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여론조사
2011. 11. 21. 16:28ㆍa survey of public opinion
- 민주당 대의원 35.3%, "안철수 당 가겠다"
- 시사저널
- 감명국 기자
- 입력 2011.11.21 14:05
- 수정 2011.11.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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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태풍'으로 인한 재난 지역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될 것이다."
지난 9월 갑자기 불어닥친 '안풍(安風)'으로 인해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는 등 한나라당이 직격탄을 맞았을 때 한 정치평론가는 오히려 최대 피해자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구로 분출되었고, 이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의 전망은 하나씩 맞아들어가고 있다.
우선 10월3일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원한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에게 패해, 제1 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도 내지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대세론이 흔들린다던 박근혜 전한나라당 대표의 대권 지지율은 정작 큰 변동이 없는데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그 전까지 야권의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혁신과 통합공동 상임대표 또한 지지율 하락과 함께 2위로 밀려났다.
그리고 또 하나. 세 번째 현상이 이번에 < 시사저널 > 이 실시한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의원 10명 중에 3~4명꼴로 "만약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것이다. 민주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사 결과이다.
시사저널 > 은 11월15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민주당 대의원 1천99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1만3천여 명의 대의원 명부에서 지역 할당에 의해 추출했고, 95% 신뢰 수준에오차 범위는 ±3.0%포인트이다.
이번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은 민주당 내부에 이미 깊숙이 파고든 '안철수 현상'에 대한 공포감이었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6.2%가 '참여할 의향이 없다'라고 답했다. 반면 35.3%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나머지 18.5%는 답변을 유보했다. 즉 '안철수 신당'이 뜨면 전체 대의원 중 과반이 넘는 53.8%가 움직이거나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이같은 조사 결과를 전해 듣고 "충격적이다"라며 짧게 신음했다. '안풍'이 민주당의 지붕은 물론, 지붕을 떠받치는 근간인 서까래까지 허물어뜨리고있다는것이다.
야권 대선 후보로는 손학규 대표 최다 지지
지역별로 보면, 부산을 비롯한 인천·대전·울산 등 대도시에서는 오히려 '(참여 의사가) 있다'가 '(참여 의사가) 없다'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원장의 고향인 부산의 경우 47.5% 대 32.8%로 '있다'가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 눈에 띈다. 서울은 34.0% 대43.8%로 전체 비율과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철희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5.3%는 상당히 높게 나타난 수치이다. 그렇다면 결국 지금 벌이고 있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통합 논의만으로도 안 된다는 얘기이다. 안철수 원장이 빠진 통합은 큰 의미가 없다는 대의원들의 뜻이 반영된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것은 야권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민주당 대의원들조차도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절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대의원들중에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들도 이미 안철수 바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인된 것이다. 전에는 야권 단일 후보로만 가도 어느 정도 승리의 보증 수표가 되었는데, 이제는 안철수가 있는 한 야권 단일 후보로도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는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 대의원들 중 가장 많은 이가 손학규 당 대표를 꼽았다. 하지만, 그 지지율은 32.1%에 불과했다. 자기 당의 유력 대권 주자에 대한 대의원들의 지지율 치고는 다소 미약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 3위의 경쟁자들이 모두 당 외부인사들이라는 점이다. 2위인 안철수 원장은 22.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3위인 문재인대표는 11.6%였다. 그 밖에 4위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9.7%), 5위가 김두관 경남도지사(6.6%), 6위가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4.2%)으로 각각 나타났다.
안철수·문재인, 2~3위…김두관4위
손대표가 비록 1위를 차지했지만, 당 외부인사들인 안원장과 문대표의 지지율을 합치면 34.3%로 오히려 손대표를 앞선다. 또 한 민주당의 '빅3'로 불리는 손대표와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46.0%의 수치 역시 당 외부 인사들인 안원장, 문대표, 김두관 지사의 지지율을 합친 40.9%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부산, 인천, 울산, 충남, 경남 등에서는 안원장이 손대표를 오히려 앞서고 있고, 충북은 동수로 나왔다. PK(부산·경남)와 충청권에서 손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의 절대 약세가 입증된 셈이다. 더군다나 부산·경남에서는 당 외부 인사들에 모두 밀려 손대표는 4위로 나타났다.
