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 시민’ 한 학기 강의를 마치며 “고맙다. 당신들이”

2023. 12. 20. 09:39everyday photo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 시민’ 한 학기 강의를 마치며 “고맙다. 당신들이”

 

한 학기가 또 지나갑니다. 여름이 저무는 어느 때쯤 만나 강의를 시작하고, 낯섦이 조금 사라질 만하면 추석 연휴여서 보름 남짓 다시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10월이 넘어야 어색함이 사라지고 그렇게 조금 지나면 중간시험입니다. 정들면 헤어진다고, 정들었다 싶으면 어느새 기말시험이 다가와 버립니다. 16주의 강의, 16번의 만남이 끝나면 어쩌면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만남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지막 강의와 기말시험은 언제나 코끝이 찡하고 뭔가 모를 허전함과 미안함이 엄습합니다. 어제 기말시험이 끝났습니다. 모두 떠난 강의실은 허전한 공기만 흐릅니다. 뭔가 먹먹함도 밀려오곤 합니다. 그렇게 대학은 순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떠나보냅니다.
 
무엇인가를 스승과 선배로부터 배워서 그것을 후학에게 가르치는 이 순환의 고리는 문명을 만들어낸 중요한 방법이었습니다. 언제나 수업방식, 강의 방법은 논쟁의 대상이었고,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대학이라는 구조, 학교의 문화, 국가의 정책, 교육부의 지침, 시대적 상황, 학문의 변화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구성되면서 강의실에서 16주간 학습이 진행됩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젊은 친구들은 잘 해내곤 합니다. 가끔 기대보다 못한 친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친구는 기대한 것만큼, 기대한 것 이상으로 새로움을 보여줍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청년들의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청년에 대한 이런저런 질타와 오해가 많습니다. 이 시대 청춘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노력하고, 토론하고, 거기에 알바까지 해냅니다. 충분히 치열한 친구들에게 칭찬이 필요합니다. 이 치열한 경쟁을 만들어낸 기성세대들이 반성할 일입니다. 경쟁 판을 만들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이들을 채근하는 것이 기성세대들의 모습이라면 그것을 고치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진정 이제 우리 기성세대가 반성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거울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을 뒤돌아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