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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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제주
4월 우리의 광기를 확인하며 화들짝 놀라길 수십회, 그런 시간이 흘러도 그 슬픔을 담아낼 그릇을 찾지 못했다. 고립된 대지에 퍼진 공포... 극단의 고통 앞에 생존의 울부짖음은 무의미한 탁성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인간을 인간으로 대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인지 ..
2018.04.15 -
뒷모습
어떤 슬픔도 무뎌진다. 눈물도 다 말라버린다. 세월은 감정을 그렇게 잊게 한다. 어떤 기쁨도 무뎌진다. 웃음도 스미고 나면 사라진다. 시간은 그렇게 감정을 앗아간다. 걷다 보면 다 만나는 감정이지만 누구를 계속 사랑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어렵다. 뇌 속을 맴돌던 희망의 덩어리들..
2017.11.25 -
천번
천 번 천 번을 울어야 오는 새벽이라면 오지 마라. 그 새벽을 담기 위해 흘려야 할 눈물을 그 새벽은 담아낼 수 없다. 천 번을 흐느껴야 느끼는 행복이라면 오지 마라. 그 행복을 담기 위해 아려야 했던 그 절망을 그 행복은 담아낼 수 없다. 천 번을 내리쳐야 깨질 세상이라면 오지 마라. ..
2017.05.08 -
천일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새벽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석모도 선착장...연육교가 놓이고 이곳은 사람의 흔적이 사라졌다. 문 닫힌 매표소와 매점 앞 찬바람만 반겨준다. 비린내 풍기는 바다 냄새와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겹쳐진 역겨운 냄새는 이곳이 이미 사람들이 버려버린 공간이라는 것을 또렷이 알려준다. 그 많은 ..
2017.01.12 -
슬픔과 섞인 비가 내린 어느 가을날
가을을 또 보낸다. 봄에 피는 꽃은 그 푸르른 생명력과 향기로 세상을 수놓는다. 가을에 떨어진 생명없는 낙엽도 색바란 세월의 흔적으로 멋을 더하고 자신의 향이 아니라 세상의 향기와 뒤섞여 사뿐히 내려 앉는다. 그리고 세상을 덮어 겨울을 견디게 하고 또 다른 봄을 위해 모든 것을 ..
2015.11.15 -
사이코패스와 세월호의 아픔
건강하지 않은 사회에선 '사이코패스'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 같다. '사이코패스'는 "일차감정에 속하는 남의 고통도 공감하지 못하고, 이차감정에 속하는 사랑, 정의감, 공분도 공감하지 못한다.…사이코패스는 지성이나 이성 면에서 보통사람과 똑같을 뿐만 아니라, 때로 더 뛰어나..
201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