< 시사저널 > 은 지난해 9월에도 민주당 대의원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손대표가 야권 대권 후보 지지율에서 43.5%로 1위였고, 정동영 최고위원(30.9%)이 2위, 정세균 최고위원(17.8%)이 3위였다. '빅3'를 합친 지지율은 92.2%로 압도적이었다. 1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와 함께 시련이 민주당에 닥친 셈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통합 전대'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대권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이다. 역시 손대표가 32.9%로 1위이지만, 2위를 차지한 안원장(25.1%)과의 격차는 7.8%포인트 차로 좁혀진다. 3위와 4위는 문대표(14.0%)와 김지사(7.8%)로 당 밖의 인사들이 민주당 중견 인사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을 모두 제쳤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교수는 "민주당 대의원들이 '반드시 우리 당후보가 대권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여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있는 후보가 누구냐'에 더 관심이 쏠려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대의원들사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위해 안철수 원장이 통합 야당에 함께해야하는 것이 지상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하지만 대다수 정치평론가는 안원장이 통합 야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율 교수는 "통합 야당인 신당에 민주당이 포함된다면, 기존 정치와 차별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안원장측이 내세우는 '새 정치'의 명분이 약해진다"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실장 또한 "안원장이 통합 야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년 4월총선 전은 절대 아닐 것이다. 만약 총선 전에 함께한다면 그의 지지층은 오히려 반감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반면 이철희 부원장은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안원장이 들어오기 어렵다. 따라서 통합 야당측에서 '이렇게 이렇게 할 테니 함께하자'는 매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안원장의 입장에서도 기왕의 정당을 확 바꾼다는 전제하에서라면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과연 안원장이 내년 12월 대선출마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까.
안원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대다수 정치 전문가는 이 시나리오를 매우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교수는 "안원장은 '박원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통합 야당의 대선 후보와 안원장이 최종 경선을 통해서 범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는 카드가 그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김민전 교수 역시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박원순 시장 지지자들은 대개 민주당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안원장이 굳이 통합 야당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야권 후보들 가운데 가장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면, 야권 단일 후보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실장도 "결국 내년 대선이 한나라당 대비(非)한나라당 구도로 가게 된다면, 안원장은 자신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느냐, 아니면 또 한 번의 '통 큰' 양보를 하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이 보는 '안철수 신당' 가능성
이에 반해 이철희 부원장은 "안원장이 '제2의 박원순'이 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양보할 수 있지만, 대권은 절대 양보가 불가능한 자리이다. 만약 야권이 통합되어서 통합 야당이 출범했는데, 그런 정당이 대권후보조차 못 낸다는 것이 상상할 수 있는 일인가. 그것은 곧 당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당원들과 의원들이 모두 안원장 밑으로 들어가지, 남아 있겠나.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통합 신당이나 다름없다"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치는 생물이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당장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의 '안철수 대망론'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정치평론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바로미터가 내년 4월 총선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전망이 거의 일치한다.
이부원장은 "만약 내년 총선에서 통합 야당이 이기면 대선 구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손대표나 문대표 둘 중의 한 명이 치고 올라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두관 지사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안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총선에 관여할 것이다. 총선 없이 대선에 절대 무임 승차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신당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안철수 신당도 부담은 있을 것이다. 기껏 흩어진 야권 세력을 하나로 통합했는데, 또 새로운 정당을 창당 한다면 분열 세력이라는 비판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교수는 "안철수 신당이 뜨더라도 거기에 안원장이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그를 지지하는 주변 세력이 주도해나가고 안원장은 지지 의사만 표현하는 일종의 '친박연대'와 같은 형태를 띠는 이른바 '친안연대'로 뜰 가능성도 크다"라고 전망했다.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kha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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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갑자기 불어닥친 '안풍(安風)'으로 인해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는 등 한나라당이 직격탄을 맞았을 때 한 정치평론가는 오히려 최대 피해자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구로 분출되었고, 이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의 전망은 하나씩 맞아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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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유장훈 |
그리고 또 하나. 세 번째 현상이 이번에 < 시사저널 > 이 실시한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의원 10명 중에 3~4명꼴로 "만약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것이다. 민주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사 결과이다.
시사저널 > 은 11월15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민주당 대의원 1천99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1만3천여 명의 대의원 명부에서 지역 할당에 의해 추출했고, 95% 신뢰 수준에오차 범위는 ±3.0%포인트이다.
이번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은 민주당 내부에 이미 깊숙이 파고든 '안철수 현상'에 대한 공포감이었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6.2%가 '참여할 의향이 없다'라고 답했다. 반면 35.3%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나머지 18.5%는 답변을 유보했다. 즉 '안철수 신당'이 뜨면 전체 대의원 중 과반이 넘는 53.8%가 움직이거나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이같은 조사 결과를 전해 듣고 "충격적이다"라며 짧게 신음했다. '안풍'이 민주당의 지붕은 물론, 지붕을 떠받치는 근간인 서까래까지 허물어뜨리고있다는것이다.
