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시대의 문명 : ‘석과불식’을 기대하며

2023. 5. 28. 13:45sensitivity

5월이 끝나가고 있고,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6월에 접어든다. 시간은 언제나 변함없이 전진하는데, 그 공간을 휘도는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인간은 인간의 문명이 만든 기후 위기로 인간이 고통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기후 위기는 인간이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삶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소비사회의 욕망과 향유가 후속세대의 고통과 위협으로 나타나는 악순환 문명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가 우리를 멸()하는 시점을 언젠가 목도(目睹)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문명 변화는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그야말로 절박함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의미를 해석한 글이 생각난다. 이 절망의 시대, 어느 곳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은 지속되면서 전술핵이 이동하고 있다. 후쿠시마의 오염수는 생명의 존중과 무관하게 자본의 논리에 의해 투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와 확률의 숫자로 접근하는 것은 절망적이다. 전체로 보면, 확률의 문제이지만 그것이 침투한 한 사람에게는 절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언어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희망의 언어는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과일은 먹지 않고 땅에 심는다)‘이다. 주역(周易)의 효사(爻辭)에 있는 말이다. 적어도 내게는 절망을 희망으로 일구어 내는 보석 같은 금언이다. 석과불식의 뜻은 석과는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석과는 가지 끝에 남아 있는 최후의 씨 과실이다. 초겨울 삭풍 속의 씨과실은 역경과 고난의 상징이다. 고난과 역경에 대한 희망의 언어가 바로 석과불식이다. 씨과실을 먹지 않고(不食) 땅에 심는 것이다. 땅에 심어 새싹으로 키워내고 다시 나무로, 숲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이것은 절망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길어 올린 옛사람들의 오래된 지혜이고 의지이다. 그런 점에서 석과불식은 단지 한 알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에 관한 철학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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