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1. 13:22ㆍdiscourse & issue
“모임뒤 누구 만났는지 말 않는 게 불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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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10 20:35 | 수정 : 20110711 0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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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자문그룹은 비서실장 출신·원로그룹
대표적 정책그룹 ‘미래연구원’ 회원수 3배로 정계입문부터 함께 해온 보좌진도 신뢰 커
“박근혜 전 대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과연 누구냐.”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와 7·4 전당대회를 통해 한나라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의 주축이 친박근혜계로 재편된 이후 박 전 대표의 입과 귀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당의 주도세력이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교체되면서 박 전 대표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인물들의 의견을 참고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한 회의나 모임 뒤에도 누가 참석해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얘기하지 않는 게 내부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 비서실장 출신과 원로그룹 박 전 대표는 ‘2인자를 두지 않는’ 스타일이다. 주변 측근의 말을 모아 보면 현재 박 전 대표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로는 전당대회에서 2위로 당선된 유승민 최고위원을 비롯한 비서실장 출신과 서병수, 최경환 의원이 손꼽힌다.
유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에게 직설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말을 하는 참모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표에게 꾸준히 현장 민생, 복지 행보를 권해왔다. 친박 주변에선 “유 의원이 무상급식·보육과 감세 정책 철회 등 파격적 민생 정책에 대해 박 전 대표와 교감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박 전 대표가 지난 3월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에 대해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배경엔 유 최고위원과의 논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박 전 대표의 뜻을 전달하고 관철하는 창구 구실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영향력이 큰 만큼 친박계 내부의 견제 움직임도 일부 감지된다. 지난 전대에서 일부 친박계가 유 최고위원 지지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유정복, 이성헌 의원도 여전히 박 전 대표와 활발한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박 전 대표도 부담 없이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병수, 최경환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수시로 의견을 묻고 소통하는 인물이다. 한 친박 참모는 “두 사람은 박 전 대표가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과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공식 대외 창구 구실을 한다. ‘검증된 충성도’를 지닌 두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읽어내는 사람들로 평가된다. 이들과 함께 박 전 대표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그룹으로는 김용환, 김기춘, 김용갑 전 의원 등 보수성이 강한 국회의원 출신 원로들이 꼽힌다. 과거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 당시 박 전 대표가 ‘고수’ 쪽으로 의견을 굳히는 데도 이들의 의견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한 친박 의원은 “원로 그룹의 말은 박 전 대표가 귀담아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어느 한쪽에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영향력을 계량화하거나 서열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이 있다. 한 참모는 “박 전 대표는 어떤 현안이 생기면 전문가들을 불러 의견을 듣고 자신이 결정하는 스타일이지 특정인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표는 특정인에게 지나치게 힘이 쏠리는 것은 경계하고 삼간다”고 말했다.
■ 정책 분야 원·내외 지원 그룹 정책과 관련해 박 전 대표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그룹은 올 초 공개된 미래연구원이 대표적이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와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이한구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발기인 대회 때보다 회원이 3배 이상 늘어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종범 교수와 안상훈, 최성재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박 전 대표가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조언을 하는 등 복지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꼽힌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100여쪽이 넘는 자료집을 공부 모임 전에 꼼꼼히 챙겨 읽고 나올 정도로 예·복습이 철저한 모범생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연구원은 자문 그룹 가운데 드러난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가 있다. 경제 분야만 해도 미래연구원 외에 김종인 전 의원, 이한구 의원, 유승민 최고위원 등이 따로 가동하는 팀이 있다. 이혜훈 의원도 경제 분야에 관해 의견을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이른바 ‘신진’ 초선 의원들도 박 전 대표에게 현안에 관한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선진사회포럼 운영위원들인 현기환, 조원진, 이진복, 김옥이, 김태원 의원 등은 매달 두 차례가량 모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 이 모임이 꾸려진 취지”라며 “박 전 대표도 한 달에 한 차례 정도는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경선 캠프 원로, 측근 보좌그룹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캠프 주축을 이뤘던 인사들과도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경선대책 본부장 출신인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와 고문 출신인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다. 박 전 대표는 경선이 불리한 상황인데도 이들이 캠프에 투신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안봉근 수행부장 등 박 전 대표가 1998년 정계에 입문한 뒤부터 그를 보좌하고 있는 의원회관 보좌진들은 박 전 대표의 생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평가된다. 이들은 각자 담당 정책을 맡아 ‘소리 없는’ 보좌를 해왔다. 박 전 대표가 실제로 가장 신뢰하고 가장 의견을 존중하는 실무진들은 바로 보좌진들이라는 얘기도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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