야권 대선 후보로는 손학규 대표 최다 지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철희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5.3%는 상당히 높게 나타난 수치이다. 그렇다면 결국 지금 벌이고 있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통합 논의만으로도 안 된다는 얘기이다. 안철수 원장이 빠진 통합은 큰 의미가 없다는 대의원들의 뜻이 반영된 셈이다"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것은 야권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민주당 대의원들조차도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절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대의원들중에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들도 이미 안철수 바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인된 것이다. 전에는 야권 단일 후보로만 가도 어느 정도 승리의 보증 수표가 되었는데, 이제는 안철수가 있는 한 야권 단일 후보로도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는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 대의원들 중 가장 많은 이가 손학규 당 대표를 꼽았다. 하지만, 그 지지율은 32.1%에 불과했다. 자기 당의 유력 대권 주자에 대한 대의원들의 지지율 치고는 다소 미약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 3위의 경쟁자들이 모두 당 외부인사들이라는 점이다. 2위인 안철수 원장은 22.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3위인 문재인대표는 11.6%였다. 그 밖에 4위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9.7%), 5위가 김두관 경남도지사(6.6%), 6위가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4.2%)으로 각각 나타났다.
안철수·문재인, 2~3위…김두관4위
손대표가 비록 1위를 차지했지만, 당 외부인사들인 안원장과 문대표의 지지율을 합치면 34.3%로 오히려 손대표를 앞선다. 또 한 민주당의 '빅3'로 불리는 손대표와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46.0%의 수치 역시 당 외부 인사들인 안원장, 문대표, 김두관 지사의 지지율을 합친 40.9%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부산, 인천, 울산, 충남, 경남 등에서는 안원장이 손대표를 오히려 앞서고 있고, 충북은 동수로 나왔다. PK(부산·경남)와 충청권에서 손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의 절대 약세가 입증된 셈이다. 더군다나 부산·경남에서는 당 외부 인사들에 모두 밀려 손대표는 4위로 나타났다.
< 시사저널 > 은 지난해 9월에도 민주당 대의원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에는 손대표가 야권 대권 후보 지지율에서 43.5%로 1위였고, 정동영 최고위원(30.9%)이 2위, 정세균 최고위원(17.8%)이 3위였다. '빅3'를 합친 지지율은 92.2%로 압도적이었다. 1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와 함께 시련이 민주당에 닥친 셈이다.
김두관 지사·손학규 대표·문재인 대표·정동영 최고위원 등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들이 11월1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민주 진보 통합 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 준비 모임을 가졌다. ⓒ연합뉴스 |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교수는 "민주당 대의원들이 '반드시 우리 당후보가 대권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여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있는 후보가 누구냐'에 더 관심이 쏠려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대의원들사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위해 안철수 원장이 통합 야당에 함께해야하는 것이 지상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하지만 대다수 정치평론가는 안원장이 통합 야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율 교수는 "통합 야당인 신당에 민주당이 포함된다면, 기존 정치와 차별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안원장측이 내세우는 '새 정치'의 명분이 약해진다"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실장 또한 "안원장이 통합 야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년 4월총선 전은 절대 아닐 것이다. 만약 총선 전에 함께한다면 그의 지지층은 오히려 반감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반면 이철희 부원장은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안원장이 들어오기 어렵다. 따라서 통합 야당측에서 '이렇게 이렇게 할 테니 함께하자'는 매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안원장의 입장에서도 기왕의 정당을 확 바꾼다는 전제하에서라면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과연 안원장이 내년 12월 대선출마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까.
안원장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대다수 정치 전문가는 이 시나리오를 매우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교수는 "안원장은 '박원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통합 야당의 대선 후보와 안원장이 최종 경선을 통해서 범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는 카드가 그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김민전 교수 역시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박원순 시장 지지자들은 대개 민주당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안원장이 굳이 통합 야당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야권 후보들 가운데 가장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면, 야권 단일 후보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실장도 "결국 내년 대선이 한나라당 대비(非)한나라당 구도로 가게 된다면, 안원장은 자신이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서느냐, 아니면 또 한 번의 '통 큰' 양보를 하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이 보는 '안철수 신당' 가능성
이에 반해 이철희 부원장은 "안원장이 '제2의 박원순'이 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양보할 수 있지만, 대권은 절대 양보가 불가능한 자리이다. 만약 야권이 통합되어서 통합 야당이 출범했는데, 그런 정당이 대권후보조차 못 낸다는 것이 상상할 수 있는 일인가. 그것은 곧 당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당원들과 의원들이 모두 안원장 밑으로 들어가지, 남아 있겠나.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통합 신당이나 다름없다"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치는 생물이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당장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의 '안철수 대망론'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정치평론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바로미터가 내년 4월 총선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전망이 거의 일치한다.
