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다르다
볕의 강도는 그대로인데 불어오는 바람은 다르다. 살랑거리며 다가와 더위를 씻어준다. 아침 7시 광화문 거리의 바람이 어제와 다르고, 아침 9시 장충공원 오솔길의 바람이 다르다. 매미는 여름을 떠나보내는 거친 소리를 내지르고, 그 소리는 바뀐 바람을 따라 사방으로 퍼진다. 이렇게 또 계절이 변해간다. 미칠 듯 다가왔던 폭염도 조금씩 자리를 물러나려는가? 이리도 민감한 나의 몸은 사계절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리도 가고 저리도 온다. 이리도 느끼고 저리도 느낀다. 그렇게 묻히고 묻히며 돌고 돌아간다. 그렇게 바람은 어제와 달랐다.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