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3. 17:12ㆍlecture
뉴욕 테러기도 ‘법정공방’ | |
판사 “폭탄에 아이들 죽을 수 있는데…” 테러범 “미국은 무슬림 아이들 걱정했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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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살 샤자드’ 10가지 혐의 모두 인정…종신형 가능성
21일 오후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차량폭탄 테러기도범인 파이살 샤자드(30)의 첫 공판이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죄수복 차림에 머리에는 터번을 쓰고 턱수염을 기른 채 법정에 선 샤자드는 테러 시도, 총기 소지 등 자신의 10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샤자드는 미리암 골드맨 세다바움 판사 앞에서 “10번이고 더 내 죄를 시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샤자드는 자신을 “이슬람 전사”로 칭하며, 세다바움 판사의 질문에 뼈있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폭탄이 터진다면)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걱정하진 않았느냐?”는 물음에 “이건 전쟁이다. 나는 (미국의) 공격에 대해 복수하고 있는 거다. 미국은 무슬림 국가들을 공격할 때 아이들이 죽는 걸 걱정하느냐?”고 맞받았다. 샤자드는 또 “미국인들은 단지 자기 나라 사람들 목숨만 귀한 줄 안다. 미국인들은 세계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세다바움 판사는 이에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일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 아니냐”고 추궁하자, 샤자드는 “사람들은 정부를 선택한다. 우리는 그들도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샤자드는 공판 끝무렵,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지 않은 채 계속 무슬림의 땅을 공격하고 간섭한다면, 우리는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을 100번이고 알리고 싶었다”고 폭탄테러 기도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혔다. 세다바움 판사가 “종신형을 받아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음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담담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샤자드는 지난달 1일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한 대에 폭탄과 가솔린, 프로판가스가 든 통을 실고 차량폭탄테러를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폭탄이 터지지 않은데다, 뉴욕 경찰의 발빠른 대응으로 테러는 미수에 그쳤다. 샤자드는 더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따뜻한 토요일 저녁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탄을 세 부분으로 나눠 차에 싣고, 도로 옆에 주차한 뒤, 퓨즈에 불을 붙이고 폭탄이 터지기를 5분가량 기다렸으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차를 내버려두고 그대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테러기도 이틀 뒤인 지난달 3일 그는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을 떠난 두바이행 비행기 안에서 체포됐다.
샤자드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18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고,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 그는 지난 1월 파키스탄 여행 때 와지리스탄에서 탈레반으로부터 5주 동안 폭발물 훈련을 받은 뒤 지난 2월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폭탄테러를 위해 탈레반으로부터 몇 차례에 걸쳐 모두 1만5000달러 이상을 받았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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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10-06-22 오후 09:0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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