이부원장은 "만약 내년 총선에서 통합 야당이 이기면 대선 구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손대표나 문대표 둘 중의 한 명이 치고 올라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두관 지사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안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총선에 관여할 것이다. 총선 없이 대선에 절대 무임 승차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신당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안철수 신당도 부담은 있을 것이다. 기껏 흩어진 야권 세력을 하나로 통합했는데, 또 새로운 정당을 창당 한다면 분열 세력이라는 비판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교수는 "안철수 신당이 뜨더라도 거기에 안원장이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그를 지지하는 주변 세력이 주도해나가고 안원장은 지지 의사만 표현하는 일종의 '친박연대'와 같은 형태를 띠는 이른바 '친안연대'로 뜰 가능성도 크다"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대의원들이 전망하는여권 맞상대는? 이는 < 시사저널 > 이 지난해 9월 민주당 대의원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엇비슷하다. 당시에도 민주당 대의원들 중 58.6%가 박 전 대표를 지목하며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내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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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전당대회 지지한다” 50%
- 시사저널
- 감명국·안성모 기자
- 입력 2011.11.21 14:05
- 수정 2011.11.21 14:05
민주당의 명운이 기로에 섰다. 야권 통합의 시금석이 될 12월 전당대회를 놓고 '통합 전대파'와 '단독 전대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끄는 통합 전대파는 오는 12월17일 '혁신과 통합'을 비롯한 다양한 세력이 참여하는 통합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야권 통합 연석회의 개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의원 등 단독 전대파는 오는 11월27일까지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단독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설 태세이다.
그동안 단독 전대파에서는 "대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조기 전당대회도 개최할 수 있다"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전국의 대의원 1만3천여 명 중에서 3분의 1인 4천여 명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한 일이다. 통합 전대파는 "짧은 시간 내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이다. 당내 통합 세력에 대한 일종의 압박용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단독 전대파에서는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대의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단독 전대파의 한 핵심인사는 "이미 필요한 대의원 서명을 거의 다 받아놓은 상태이다. 오는 12월11일 전당대회를 열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단독전대'는10.2%만지지
결국 대의원들이 키를 쥔 모양새가 되었다. 대의원의 '당심(黨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에 따라 통합 전대파와 단독 전대파의 명분 싸움에 대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양측 모두 "대의원들의 의사는 우리 쪽에 기울어져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시사저널 > 은 11월15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민주당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민주당 대의원 명부에 의한 지역 할당 추출 방식으로, 1천99명이 ARS 여론조사에 응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는 ±3.0%포인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결정한 12월17일의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 아니면 민주당의 단독 전당대회 이후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민주당만의 단독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의원의 과반수인 50.0%가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한다'라고 응답했다. '단독 전당대회 이후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을 지지한다'라는 응답이 37.0%, '민주당만의 단독 전당대회를 지지한다'라는 응답은 10.2%로 각각 나타났다. 즉 '통합 전대파'를 지지하는 대의원과 '단독 전대파'를 지지하는 대의원이 50.0% 대 47.2%로 갈린 것이다. 오차 범위내이기는 하지만, 통합 전대파 지지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나며 과반수를 차지한 이번 결과는 상당히 주목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는 "당의 존재감이 약하니까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에 대의원들은 단독 전대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이처럼 통합 전대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미 큰 흐름은 통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대의원들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핵심 전략가로 통하는 한 인사는 "기존의 대의원 성향으로 보았을 때 통합 전당대회에 대한 지지 응답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그만큼 통합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야권 통합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면, 이제는 통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대의원의 절반이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했다면, 당원 여론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통합되면집권가능" 80.2%
역시 호남과 비호남의 지역별 차이는 뚜렷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예상대로 단독 전대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다. 광주의 경우 39.7% 대 57.1%였고, 전남 역시 26.4%대 70.9%로 각각 단독 전대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반면 전북은 53.1% 대 42.2%로통합 전대파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이 통합 전대파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대의원들의 당심은 우리 편이다"라고 자신하며 대의원 서명 운동에 나섰던 단독 전대파는 명분에서 다소 궁색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12월17일 통합전대' 추진이 큰 흐름을 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록 대의원들의 의견이 통합 전대쪽에 더 높게 나왔다 하더라도 당내에서 기득권을 지닌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은 단독 전대에 대한 고집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이들이 주도하는 당내 여론은 목소리의 강도가 다르다.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결부되어 있어서 기득권을 양보하기 쉽지 않은 것이 정치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12월17일 통합 전대는 어렵다고 본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해구 교수 역시 "대의원들 중 공천에 대한 이해관계가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통합 전대를 찬성한 반면, 공천에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들은 다르다"라고 밝혔다.
