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후보 단일화 경쟁력·적합도] 미디어리서치 대선 여론조사
'새누리 非朴' 57%는 安 '야권·무당파 親朴' 48% 文지지
경쟁력은 文 38% 安 48%, 적합도는 文 47% 安 44%
문재인 PK·충청서 우세… 안철수 수도권·호남서 앞서
문재인(文在寅)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安哲秀) 무소속 후보 간 야권 후보단일화를 여론조사 방식으로 할 경우 설문이 어떤 내용인지, 조사 대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후보 간 승패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양측 간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설문 내용과 조사 방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질문 바뀌니 지지 후보도 바뀐다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선 안 후보가 다소 앞서거나 접전을 벌이지만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에선 안 후보가, 후보 '적합도'에선 문 후보가 우세했다.
우선 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 방식처럼 '박 후보와 경쟁할 단일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비(非)박근혜'(야권 후보) 지지층의 47.8%가 안 후보, 41.8%가 문 후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박 후보' 대신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한 '야당 지지+무당파'에선 문 후보가 45.1%, 안 후보가 44.9%로 초박빙이었다.
질문 내용을 '박 후보를 상대로 누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느냐'고 바꾸자 '비박근혜' 지지층에서 47.6% 대 38.4%, '야권·무당파층'에서도 45.2% 대 40.7%로 안 후보가 우세했다. 대선에서 대(對)박근혜 경쟁력은 안 후보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단일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다고 보느냐'로 질문을 다시 바꾸자 '비박근혜'층에서 47.1% 대 43.7%, '야권·무당파층'에선 49.0% 대 40.7%로 문 후보가 앞섰다. 대통령 후보로서 국정 수행 능력 등에선 문 후보가 낫다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도' '본선 경쟁력' '후보 적합도'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두 후보의 승패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야권 단일 후보로 '비박(非朴)' 유권자들은 안철수 후보를 더 지지하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쟁력도 안 후보가 더 있다고 보지만, 대통령 후보로서는 문재인 후보가 낫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 내 非朴'은 安, '무당파 내 親朴'은 文 지지
이번 조사 응답자 중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전체의 9.2%였다. '새누리당의 비박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야당 지지자이거나 무당파이면서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5.9%였다. 이들은 '야권·무당파의 친박(親朴)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그룹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적잖은 지지 성향 차이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비박층'은 57%가 문·안 후보 중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문 후보 지지는 26.6%에 그쳤다. 본선 경쟁력과 후보 적합도 질문엔 53~55%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 이들 상당수는 2002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친이(親李) 성향 유권자로 추정된다.
반면 야권·무당파 내 박 후보 지지층은 지지도 조사에서 47.6%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고, 안 후보 지지는 31.1%에 그쳤다. 본선 경쟁력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들의 38~54%는 문 후보를 선택했다. 박 후보와 대결할 야권 후보로 안 후보보다 문 후보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단일화 조사 대상에 누구를 포함시키냐에 따라 단일화 승패가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2002년 노·정 후보 방식처럼 '비박층'을 조사 대상으로 하면 안 후보가, '야권·무당파'로 하면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호남은 安, PK·충청은 文 단일화 질문 문항과 조사 대상에 따라 문·안 후보의 승패가 갈리고 있지만 특정 연령·지역·직업군에선 후보 간 우열이 변하지 않았다.
문 후보는 40대와 60대 이상에서 안 후보를 대부분 앞섰다. 부산·울산·경남과 충청 지역에서도 5~30%포인트가량 안 후보를 앞섰다. 또 자영업자와 블루칼라 층에서도 문 후보는 강세를 보였다. 이들이 문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셈이다.
반면 안 후보는 20대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고, 30대와 50대에서도 대부분 앞섰다. 특히 호남에선 문 후보에 비해 5~20%포인트가량 앞섰고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5%포인트 안팎 우위를 유지했다. 학생·주부·화이트칼라 등에서도 강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