물난리로 거처를 잃은 이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전염병에 내몰렸다. 유럽은 폭염을, 미국은 혹한을 겪었다. 80억번째 아이는 남반구의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과밀화된 도시에서 지금보다 훨씬 길고 더워진 여름을 위태롭게 살아갈지 모른다.어두운 전망은 단순히 자원을 나눠 써야 하는 이들의 수가 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페레스시세라 센터장은 “우리에게 인구는 문제이자 쟁점”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과소비”라고 말했다. 기후과학자인 빌 헤어 역시 “문제는 인구가 아니라 소비의 양상”이라고 말했다.기후변화가 파키스탄에 폭우와 홍수를 불렀지만, 정작 파키스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 배출량의 1%도 되지 않는다. 환경단체 ‘네이처 컨서번시’의 수석 과학자 캐서린 헤이호는 “인구과잉이 기후변화의 주요 문제라는 신화에는 인종차별의 낌새가 있다”며 “전세계의 가난한 절반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7%에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인구가 늘면서 자연에 더 큰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얼마나 소비하는지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소비 행태를 바꾸도록 함으로써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파키스탄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은 지난해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선진국들의 손실과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당사국총회 정상회담 연설에서 “파키스탄은 탄소 배출량이 아주 낮지만, 인류가 만든 재앙의 피해자가 됐다”며 보상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선진국의 경제 개발 과정에서 빨라진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난한 나라들을 향하는 불평등한 구조를 보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난해 정식으로 채택된 ‘손실과 보상’ 의제는 선진국들의 기금 마련 합의로 이어졌지만, 개도국에 대한 ‘지원’ 차원이었을 뿐 ‘보상’을 인정하고 명시하는 데는 실패했다.코로나19의 대유행은 조금 더 직접 생사에 타격을 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2021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약 1490만명이 초과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과, 팬데믹이 없었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이들을 모두 더해서 예상한 수치다.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일관하다 정책 기조를 바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팬데믹이 인구수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나 또 다른 대규모 전염병의 출몰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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