좀 더 큰 틀에서 본다면 '단독 전대 후 통합 전대 실시' 의견도 통합 전대의 필요성에는 찬성하는 의견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통합 전대 지지파는 87.0%에 이른다고 볼 수도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및 야권의 집권 가능성'과 관련한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양상은 잘 반영된다. '야권 통합이 되면 집권할 것'이라는 응답이 80.2%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만으로도 집권할 수 있다'라고 답한 대의원은 12.9%에 불과했다. 아예 '집권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응답도 3.4%가 나왔다.
"광범위한통합에찬성한다" 42.9%
야권 통합의 범위에 대해서도 역시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민주당이 야권 통합 대상으로 삼아야 할 세력은 어디까지가 적당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혁신과 통합, 진보 정당 세력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세력, 노동 단체 등도 함께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42.9%로 가장 많았다. '혁신과 통합에서 진보 정당 세력과 함께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25.4%, '혁신과 통합하고만 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22.4%로 각각 나타났다. '야권 통합은 필요하지 않다'라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통합의 대상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정당과 세력이 참여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는 '안철수 신당' 혹은 '안철수 지지 세력'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민주당 대의원들도 35.3%에 이르고 있다(12~15쪽 기사 참조).
이러한 결과에는 역시 통합을 하지 않고서는 향후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대의원들의 절박함이 배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 대상을 진보 세력까지 폭넓게 보고있는 것은 다분히 '전략적 응답'이라는해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실제 진보정당까지 포함해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대의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단독 전대파의 대표 주자 격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6%로 1위를 차지했다. 통합 전대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14.1%로 2위에 올랐다. 이어 김부겸 의원 10.9%, 박주선 최고위원 9.2%, 이인영 최고위원 7.6% 순으로 나타났다. 박 전 원내대표는 특히 전남(52.7%)과 광주(34.9%)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한 전 총리 지지는 충남(37.5%), 대전(31.8%), 경남(2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실제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보장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까지 전당대회 방식 자체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통합 전대파에서는 대의원을 비롯한 당원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참여하는 개방형 선거를 구상하고 있다. 또 여기에는 통합의 한 축인 '혁신과 통합(혁통)'측 선거인단은 빠져 있다. 통상적으로 민주당과 혁통이 단순 통합한다고 하더라도 선거인단은 민주당측 대의원과 혁통측 선거인단 그리고 일반 국민 등 3자가 참여하는 구도를 가정해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혁통측에서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전 총리를 비롯한 통합 전대파 인사들이나 당 외부 인사들이 좀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핵심 측근은 "정당의 대표를 뽑는 일에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데 대해서 당원들의 거부감이 강하다. 대통령 후보가 아니다. 당 대표는 당원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설령 단독전대파의 주장대로 국민 참여를 배제하고 통합 대상인 민주당과 혁통 양측만 참여한다고 해도 26.0% 대 14.1%로 나온 박 전 원내대표와 한 전 총리의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히 흔들릴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감명국·안성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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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3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
'단독전대'는10.2%만지지
'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결정한 12월17일의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 아니면 민주당의 단독 전당대회 이후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민주당만의 단독 전당대회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의원의 과반수인 50.0%가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한다'라고 응답했다. '단독 전당대회 이후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을 지지한다'라는 응답이 37.0%, '민주당만의 단독 전당대회를 지지한다'라는 응답은 10.2%로 각각 나타났다. 즉 '통합 전대파'를 지지하는 대의원과 '단독 전대파'를 지지하는 대의원이 50.0% 대 47.2%로 갈린 것이다. 오차 범위내이기는 하지만, 통합 전대파 지지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나며 과반수를 차지한 이번 결과는 상당히 주목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는 "당의 존재감이 약하니까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에 대의원들은 단독 전대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이처럼 통합 전대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미 큰 흐름은 통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대의원들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핵심 전략가로 통하는 한 인사는 "기존의 대의원 성향으로 보았을 때 통합 전당대회에 대한 지지 응답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그만큼 통합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야권 통합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면, 이제는 통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대의원의 절반이 통합 전당대회를 지지했다면, 당원 여론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1월13일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민주 진보 통합 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 준비 모임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야권통합되면집권가능" 80.2%
역시 호남과 비호남의 지역별 차이는 뚜렷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예상대로 단독 전대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다. 광주의 경우 39.7% 대 57.1%였고, 전남 역시 26.4%대 70.9%로 각각 단독 전대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반면 전북은 53.1% 대 42.2%로통합 전대파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이 통합 전대파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대의원들의 당심은 우리 편이다"라고 자신하며 대의원 서명 운동에 나섰던 단독 전대파는 명분에서 다소 궁색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12월17일 통합전대' 추진이 큰 흐름을 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록 대의원들의 의견이 통합 전대쪽에 더 높게 나왔다 하더라도 당내에서 기득권을 지닌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은 단독 전대에 대한 고집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이들이 주도하는 당내 여론은 목소리의 강도가 다르다.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결부되어 있어서 기득권을 양보하기 쉽지 않은 것이 정치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12월17일 통합 전대는 어렵다고 본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해구 교수 역시 "대의원들 중 공천에 대한 이해관계가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통합 전대를 찬성한 반면, 공천에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들은 다르다"라고 밝혔다.
