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절반 이상 “중국이 제1파트너 돼야”

2011. 5. 2. 13:09discourse & issue

 

CEO 절반 이상 “중국이 제1파트너 돼야”
삼성경제연 국내 373명 설문조사 결과…미국은 34%
“위안화 보유 비중 늘리겠다” 63%…달러화 19% 그쳐
발생 가능성 큰 돌발 리스크로 ‘북한 체제변화’ 1순위
한겨레 김재섭 기자 메일보내기

 

 
우리나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우리 정부가 미국보다는 중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들은 또 3명 중 2명꼴로 앞으로 중국 위안화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25~29일 사이 국내 373개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요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협력관계를 키워야 할 나라’를 묻는 질문에 52%가 ‘중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꼽았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반해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우방’으로 받아들여져 온 ‘미국’을 꼽은 응답자는 35.4%였다. ‘일본’과 ‘러시아’라는 응답은 각각 1%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중국 위안화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보는 최고경영자들의 생각도 드러났다. ‘앞으로 보유비중을 우선적으로 늘리고 싶은 화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3.3%가 ‘위안화’(중국)를 꼽았다. 최고 경영자 3명 중 2명꼴로 중국 위안화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달러화’(미국)와 ‘유로화’(유럽)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9.3%와 10.5%에 그쳤다. 이밖에 ‘원화’(한국)와 ‘엔화’(일본)를 꼽은 비율도 각각 5.0%, 1.9%였다. 지난 2007~2008년 사이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고비로 미국 경제가 커다란 타격을 입으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데 반해, 중국 경제가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더욱 뚜렷하게 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경영자들이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보는 배경엔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위험요인에 대한 판단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고경영자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돌발 리스크 중에서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북한의 체제변화’(73.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민주화’(9.7%),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8.3%), ‘미국 달러화 위상 약화’(5.1%), ‘초인플레이션’(2.1%), ‘전쟁’(0.5%) 등의 차례였다. 특히 ‘이 가운데 실제로 발생할 경우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북한의 체제변화’(58.2%)가 가장 많이 꼽혔다.

 

박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본다면, 최고경영자들이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적 차원에서도 한-중 협력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2011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