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와 ‘기타’…30대 재벌도 양극화 가속

2013. 4. 2. 13:52lecture

 

‘빅4’와 ‘기타’…30대 재벌도 양극화 가속

 

등록 : 2013.04.01 20:20 수정 : 2013.04.01 21:28

 

 

자산 5조 이상 기업집단 62곳 지정
4대그룹 자산·매출·이익 비중 ‘껑충’
경기 둔화 등 영향 계열사 수 감소
재무건전성 좋아지고 수익성 악화

재벌들의 계열사 수가 경기둔화와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지난해 감소했다. 또 삼성·현대차 등 4대 재벌이 30대 재벌의 자산·매출액·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재벌 간에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62개 기업집단을 2013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매년 4월 신규 지정하는 기업집단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며,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각종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올해 지정된 기업집단 62개는 지난해보다 1개 적은 것이다. 지난해 기업집단에서 대한전선, 유진, 한국석유공사가 자산기준 미달로 제외되고, 대신 한솔과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포함됐다. 2009년 4월 현행 지정기준(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 정해진 이후 기업집단 수가 감소하기는 처음이다.

 

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도 1768개로, 전년 대비 63개가 감소했다. 계열사 수 감소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로, 전년의 29.1개에 비해 0.6개가 줄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계열사 수 감소는 경기둔화와 경제민주화 영향으로 합병 등 구조개편과 비핵심사업 정리 등이 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집단별 계열사 감소는 포스코가 18개로 가장 많고, 다음은 에스케이(SK) 13개, 농협 7개, 삼성 5개, 에스티엑스(STX) 5개의 순서다. 포스코는 계열사 12곳을 합병하고, 포스브로(유무선사업) 등 비주력사 9곳을 정리했다. 에스케이는 계열사 11곳을 합병하고, 더블유에스통상 등 비주력사 6곳을 정리했다.

 

30대 민간 기업집단(재벌) 중에서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LG) 등 4대 재벌이 차지하는 자산총액, 매출액, 당기순이익 비중이 계속 높아져 재벌 간 ‘성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2008년 말 이후 4대 재벌의 자산총액 비중은 49.6%에서 55.3%로, 매출액 비중은 49.6%에서 53.2%로, 당기순이익 비중은 70.5%에서 79.8%로 각각 높아졌다.

 

4대 재벌의 부채비율은 67%로, 5~10위 그룹의 96.5%, 11~30위 그룹의 141.9%보다 훨씬 양호했다. 특히 삼성은 자산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자산총액, 매출,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고, 부채비율은 최저를 기록했다.

 

신 국장은 “지난 4년간 자산 기준 상위 8대 민간 기업집단을 보면 구성 그룹은 변화가 없고, 순위만 극히 일부 변했다”며 ‘상위 재벌의 고착화’를 지적했다.

 

기업집단 전체로는 지난해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지만,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다. 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은 지난해 말 현재 108.6%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집단은 한진, 현대, 한국지엠(GM), 금호아시아나, 동부, 에스티엑스, 교보, 대우조선해양, 동양, 홈플러스, 웅진 등 구조조정 대상이 다수 포함돼 있다.

 

기업집단의 평균 매출은 2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원(6.9%) 증가했다. 기업집단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9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억원(-6.1%)이 감소했다. 삼성이 26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현대차 12조7000억원, 에스케이 3조8000억원, 포스코 3조4000억원, 엘지 2조4000억원 등의 순서다. 당기순이익이 많이 감소한 기업집단은 웅진(-3조2000억원), 신세계(-3조1000억원), 에스케이(-2조6000억원), 현대중공업(-1조7000억원) 등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등록 : 2013.04.01 20:12 수정 : 2013.04.01 22:23

삼성그룹 44조3천억으로 전년보다 33.3% 늘어
자산 쌓아두면서 배당률은 선진국 기업 못미쳐

삼성과 현대자동차, 지에스(GS)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1년 사이 10~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금을 벌어다준 주력 계열사의 배당 수익률은 다른 나라 기업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일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순위 10대 그룹 소속 83개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삼성과 현대차, 지에스 등 3개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케이(SK)를 비롯해 엘지(LG), 포스코, 롯데, 한진, 한화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줄었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비롯해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단기 금융상품, 금융기관 단기 예치금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산이다.

 

삼성그룹이 현금성 자산(44조3000억원)을 11조1000억원(33.3%)이나 불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현금성 자산(37조4000억원)을 10조5000억원 더 늘린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34조5000억원을 보유해 전년보다 7조원(25.4%) 늘렸다. 국외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현금성 자산을 늘린 영향이 컸다. 이로써 삼성, 현대차 두 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0대 그룹 전체의 63.7%(78조8000억원)를 차지했다. 지에스그룹은 10.9% 늘어난 2조9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주요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면서도 배당 수익률은 다른 나라 기업보다 크게 낮았다. 최근 신영증권 상품기획팀이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지난해 배당 수익률을 조사했더니, 삼성전자는 0.53%로 일본 도시바(1.68%)의 3분의 1 수준이고, 현대차(0.85%)는 일본 도요타(1.24%)의 70%에 못미쳤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