좀 더 큰 틀에서 본다면 '단독 전대 후 통합 전대 실시' 의견도 통합 전대의 필요성에는 찬성하는 의견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통합 전대 지지파는 87.0%에 이른다고 볼 수도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및 야권의 집권 가능성'과 관련한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양상은 잘 반영된다. '야권 통합이 되면 집권할 것'이라는 응답이 80.2%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민주당만으로도 집권할 수 있다'라고 답한 대의원은 12.9%에 불과했다. 아예 '집권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응답도 3.4%가 나왔다.
"광범위한통합에찬성한다" 42.9%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11월16일 열린 < 사람시대 정대철의 유토피아 > 출판 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러한 결과에는 역시 통합을 하지 않고서는 향후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대의원들의 절박함이 배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통합 대상을 진보 세력까지 폭넓게 보고있는 것은 다분히 '전략적 응답'이라는해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실제 진보정당까지 포함해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대의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단독 전대파의 대표 주자 격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6%로 1위를 차지했다. 통합 전대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14.1%로 2위에 올랐다. 이어 김부겸 의원 10.9%, 박주선 최고위원 9.2%, 이인영 최고위원 7.6% 순으로 나타났다. 박 전 원내대표는 특히 전남(52.7%)과 광주(34.9%)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한 전 총리 지지는 충남(37.5%), 대전(31.8%), 경남(2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감명국·안성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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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전 수석, “안철수 신당, 내년 총선 나서면 제3당 가능”
- 시사저널
- 감명국 기자
- 입력 2011.11.21 14:09
- 수정 2011.11.21 14:09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등 야권에서 일고 있는 통합 움직임의 큰 범주 속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안원장이 합류하는 것이 야권 통합의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라는 얘기도 한다. 안원장의 현재 대권 지지율이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나, 혁신과 통합의 문재인 상임대표를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원장은 여전히 정치권의 요구에 말이 없다. 그렇다면 그의 주변에서는 안원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시사저널 > 은 '안철수의 멘토'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김종인 전 의원을 11월10일 만났다. 그는 민정당 국회의원(11·12대)과 노태우 정부에서 보사부장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이력으로 보수계의 원로로 통하지만, 지난 17대(2004년) 때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안철수 원장의 '탈이념'적 정치 트렌드가 김 전 의원의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안철수 원장과는 어떤 인연을 맺어 '안철수 멘토'로 불리게 되었나?
사실 안원장과는 그렇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 윤여준 전 장관의 부탁으로 '평화리더십아카데미'에 강의하러 나갔다가 거기서 몇 번 모임이 주선되어서 만난 적이 있고, 또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청춘 콘서트에 내가 두 번 같이한 적이 있다. 지난 5월 이후 한 다섯 번 정도 만났을까? 그것을 가지고 멘토로까지 불리는 것은 좀 과장인 것 같다.
그래도 만날 때마다 안원장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들었다.
조언이라기보다는 내 과거의 경험과, 또 우리 정치 환경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내 개인적 의견 몇 가지를 얘기해준 것 정도이다.
