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여론조사-한겨레신문]

2011. 10. 17. 11:10a survey of public opinion

 

‘나경원 지지’ 강남 결집하고…‘박원순 지지’ 40대 흔들리고…

등록 : 20111016 20:34 | 수정 : 20111016 22:23

 

“박근혜 지원 등 여권단합 효과”
강북권도 ‘나 후보 지지’ 돌아서
“한나라 검증공세·TV토론 영향”
무당파 ‘박 후보 이탈’ 점차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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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KSOI 여론조사
나경원 51.3% >박원순 45.8%…서울시장 후보 판세 역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판세를 역전시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무소속)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5일 서울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여론조사(RDD·임의번호 걸기) 결과, 나경원 후보는 51.3%, 박원순 후보는 45.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후보 42.8%, 박원순 후보 48.8%였다.

특히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서는 나경원 54.6%, 박원순 43.9%로 차이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 의향층은 73.7%로 나타나 8일 58.2%에서 크게 늘었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당선 예상 질문에서도 나경원 후보 41.1%, 박원순 후보 39.4%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45.0%, 민주당 21.6%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8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42.5%, 민주당 22.2%였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후보 가상대결에서는, 박근혜 43.0%, 안철수 39.6%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 한 시민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주택가에 붙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벽보를 보면서 지나가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5일 실시된 <한겨레>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지난번 조사(10월8일 실시)와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무소속) 지지율은 약간 뒷걸음질한 반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나 후보 지지율은 8일 조사에서는 42.8%였지만, 이번엔 51.3%를 기록해 무려 8.5%포인트가 뛰었다. 박 후보는 반대로 48.8%에서 45.8%로 3%포인트가 줄어들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박 후보가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제는 나 후보가 오히려 박 후보를 5.5%포인트 이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여론조사 표본 수가 500명으로 표준오차(±4.4%)가 조금 크다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두 조사가 동일한 방식(RDD·임의전화걸기)과 기관(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전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지난 9월1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전화면접여론조사 결과까지 더해서 보면 ‘나경원 상승-박원순 하락’ 추세는 더 뚜렷하다. 9월 조사 때도 박 후보가 48.2%의 지지율로 나 후보(46.8%)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지지율 추세에서도 변화가 상당하다. 강남권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나 후보(47.7%)와 박 후보(43.8%)의 지지율이 엇비슷할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나 후보 (57.3%)가 박 후보(38.4%)를 크게 앞섰다. 또, 강북권의 지지율도 박 후보(54.5%→46.7%)에서 나 후보(42.4%→50.0%) 쪽으로 바뀌었다.

 

세대별로는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40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일주일 전 40대 지지율은 박 후보(58.2%)가 나 후보(32.3%)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나 후보(48.0%)와 박 후보(47.0%)가 경합하는 양상이다. 20~30대와 50대 후반에서는 각각 박 후보 강세와 나 후보 강세라는 세대별 특징이 지속되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교수의 지지와 야권후보 단일화 효과로 초반에 주목을 받았던 박 후보가 막상 선거전에서는 비전이나 지향점, 정책 등을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등 정체를 겪고 있는 반면에 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등 보수세력의 결집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 후보 쪽 관계자도 “야권은 박 후보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선거운동 동력이 떨어진 반면 여권은 친이와 친박계의 단합한 결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박 후보 검증론과 지난주 진행된 텔레비전 토론 등도 판세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무당층이나 중도적인 유권자에서 나 후보 지지가 약간 늘었다”며 “박 후보가 무당층이 기대했던 흡인력을 텔레비전 토론 등에서 보여주지 못한 점 등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층이 많은 40대에서 두 후보가 경합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안철수 나서면 박원순 ‘+3.7%’

등록 : 20111016 20:35

 

흔들리는 무당파층 이탈 막을듯
박원순 ‘염치없다’ 지원요청 주저

 

<한겨레>-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의 이번 여론조사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경우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 6.8%가 박 후보 지지로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유권자로 환산하면 3.7%가량이 안 원장 지지 선언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물음에 ‘모른다’ 또는 응답하지 않은 ‘부동층’ 비율은 2.9%에 그친 상황에서, 3.7%의 ‘변심 가능성’은 작지 않은 변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판세가 상당부분 혼전이라, 결과야 어떻든 안 원장의 행보는 의미 있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박원순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내세워 선거전 초반 무당파와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같은 지지층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그런 면에서 안철수 원장이 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다면 다소 흔들리는 무당파와 중도층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고히 하고 지지층의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안 원장이 나설 것인지 여부다. 안 원장은 5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던 지난달 초 박 후보 지지를 밝히며 물러난 뒤 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박원순 후보가 도움을 요청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박 후보는 안 원장이 이미 ‘큰 양보’를 해준 마당에 더 요청을 하기엔 “염치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안 원장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위기를 시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