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KSOI 정기여론조사 결과

2012. 7. 30. 15:50a survey of public opinion

 

 

흔들리는 박근혜, 떠오르는 안철수…다자대결도 경쟁구도

등록 : 2012.07.29 20:24 수정 : 2012.07.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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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KSOI 여론조사
다자대결 박근혜 39.1-안철수 31.2

‘대통령 누가 적합’ 설문에
안철수 ‘지지층 30%대’ 구축
대재이상·고소득층에서는
안, 박보다 20%p이상 앞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48.8%,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44.9%.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여론조사를 통해 두 사람이 오는 12월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어본 결과에 대한 대답이다. 4·11 총선 승리로 만들어졌던 박근혜 후보 우세 흐름이 다시 안철수 원장 우세로 가는 분위기가 점쳐진다. 안철수 원장은 다자 대결에서도 30%선의 지지층을 독자적으로 만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후보가 39.1%를 얻어 여전히 ‘부동의 1위’지만, 안철수 원장도 31.2%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같은 조사에서 안 원장은 20.6%를 얻는 데 그쳤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양자대결 지지도와는 달리 다자 대결의 지지도는 개별 후보 개인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뜻한다”며 “다자 대결에서 안 원장의 지지도가 30%를 넘어선 것은 관심층과 호감층이 정치적 지지층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9.8%를 얻고, 손학규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각각 1.9%와 1.8%를 얻는 데 그쳤다.

 

안 원장은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도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 박근혜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일 때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안 원장은 민주당 지지자 81.5%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 75.2%의 지지를 받았고, 손학규 후보와 김두관 후보도 민주당 지지층의 51.7%와 47.2%를 가져오는데 불과했다.

 

지역과 세대를 보면, 안 원장은 양자대결에서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6.8%를 얻어, 47.0%의 성적을 거둔 박 후보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대선 풍향계’라고 하는 40대의 경우, 양자대결에서 53.6%가 안철수 원장을 선택했다. 박 후보는 40.4%를 얻는 데 그쳤다. 안 원장은 고학력(대재 이상)·고소득층(월 401만원 이상)에서 57~58%의 지지를 얻어 박 후보(35~36%)를 2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반면, 박 후보는 저학력(중졸 이하), 저소득층(월 200만원 이하)에서 64~66%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안 원장과 박 후보 중에 당장 12월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을 묻자, 응답자의 절반(49.9%)이 박근혜 후보를 꼽았다. 안철수 원장은 39.9%에 불과했다. 안 원장이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정책이나 함께할 사람들을 국민 앞에 내놓지 않은 상황이니 당연할 수도 있다.

 

“안 원장이 이번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자(46.6%)가 ‘출마해야 한다’(41.3%)보다 많았다. 새누리당 지지자들 대부분(71.8%)이 반대한 탓이 크지만, 지역별로 서울과 경기·인천에서도 출마 반대 의견이 48%로 높은 점이 눈에 띄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박근혜 5·16 발언’이 갈랐다

등록 : 2012.07.29 20:28 수정 : 2012.07.29 22:01

안철수-박근혜

2040세대·안철수 지지자 “반대”
50대 이후·박근혜 지지자 “찬성”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의 ‘5·16은 불가피하고도 바람직한 선택이었다’는 발언에 대한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는 ‘2040세대’와 50대 이후 세대를, 그리고 지지와 반대 여부를 선명히 갈라 보여주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쿠데타를 합리화하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20대의 64.9%, 30대의 61.8% 그리고 40대의 57.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50대에서는 47.1%가, 60대 이상에서는 58.5%가 ‘동의한다’고 했다.

 

‘5·16 발언’에 대한 동의 여부도 박근혜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을 선명히 나누는 지표였다. 박 후보 지지자는 64.5%가 이 발언에 ‘동의한다’고 답한 반면, 안 원장 지지자는 76.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순화하자면, ‘5·16 발언’에 찬성하면 박 후보 지지, 반대하면 안 원장 지지인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선 50.2%, 인천·경기와 부산·울산·경남에서 각각 49.3%가 박 후보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2040세대와 수도권에서 많은 표를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 세대와 지역에서 박 후보 발언에 대한 반감이 확인된 것이다.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후보의 고향인 부산에서의 높은 반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지난 총선에서 박 후보는 ‘미래’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최근 5·16을 강하게 해명하고 방어하면서 ‘미래’는 잠식되고 ‘과거’ 이미지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가 ‘경선 룰’ 논의 과정부터 보여준 불통 이미지에 4·11 총선 승리 이후 약화된 새누리당의 쇄신 의지, 그리고 박 후보 본인의 5·16 쿠데타 발언이 겹치면서 중도층과 40대가 안철수라는 대안을 재발견하면서 이탈했다는 것이 윤 실장의 분석이다. 5·16 발언에 대해 박 후보 캠프의 핵심 인사들조차 곤혹스러워하며 지지층 이탈을 우려했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셈이다.

 

안 원장의 부상과 박 후보의 정체는 대선 구도가 변하고 있는 지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윤 실장은 “기존의 대선 구도는 ‘보수 대 진보’, ‘평화 대 안보’ 등이었는데, 안 원장의 등장으로 ‘새로운 것 대 낡은 것’, ‘미래 대 과거’로 구도가 바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새로운 이미지, 미래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박 후보의 낡은 이미지, 과거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5·16을 앞으로도 강하게 옹호한다면, 박 후보가 취약한 계층으로 표를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번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 순

등록 : 2012.07.29 21:05 수정 : 2012.07.29 23:02

민주당 경선후보 지지율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민주통합당 예비경선 주자들의 지지도는 일단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박준영 후보 차례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30일 여론조사를 통해 8명 중 5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컷오프’를 실시한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누구를 가장 지지하는가’라고 물어본 결과 문 후보가 43.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손 후보가 15%를 얻었고, 김두관 후보는 8.3%를 얻는 데 그쳤다. 4위인 정 후보는 2.3%를 얻어 컷오프 통과가 무난해 보인다. 그 아래로는 박준영 후보 0.6%, 김영환·조경태 후보 0.4%, 김정길 후보 0.3% 등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컷오프 통과를 위한 5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와 김두관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양자 가상대결에서 손 후보는 박 후보에게 34.2%포인트 차이로 뒤졌고, 김 후보는 42.4%포인트 차이가 났다.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 36.9%에 견줘 민주당이 28.9%에 머무르는 상황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8일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지막으로 일주일간 진행된 예비경선 일정을 마무리하고, 29~30일 이틀간 진행되는 여론조사가 끝나는 30일 밤 11시께 본경선에 나설 5명의 후보를 발표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