안원장에게 '정치를 할 의사가 있으면 내년 총선에 나와라'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얘기는 내가 했다. 우리 국민들이 그 사람의 겉 인기만 보고서 지도자로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진정으로 정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국민들에게 내 생각이 뭐고, 그 생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 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 혹시 세파에 뛰어들면 상처가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빠져서 신비 속에 묻혀 있으면 당분간은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겠다 하는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안 된다.
혹시 그때 안원장은 뭐라고 하던가?
안원장은 별로 말수가 없다. 누가 얘기해도 그 자리에서 바로 뭐라고 자기 입장을 말하지도 않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얘기만 일방적으로 주로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속심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사람 같다.
안원장에게서 정치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느꼈는가?
내가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그가 '청춘 콘서트'를 굉장히 여러 번에 걸쳐서 전국의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들을 돌며 했다. 그것을 통해 젊은 층으로부터 상당한 박수갈채를 받았고. 사실 대학 교수가 설령 순수한 의미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 많은 시간을, 그 많은 노력을 들여서 그렇게 계속했다는 것은 자기 나름의 특수한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정치 행위를 했다고 본다. 그가 갑자기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표명했을 때 나는 '그에게 이런 목표가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출마를 철회하고 '교수에 전념하겠다'라고 밝히며 다시 들어갔지만, 그때도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가 시장 선거 과정에서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 번은 나설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실제 그렇게 하지 않았나. 그것은 완전한 정치 행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흔히 대권에 도전하려면 강한 권력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안원장은 그런 것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원래 정치는 열정과 책임감이 없으면 못 한다. 안원장에게 그런 것이 다 갖춰졌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단 지금처럼 너무 이것저것 재는 듯한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신문에서 '성공한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라는 기사를 봤는데, 한때는 우리 언론에서 먼저 'CEO 대통령'에 대해 열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도 '절대 CEO 출신은 좋은 정치를 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안원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안원장 역시 그런(CEO) 측면에서 보면 똑같다고 본다. 굉장히 고집도 세고. 안원장 본인이 표현한 말 그대로를 빌릴 것 같으면, 자기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자기 혼자 다 결정했다고 하더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자기가 의사 노릇도 하다가,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가, 그러다 갑자기 미국 유학 갔다 와서 지금 교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보니까, 정치는 남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정치를 하기로) 결심하기가 참 힘들다고 그러더라. 나는 그것이 바로 CEO가 갖는 특성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당시 내가 안원장에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신이 3백명, 4백명 벤처기업 경영하던 것과 국가 지도자는 전혀 다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제대로 익힌 다음에야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일단 국회부터 들어가라'라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고 한 얘기는 그때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다.
안원장에 대해 성향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에 대해 진보니 보수니 이런 것을 구분할 특성은 없다는 것이 맞다. 나 스스로도 사실 이념 구분을 싫어한다. 진보와 보수의 뚜렷한 특징이나 차이도 없지 않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수-진보 논쟁으로는 풀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탈이념'적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만 지금 앉아서 보수가 어떻고 진보가 어떻고 논쟁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국민들은 거기에 관심도 없다.
안원장이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도 역시 '탈이념'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새로운 정치 트렌드에 맞는 셈인가?
그런 용어 구사는 맞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맞게 무언가를 실현하려면 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준 전 장관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 정당'의 필요성에 동의하는가?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이 '안철수 바람' 앞에 무기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민주당은 10월3일 경선에서, 한나라당은 10월26일 본선에서 무소속 시민 후보에게 완패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내가 보기에는 아직 여야가 문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정치 구조상 대통령감이 없어서는 정당 존립이 어렵다. 반면에 대통령감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혹시라도 안원장 입장에서는 굳이 정당은 안 만들어도 박원순 시장처럼 무소속으로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정치를 할 의지가 있다면 정당이 필요하다.
윤 전 장관 또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안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었다. 그래서 안원장이 시장이 되면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제3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가, 막상 안원장이 시장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상황이 약간 묘하게 틀어진 것이 아닌가. 나는 안원장 같은 대권 지지율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진짜 결심을 하고 당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에 임하면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만으로는 국민 정서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것인가?
서울시장 보선 이후 지금까지 하는 행태를 보면, 한나라당도 쇄신이니 뭐니 하는데 별로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 역시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니 '선(先)전당대회, 후(後)야권 통합'을 말하며 또 구태의연한 정치를 되풀이하고 있다. 옛날과 똑같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선택을 좀 더 다양하게 해주기 위해서 (제3 정당이) 필요하다고도 보는 것이다.
