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1. 12:22ㆍeveryday photo
은평 상상 10주년, 상상이 현실이 된다.
7월 1일 토요일 은평구 녹번동 은평구 사회적 경제허브센터 3층에서 ‘은평 상상’ 10주년 후원의 날 행사가 열렸다. 나와는 간헐적 관계만 있었던 조직이지만, 나의 아내는 10년을 ‘은평 상상’과 함께 했다. “연대와 협력으로 살아 숨쉬는 마을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지역사회”를 꿈꾸고 상상하며, 10년 동안 조금씩 때로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 10년의 흔적은 은평구가 서울지역에서 가장 의미 있고 단단한 마을공동체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거대 담론과 중심의 투쟁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어간다는 프레임은 일거에 현장에서 지역에서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아니 매일의 일상이 그러했다. 일상의 공감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대화하고 공감하며 느끼는 가까운 숨결, 함께 어깨동무한 노동 동지의 목줄에서 흐르는 땀, 반복되는 마을에서의 걸음에서 느껴지는 도시와 공간의 변화…이런 주변의 투쟁, 작고 들리지 않지만 곳곳을 감싸는 삶의 여정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200~300년 동안 지속된 진보와 생산의 도그마와 분배를 둘러싼 좌우의 극단적 투쟁의 시대라는 문명, 그 200~300년 동안 인간의 문명에 의해 질식당한 지구 생명체와 거주의 불가능성의 현실적 도래라는 파멸적 미래가 동시에 겹쳐지고 있다. ‘인터레그넘(interregnum)’, 20세기 그람시가 언급하고, 21세기 바우만이 얘기한 그 단어, ‘공위 시대’, 왕이 없는 시대, 그리하여 이 시대를 만든 시스템은 붕괴했는데, 새로운 것을 대체할 무엇은 도래하지 않은 시대에 인간은 살고 있다. 그것을 도래하게 할 힘은 마을이고 공동체다. 독점하지 않고 공존했고, 파괴보다 협력으로 지탱한 그 마을이다.
그래서 ‘은평 상상’은 ‘인터레그넘’을 극복하고, 지구 생명체, 지구 거주 공간과 함께 할 또 다른 상상의 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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