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02_고단한 삶, 19살의 죽음 그리고 80만원, 27만원

2010. 8. 2. 18:56message

 

 

 

 

 

고단한 삶, 19살의 죽음 그리고 80만원, 27만원

 

4대강을 강행하겠다고 하고,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

그 여의도의 풍광 속에서 19살 꽃다운 여성이 죽음을 선택했다. 이태원의 호화로운 패밀리 레스토랑의 아르바이트….

 

고단한 삶, 미래 없는 삶, 상실과 박탈로 점철된 20살의 여름…

그렇게 세상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보고자 했던 젊은 꿈이 사라졌다.

강물에 몸을 던져 힘든 세상과 이별을 했다.

 

월 80만원의 아르바이트 급여, 27만원의 고시방 월세 손에 쥔 돈 53만원

얼마나 많은 것을 하고 싶고, 사고 싶고, 가고 싶었겠는가!

그러나 그저 꾸역꾸역 생계를 버티기도 어려운 53만원

 

매일 보는 단란한 가족들의 값비싼 식사

도란도란 둘러앉아 펼쳐지는 웃음소리

아이들의 밝은 미소, 생일 축하 노래 소리

 

너무나도 다른 세계, 너무나도 다른 일상

호화로운 레스토랑을 벗어나면 나를 기다리는 외로운 고시방

1인 최저생계비 50만 4,344원. 최저생계비만 빼면 4,344원만 손에 덩그러니 남는 매달

 

그에게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희망이란 단어가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우리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여의도는 무어라고 얘기할까?

아니 그들이 이런 현실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그들이 얘기하는 친서민은 무엇일까?

 

맴도는 의문들

무엇이든 바꾸지 않고는 무엇도 얻을 수 없는

이 약육강식의 사회

 

요구하면 짓누르고

소리치면 입을 막고

외치면 잡아 가두는

이 감시사회

 

그래도 법을 지켜야 한다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시민들은 인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야만의 정부

 

그렇게 하나 둘 씩 자신의 몸을 던진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상은 그렇게 지나가 버린다.

 

나도 그렇게 그 일상에 묻혀간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찾을 수도 없는 카테고리 속으로

그리고 낄낄낄 술을 먹고 웃고 떠들고

세상이 어떠니 정치가 어떠니 경제가 어떠니 사회가 개판이라고 떠든다.

이 자화상… 도처에 깔린 군상들…그렇게 세상은 쳇바퀴 돌 듯 돌아간다.

 

1970~80년대 청계천 그 참혹한 일상 속에서도

미싱은 잘도 돌고 돌아갔듯이

그래도 누군가 온 몸을 불태워야

그제야 그들 육신의 고통을 알듯이

지금 우리의 꽃다운 여동생이 강물에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