감명국 기자 / kha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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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현재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과 한국외국어대학 국제지역대학원 석좌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
사실 안원장과는 그렇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 윤여준 전 장관의 부탁으로 '평화리더십아카데미'에 강의하러 나갔다가 거기서 몇 번 모임이 주선되어서 만난 적이 있고, 또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청춘 콘서트에 내가 두 번 같이한 적이 있다. 지난 5월 이후 한 다섯 번 정도 만났을까? 그것을 가지고 멘토로까지 불리는 것은 좀 과장인 것 같다.
그래도 만날 때마다 안원장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들었다.
조언이라기보다는 내 과거의 경험과, 또 우리 정치 환경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내 개인적 의견 몇 가지를 얘기해준 것 정도이다.
안원장에게 '정치를 할 의사가 있으면 내년 총선에 나와라'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얘기는 내가 했다. 우리 국민들이 그 사람의 겉 인기만 보고서 지도자로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진정으로 정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국민들에게 내 생각이 뭐고, 그 생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 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 혹시 세파에 뛰어들면 상처가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빠져서 신비 속에 묻혀 있으면 당분간은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겠다 하는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안 된다.
혹시 그때 안원장은 뭐라고 하던가?
안원장은 별로 말수가 없다. 누가 얘기해도 그 자리에서 바로 뭐라고 자기 입장을 말하지도 않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얘기만 일방적으로 주로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속심을 어떻게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사람 같다.
안원장에게서 정치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느꼈는가?
흔히 대권에 도전하려면 강한 권력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비해 안원장은 그런 것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원래 정치는 열정과 책임감이 없으면 못 한다. 안원장에게 그런 것이 다 갖춰졌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단 지금처럼 너무 이것저것 재는 듯한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신문에서 '성공한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라는 기사를 봤는데, 한때는 우리 언론에서 먼저 'CEO 대통령'에 대해 열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도 '절대 CEO 출신은 좋은 정치를 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안원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안원장 역시 그런(CEO) 측면에서 보면 똑같다고 본다. 굉장히 고집도 세고. 안원장 본인이 표현한 말 그대로를 빌릴 것 같으면, 자기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자기 혼자 다 결정했다고 하더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자기가 의사 노릇도 하다가,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가, 그러다 갑자기 미국 유학 갔다 와서 지금 교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보니까, 정치는 남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정치를 하기로) 결심하기가 참 힘들다고 그러더라. 나는 그것이 바로 CEO가 갖는 특성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당시 내가 안원장에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신이 3백명, 4백명 벤처기업 경영하던 것과 국가 지도자는 전혀 다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의사 결정 과정을 제대로 익힌 다음에야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일단 국회부터 들어가라'라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고 한 얘기는 그때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다.
안원장에 대해 성향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에 대해 진보니 보수니 이런 것을 구분할 특성은 없다는 것이 맞다. 나 스스로도 사실 이념 구분을 싫어한다. 진보와 보수의 뚜렷한 특징이나 차이도 없지 않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수-진보 논쟁으로는 풀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탈이념'적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만 지금 앉아서 보수가 어떻고 진보가 어떻고 논쟁하고 있는 것이다. 정작 국민들은 거기에 관심도 없다.
안원장이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도 역시 '탈이념'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새로운 정치 트렌드에 맞는 셈인가?
그런 용어 구사는 맞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맞게 무언가를 실현하려면 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준 전 장관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 정당'의 필요성에 동의하는가?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기존 정치권이 '안철수 바람' 앞에 무기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민주당은 10월3일 경선에서, 한나라당은 10월26일 본선에서 무소속 시민 후보에게 완패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내가 보기에는 아직 여야가 문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정치 구조상 대통령감이 없어서는 정당 존립이 어렵다. 반면에 대통령감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혹시라도 안원장 입장에서는 굳이 정당은 안 만들어도 박원순 시장처럼 무소속으로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정치를 할 의지가 있다면 정당이 필요하다.
윤 전 장관 또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안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었다. 그래서 안원장이 시장이 되면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제3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가, 막상 안원장이 시장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상황이 약간 묘하게 틀어진 것이 아닌가. 나는 안원장 같은 대권 지지율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진짜 결심을 하고 당을 만들어서 내년 총선에 임하면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만으로는 국민 정서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것인가?
서울시장 보선 이후 지금까지 하는 행태를 보면, 한나라당도 쇄신이니 뭐니 하는데 별로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 역시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니 '선(先)전당대회, 후(後)야권 통합'을 말하며 또 구태의연한 정치를 되풀이하고 있다. 옛날과 똑같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선택을 좀 더 다양하게 해주기 위해서 (제3 정당이) 필요하다고도 보는 것이다.
감명국 기자 / kha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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