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3. 19:06ㆍsensitivity
지친 사람들과 함께
- 절망의 공간에서 희망을 얘기한다고 그것이 무엇이 위안이겠는가? -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여, 무엇이 당신들에게 위안이겠는가! 돌아보면 절망이며 몰골뿐인 기억을 되새기다 말 것을
그렇게 지나온 기억의 골목길마다 큰 가슴으로 안아주는 풍광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마저도 송두리째 가져가버리려 하니 말이야
가난한 사람들의 절망의 소리를 들어보라고 애걸하면 무엇하겠는가!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치부해버리는 세상을 말이야
그래도 외치고 울고 절규하며 난장이라도 부려야 내 가슴을 쓸어낼 수 있을 것 아닌가? 되물어도 대답없는 질문들 ...
위안을 만들 수 없는 절망의 공간에서 희망의 찬가는 그저 죽은 자를 위안하는 진혼곡일 뿐일테니 말이야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아 모아 뚜벅뚜벅 걷자고 밖에는 말이야
그렇게 걸어가다 보면 내 옆 동무의 입술도, 코도, 눈도, 지친 어깨도, 힘든 발걸음도 보일테지
그리고 그 마음도 보일테지
가뭇가뭇 희망을 찾아가는 길에 옆 동무와 함께 부르는 희망의 노래가 발걸음을 가볍게 하겠지
아마도 그 길이 천 길이 되고 만 길이 되고 그래서 내 것이 되는 곳을 열겠지
우리는 그렇게 위안하며 호기를 부리곤 했던 것 같으이 동무,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온 것 같으이 동무
이제 돌아보자고 내가 걸어온 시간의 기억들이 나를 제대로 돌아본 것인지 말일세
세상을 바꾸겠다는 호기 속에 우리의 성찰이 있었는지 말일세, 아마 그것이 없었을 게야. 그러니 몰골이겠지.
절망의 공간에 희망을 얘기한다고 그것이 무엇이 위안이겠는가 동무
그래도 지치지 말자고, 그 동무들이 너무 많으니 말이야. 그것마저 잊어버리면 갈 곳이 없으니 말이야
* 그래야 동무야,신경림 선생님의 가난한 사랑노래를 들어보자고...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거야 아마도...
가난한 사랑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혜어져 돌아오는 길에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리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 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을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copyright(c) All right reserved by humanpark.com(프라하 유대인 마을의 쓸쓸한 풍광)
유대인 마을의 쓸쓸한 풍광들, 낡아버린 벤치와 세월을 모두 머금은 듯 서 있는 건물을...어쩌면 21세기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슬프지만 시작해야 할 공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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