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0. 11:05ㆍeveryday photo
[창공을 날으려다 4대강에 막혀버린]
저녁 노을 사이로 새들의 가무가 펼쳐진다.
금빛 물결 사이로 새들이 날아든다.
쉼 없이 자연의 생명력을 뽐내듯 그렇게 늦가을을 수놓는다.
역동하는 영겁의 시간을 수놓은 자연의 심장박동은 그렇게 계속된다.
자연과 인공이 만나는
그것은 절망이며 생명의 고갈이다.
노을을 뒤덮던 새 무리를 대신할 것이 있을까?
금빛 강물의 출렁임을 대신할 인공이 있을까?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런데 시작하고 있다.
영겁을 달려와 만들어진 자연은
그렇게 짧게 인공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순간] 4대강 공사 시작…‘철새들의 낙원’ 살아남을까 | |
가창오리 금강하구서 장관 연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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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2급인 가창오리는 세계적으로 40만~60만마리가 있다. 대부분의 가창오리들은 바이칼호 주변에서 봄·여름을 난 뒤 한반도를 찾아와 이곳과 천수만 등지에서 겨울을 지낸다. 하지만 올해 한반도를 찾은 가창오리는 금강 하구를 찾은 10만여마리가 전부다.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천수만에서는 반가운 진객들의 모습을 만날 수 없다. 여느 해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다. 이를 두고 철새전문가로 이 지역 철새 보호에 힘쓰는 ‘푸른서천21’의 김억수 사무국장은 “나중에 올지, 아니면 중국 어딘가로 가버린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가창오리는 낮에는 안전한 물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먹이활동을 위해 근처 논밭으로 날아간다. 이들이 추는 군무는 먹이활동 장소를 결정하는 집단 의사결정의 과정으로 보인다. 이날 이들은 동북쪽 군산시 나포면 들판을 향해 날아갔다. 가창오리의 군무는 3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왼쪽 아래 사진은 가창오리들이 석양빛이 붉게 비친 금강호 수면 위로 날아오르는 장면이고, 오른쪽 작은 사진은 6일 새벽 금강호로 다시 돌아오는 광경이다.
서천/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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